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로 봉사 다녀온 세명대 해외봉사단

방학(放學)은 원래 ‘학업을 잠시 쉰다’는 뜻이었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방학이 더 바쁘다. 토익 점수를 올리거나 인턴 등으로 이른바 ‘스펙’을 쌓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러나 뜨거운 여름을 봉사활동으로 보낸 이들도 있다. 지난여름 몽골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개학을 맞아 등교한 세명대학교 해외봉사단원들을 7일 취재했다.(편집자)

메마르지만 행복한 땅

지난 7월 20일 세명대 해외봉사단 ‘몽콜리아’는 8박 9일 일정으로 몽골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재학생 15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자르갈란트 지역에 머무르며, 마을 시설 보수, 한국어 교육, 나무 심기, 에코백 만들기 등을 진행했다.

몽골어로 ‘자르갈란트’는 ‘행복의 땅’이라는 뜻이다. 자르갈란트는 수도 울란바토르에 속하지만, 중심지에서 약 60km 떨어져 있다. 초원 지대이다 보니 주민은 대부분 목축으로 생계를 잇는다. 길을 가다 보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소와 양 등 가축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하늘을 수놓는 별똥별과 은하수도 장관이다.

하지만 자르갈란트의 생활은 평화로운 풍경과 달리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땅이 아니다. 몽골의 강수량은 연간 약 200mm다. 연간 강수량이 1,000mm 이상인 한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현지 주민의 전통 집인 게르에서 홈스테이를 한 학생들은 그 집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손에 물 한 방울을 묻히지 못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흙먼지를 온몸에 뒤집어쓰지 않는 이상 샤워는 엄두도 못 냈고, 여학생들은 사흘에 한 번 머리를 감는 게 고작이었다. 

몽골은 비가 적어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다. 최근에는 기후 변화와 방목 증가로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돼 가는 곳마다 흙먼지를 뒤집어쓸 각오를 해야 한다. 남학생들은 땅이 사막처럼 변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나무 80여 그루를 심었다.

▲ 몽콜리아 봉사단원들이 나무를 심기 위해 땅을 파고 있다. © 세명대 봉사단

봉사는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 호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준비한 것은 현지 아동들에게 가르칠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6월 말에는 2박 3일간 세명대 기숙사에서 합숙하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떠나기 열흘 전에 모여 처음부터 끝까지 시연하기도 했다.

준비한 보람이 넘칠 만큼 반응은 좋았다. 방학 기간이었지만, 3~12살 아동들은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걸어와 활동에 참여했다. 가장 좋아했던 활동은 연과 부채 만들기와 에코백 만들기였다. 참가자 이지연(작업치료학과·26) 씨는 “뭔가를 만들거나 그려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연을 만들었을 때 정말 좋아하면서 만들자마자 갖고 나가 놀았다”고 말했다. 그는 “체력이 어찌나 좋던지 나중에는 같이 놀아주던 우리가 지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 봉사단원들이 현지 아동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 세명대 봉사단

“처음에 봉사활동을 갈 때 우리나라가 몽골보다 잘 사니까 ‘우리가 주러 간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자세로 봉사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우리가 외국인이니 이런 문화도 있다고 보여주는 거지, ‘너희가 문명의 혜택을 못 받으니 우리가 알려주겠다’는 태도가 틀렸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이지연 씨에게 해외 봉사는 나중에 이력서에 적을 단순한 스펙 한 줄이 아니었다. 봉사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하는 계기였다. 그는 “앞으로 작업치료 서비스를 할 때도 더 많이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해외 봉사를 통해 협력과 문화 교류의 가치를 깨달은 이도 있었다. 채미소(간호학과·22) 씨는 “해외봉사에서 누구 한 명이라도 빠지면 일이 안될 만큼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며 “협력이 새삼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남민(건축공학·24) 씨는 다른 나라 사람과 교류하며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통역을 도와주던 몽골 대학생들이었다”며 “그 친구들과 생활하며 한국과 다른 몽골 문화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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