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대한민국 수도에 걸맞게 정치, 경제, 문화 시설들이 모여 있다. 서울에 모든 것이 있으니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조선 시대부터 늘 그랬다. 다산 정약용 선생도 아들에게 절대 한양 사대문을 떠나지 말라고 말을 남겼을 정도다. 반면에 경치 좋기로 유명한 충북 단양은 어떨까? 2만 8천여 명의 군민이 사는 단양에는 없는 것이 많다. 영화관이 없어 문화생활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종합병원도 없고 안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의원도 없다.사람들은 인구가 적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병원 운영에도 경제적인 부분을 간
예고 시절 하루는 선생님이 ‘내가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그려보라는 과제를 내주었다. 친구들은 고흐부터 피카소까지 누구나 알 만한 화가의 작품을 선택했다. 나는 ‘인기도’보다 ‘화가의 신념’을 택했다. 프랑스 색채 화가인 앙리 마티스의 신념은 ‘미술은 이것이다’라는 공식을 깨는 것이다.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그리는 것을 추구하던 당시 화풍은 명암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표현했다. 마티스는 그런 ‘공식’을 깨고, 명암이나 공간의 구분을 빨강, 초록, 파랑을 사용해 그림으로 표현했다. 자유분방한 색 표현은 후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
중세 유럽인들은 꿈을 꾸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교회가 꿈을 세 종류로 구분했다. 성직자가 꾸는 '신의 계시', 병자가 꾸는 '악몽', 그리고 세속인을 나쁜 길로 꼬드기는 '악마의 유혹'이다. 성직자가 아닌 보통 사람의 꿈꾸기는 몸과 마음이 병들었다는 증거였다. 꿈의 이야기를 쉽게 나눌 수 없었다. 종교가 '꿈의 대화'를 억압했고, 결국 꿈꾸기를 봉쇄했다. 중세가 해체되면서 꿈의 억압도 무너졌다. 중세의 몰락이 '꿈의 민주화'를 가져온 셈이다. 내용과 형식은 좀 다르지만 21세기 초반에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이 자본주
근래 인류사에서 노인은 어떤 존재였을까? 서구에서는 산업혁명기부터 글로벌 자본주의시대까지 여성이나 어린이보다 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유목 민족은 생존을 위한 대이동 전야에 노인들을 살해하는가 하면 남아프리카 한 부족은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노인을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에스키모 일부 부족도 굶주리면 노인의 자살을 유도했다. 우리나라에도 고려장 풍습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고려장 풍습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고려, 조선 시대에는 부모에게 효성을 다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였기 때문이다. <고려사 열전> '효우조'
카메라 앞에서 늘 맸던 넥타이를 풀고, 단정하게 매만졌던 머리도 조금 흐트러진 대로 놔둔 모습. 지난해 11월 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로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만난 홍태균(31) 찬스웨이브 대표는 뉴스를 전하던 아나운서에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경영자로 완벽히 변신해 있었다. 그의 회사가 개발한 공공정책 정보 종합서비스 ‘찬스링크’는 15일 일반 서비스를 시작한다. “제가 포항 MBC에서 하루 종일 뉴스를 진행해도 (모든 뉴스를) 다 듣고 있지 않거든요. 남들이 힘든 상황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마르셸 뒤샹의 변기를 작품으로 만든 ‘샘’을 두고 ‘예술이다’ ‘아니다’ 논란이 많았다.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변기는 일반 기성품이니 화장실이 아닌 전시장, ‘변기’가 아닌 ‘샘’으로 장소와 명칭만 바꿔 창작품으로 인정한다는 게 대중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으니까. 생각을 전환하면 ‘흔히 볼 수 있는 기성품’도 예술작품이 되는 시대다. 이 레디메이드 작품은 20세기 현대미술의 대표작품으로 인정받는다.21세기 들어 한국 사회에서도 획기적인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다. 바로 ‘공유경제’다. 공유경제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앵커> 정신질환자는 지역 사회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치료를 위해서도 중요하죠. 그래서 정부 차원에서 일상생활 적응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하는데, 이게 지역별로 서비스의 질이 너무 다르고, 지원 시설은 아예 수도권에만 설치돼 있습니다.정진명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리포트> 조현병, 조울증 등 중증 정신질환자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지난해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입원 조치한 정신질환자는 월평균 625명으로, 재작년 338명에 비해 84.7%P나 증가했습니다.정신질환자는 입원 치료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
한국은 너무나 치열한 경쟁 사회다. 경쟁이 있기에 성공할 기회도 있지만 실패에서 오는 소외도 있다. 사회 공동체 안에 생기는 벽은 흔히 밥그릇을 둘러싸고 높아진다. 절벽 아래 사람들은 나아갈 길이 가로막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인데도 절벽 위 사람은 절벽 끝에 서 보지 않으면 아래 사람들을 볼 수 없다. 사회안전망이 허술한 사회에서는 절벽 위 사람도 방심하면 아래로 떨어질 수 있지만 자신만은 대대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수저계급론’은 우리 현실이 만들어낸 신조어다. 숟가락을 물고 태어나는 아기는 없지만 태생적 한계를 운명으로 받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