[상상사전] '갈등'

▲ 양수호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 슈나이더는 갈등을 ‘민주주의의 엔진’이라 표현했다. 우리 사회 역시 무수한 갈등을 엔진 삼아 성장해왔다. 사회는 다양한 가치관과 구조로 얽혀있고, 둘 또는 그 이상의 이해관계와 관점이 대립하는 수많은 갈등이 양산된다. 이런 사회에서 갈등은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모든 갈등이 사회 발전에 기여했느냐”라고 반문하면 “아니다”라는 답이 되돌아올 것이다. 사회에는 갈등을 필요로 하는 지점과 그렇지 않은 지점이 존재하며, 우리는 가치 있는 갈등이 창출해내는 빛나는 순간과 반대의 모습들을 기억한다.

지난 여름 생일 파티를 하기 위해 들어간 동굴에서 17일간 조난됐던 태국 소년들 이야기는 우리 사회를 되돌아보게 할만한 사건이었다. 소년들은 무사히 구조돼 치료를 받은 뒤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태국의 사회 분위기는 소년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언론 인터뷰마저 차단했다.  생일 파티에는 국가 시스템도, 어떠한 강압도 없었지만, 사건에 대응하는 모습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 갈등은 사회를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병들게 하기도 한다. ⓒ pixabay

4년 전, 우리는 어땠는가? 무분별한 기사들은 생명의 고결한 가치를 훼손했고, 이분법적 시각들은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폄하했다. 무능한 대통령과 허술한 국가 시스템, 무책임한 언론은 또 다른 재앙을 초래했다. 우리는 비정상적인 것들을 지탄해야 했고, 사회 분열을 조장하는 갈등을 스스로 검열하고 지양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만 했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진행형이다. 몇 달 전 세월호 유가족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재판 결과가 나왔다. 법원은 국가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고, 유가족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가 책임을 인정하기까지 4년이 걸렸지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사회 곳곳에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해당 판결 기사에는 ‘아직도 세월호냐, 지겹다’ 등의 악성 댓글이 무수히 달린다.  여전히 이념적 틀에 갇혀 세월호 참사를 재단하는 이들을 보면 가슴 한 켠이 쓰라리다.

갈등에도 '가치'가 있다. 성숙한 갈등은 사회를 발전시키지만, 반대인 경우는 사회를 병들게 한다.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게 우리 사회 현실이다. 미성숙한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들이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 제12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이 글을 쓴 이는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재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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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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