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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종교인 과세 매듭짓자
[단비발언대] 장현석 기자
2017년 12월 30일 (토) 18:29:45 장현석 기자 kintakunte87@hanmail.net
   
▲ 장현석 기자

르네상스가 유럽에 널리 퍼지면서 교회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독일만은 예외였다. 교황 레오10세는 ‘면죄부’를 통해 독일 국민으로부터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면죄부는 죄를 지은 사람의 벌을 용서해준다는 로마 교황청의 증서다. 힘없고 무지한 백성을 상대로 한 교회의 부패는 그칠 줄 몰랐다. 마틴 루터는 교회의 부당함을 낱낱이 고하기 시작한다. 성경을 알기 쉽게 해석해 사람들이 교회의 거짓 해석에 더는 속지 않게 했다. 부패한 교회를 뒤엎는 역사적 사건인 종교개혁은 이렇게 시작됐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한국 종교계는 어떤 모습인가? 산사를 찾아가노라면 고급 승용차를 타고 지나가는 스님을 자주 보게 된다. 교회의 겉모습은 소박하기보다는 화려하다 못해 사치스럽다. 종교가 유명인사들이 서로 인맥을 넓히는 사교클럽이 된 지 오래다. 정치인들이 선거 유세 때 빠지지 않고 들리는 곳이 종교 단체인 것을 보면, 종교의 정치화를 이유로 과세에 반대하는 주장이 무색해진다. 종교인들이 힘없는 사람들이 낸 성금을 부동산에 투기하고 호화 생활을 즐기는 뉴스를 볼 때마다 루터 시절의 부패한 교황이 겹쳐 보인다.

종교인 과세는 종교인의 부패를 줄일 수 있다.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면 교회는 기업처럼 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교회의 수익과 그 사용처가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성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해온 관행에 제동이 걸릴 뿐 아니라 종교 집단의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독일 가톨릭에서 사제들의 미성년자 성추행 파문이 크게 일었다. 그 여파로 2010년 18만1193명, 2012년 12만6000명의 신자가 종교세 납부를 중단했다. 해당 가톨릭 교단에 피해 정도가 어땠는지는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다.

   
▲ 특혜 논란이 일었던 종교인 과세 시행령이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일반 봉급 생활자들에 비해 비과세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 JTBC뉴스룸

종교인 과세는 대다수 가난한 종교인들을 사회안전망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 종교인의 부패 행위는 10~20%의 돈 잘 버는 몇몇 단체에서 발생한다. 나머지는 심각한 저소득 상황에 부닥쳐있다. 그들은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국가 서비스에서 제외돼 있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건강보험도 직장 가입자보다 더 많이 내야 한다. 종교인 과세는 단순한 세수 확보를 넘어 우리와 똑같은 국민인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종교개혁은 루터에 의해 성경 내용이 일반 국민에게 투명하고 쉽게 공개됐기에 가능했다. 종교인 과세 역시 종교 집단의 세무 사실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패한 종교인에게는 의무를 강제하고, 열악한 종교인에게는 국민의 권리를 찾아준다. 종교인 과세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판 종교개혁이 될 수 있다.


편집 : 안형기 기자

[장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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