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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대신 빈 방 채운 ‘메르스 공포’
[현장] 휴양도시 제천도 여행숙박업계 큰 타격
2015년 06월 20일 (토) 23:37:40 조민웅 기자 mantung@hanmail.net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충청북도의 대표적 휴양도시인 제천의 여행숙박업계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제천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감염 경계심리가 퍼지면서 관광객이 줄고 펜션·청소년수련관 등의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해당 분야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 충북 제천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메르스 청정지역’이지만 전국을 강타한 감염 공포를 피해가지 못했다.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한 지난 16일 오후의 제천역 광장. ⓒ 조민웅

지역 회사인 무궁화관광과 제천시가 연계해 운영 중인 관광프로그램 ‘제천시티투어’는 메르스 우려가 본격 확산된 6월 이후 고객이 평월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투어는 제천역에 내린 관광객들이 버스를 타고 의림지, 한방티테라피 체험장, 동문시장, 청풍문화재 단지, 청풍호 유람선, 금월봉 등 대표적 관광지를 8시간 동안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제천역 관광안내소에 따르면 지난달 약 50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제천관광을 즐겼으나 이번 달은 20일 현재까지 50명을 겨우 넘었다.

시티투어 참가자 줄고 명소 주변 식당도 한산

제천시 모산동 의림지 앞에서 ㅅ두부 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시티투어 관광객들을 포함해서 보통 하루 손님이 300명쯤 됐는데, 요즘엔 거의 7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청풍면 청풍문화재단지 부근에서 ㅍ해물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김영복(68)씨도 “문화재단지에 오는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며 “보통 때는 소규모와 단체를 합해 하루 10팀 정도의 손님을 받았는데, 요즘은 한두 팀 정도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한방에 특화한 치유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한방티(tea)테라피체험’도 메르스로 타격을 입고 있다. 왕암동에 있는 제천한방티테라피 체험장 김태현(56) 팀장은 “체험객 수가 지난달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것 같다”며 “체험 예약을 했던 고객들이 취소사유로 메르스를 딱 부러지게 말한다”고 밝혔다. 한방티테라피체험은 제천시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맞춤형 건강차를 시음하는 티(tea)테라피, 개인별 증세에 따라 한방 기름을 쓰는 아로마(aroma)테라피 등을 제공한다.

   
▲ 충북 제천시 송학면의 청소년수련관. 6월이면 많은 학생들로 북적이던 곳이지만 메르스 여파로 예약취소가 잇달아 한산하다. ⓒ 조민웅

사단법인 '아름다운대한민국'이 제천시에서 위탁받아 운영 중인 제천시 청소년수련관은 이번 달에 예정됐던 숙박과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지난 4일부터 1박 2일간 제천 장락초등학교 학생 200여 명이 수련관에 머무르며 재난안전캠프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메르스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반대로 취소됐다. 지난 5~6일에 진행된 강원 영월초등학교 동문회 행사에는 50~60대 동문 150명이 수련관을 이용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30명 정도만 참가했다. 청소년수련관 정순남 행정실장은 “보통 한 달 전에 이용객들의 숙박과 행사가 확정되는데, 이번 달에 예약됐던 행사는 전부 취소됐고 7월에는 한 건뿐”이라며 “메르스 때문에 사람들이 한 곳에 많이 모인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천시 송학면에 있는 이 수련관은 재난안전 체험시설, 방과 후 아카데미 교실, 체육관, 공연장, 생활관 등을 갖췄고 최대 수용인원은 470명이다.

성수기 펜션도 무더기 예약 취소

고급민박시설인 펜션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청풍호 부근에서 ㅎ펜션을 운영하는 장종열(64)씨는 지난 16일 전화인터뷰에서 “요즘 같은 때는 원래 한 주에 단체손님이 4팀 이상씩 오는데, 메르스 때문에 모두 예약을 취소했다”며 “2인 이하 투숙객 수는 큰 변화가 없는데, 아무래도 단가가 높은 단체예약 취소가 많다 보니 매출에 영향을 크게 끼친다”고 말했다. 청풍면에서 ㄷ펜션을 운영하는 임영철(50)씨도 “장사가 안돼 죽을 맛”이라며 “지난해 이맘때는 우리가 가진 방 10개가 전부 찼었는데,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예약취소가 5~6팀이나 된다”고 하소연했다.

청풍호 부근에서 ㄷ펜션을 운영 중인 권금화(70)씨는 “3월, 4월부터 미리 방을 예약했던 손님들이 메르스 때문에 못 오겠다면서 모두 취소했고 메르스가 시작된 이후 아예 예약 자체가 없다”며 “펜션에 관리인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데, 월급은 줘야 하고 난 10원 하나도 못 벌고, 말도 못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조민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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