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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을 위한 새로운 미디어의 조건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③ '단비뉴스' 참가 기자 좌담회
2015년 09월 07일 (월) 11:06:09 정리 조창훈 이성훈 기자 ssal123@daum.net
<단비뉴스>는 실습매체다. 기자들은 인터넷 언론매체 종사자면서 취업준비생이다. 저널리즘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이유다. <미디어오늘> 주최로 지난달 26, 27일 열린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 <단비뉴스> 기자는 10명이나 참석했다. 이틀 동안 컨퍼런스를 경청했던 김재희, 조창훈, 이성훈, 문중현 기자가 컨퍼런스 참가 후 좌담회를 열었다.

 

   
▲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후 좌담회 카드뉴스. © 김재희

성훈 나는 스스로를 ‘오프라인’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영국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이 말했듯이 SNS를 인생의 낭비로 여겼다. SNS와 거리가 있는 만큼, 오프라인 인생에 충실하다는 자부심을 가졌는데, 사실은 내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었다. 그런 나 자신을 반성하려고 참가했다.

   
▲ 김재희 기자

재희 인문교양특강 때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 랩장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고, 지난 학기 말에 로봇저널리즘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미디어 전문지 입사가 꿈이기도 하다. 미디어 컨퍼런스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참가를 결정했다.

중현 저널리즘스쿨에 들어온 이유가 언론사 취업 때문이지만, 저널리즘 관련 전문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미디어 관련 전문지식에 갈망이 있었다.

창훈 언론사 취업을 희망하며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전통언론사 입사를 꿈꾸는 게 괜찮은가. 젊은 층의 요구만큼 전통미디어가 뉴미디어를 못 따라 간다. 컨퍼런스에서 “태풍이 불어오는 곳에 서 있어야한다”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IT분야처럼 언론계도 변화의 태풍이 불어 닥칠 텐데, 시대에 뒤쳐진 기성언론에 입사하는 것이 맞는가? 언론계에 종사할 거라면 저널리즘 혁신의 최전선인 신생매체나 창업분야에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Q. 인상깊었던 강연은?

재희 팬심이 드러날지 모르겠지만, 이성규 랩장 강연이 좋았다. 예시를 잘 들었다. <버즈피드>에서 자신들의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공유되고 유통되는지 분석하는 기술을 가져와 어떻게 <블로터>에서 자신들의 기술로 적용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응용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블로터>는 소셜 데이터 분석 도구인 ‘아쿠아’를 개발했다. 이성규 랩장은 페이스북에서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키워드와 연결된 과거 기사를 다시 공유하는 등 <블로터>가 하고 있는 실험을 소개했는데 이런 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상당히 궁금하다.

   
▲ 조창훈 기자

창훈 유민영 에이케이스 컨설턴트의 강의가 재미있었다. 다른 강사들은 독자분석기법, 광고기법 등 주로 기법 상의 변화를 얘기했는데 유민영 컨설턴트는 저널리즘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강조했다. 계몽하고, 훈계하는 언론이 아니라 브랜드, 취향,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감성적인 영역인 것이다.

언론사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아웃스탠딩>이 인상 깊었다. 기자 출신들이 뭉쳐 팀블로그를 하다 창업했다. 딱딱한 기사를 넘어 ‘블로그체’ 같이 독자에게 다가가는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가 ‘취재처 사람보다는 독자와 좀 더 가까워지라’고 조언했듯이 <아웃스탠딩> 사람들은 독자와의 소통에도 매우 능했다.

지금까지 탐사언론의 전통에서 언론의 주역할은 권력(환경)감시였다. 요즘은 권력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하드’한 기사가 설자리를 잃고 있다. 강연의 대부분이 ‘독자를 어떻게 많이 확보할 것이냐, 수익-조회수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관한 것이었다. 언론이 환경감시기능을 계속할 수 있을지 의문마저 들었다. 최진순 기자의 첫 강의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이야기해서 좋았다.

   
▲ 문중현 기자

중현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기존 언론들에게 과감히 돌직구를 날려서 시원했다. 미디어 분야는 ‘서로를 갉아먹고 착취하는‘ 생태계가 있다면서 미디어 분야 현업에서 일하는 수백 청중들 앞에서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대안 매체가 단 한번이라도 <조선일보>를 넘어 설 수 있었냐 일갈하며 언론이 기존의 습관에 젖어 한번도 자기 스스로를 파괴한 적 없다고 비판했다. 당장의 수익이 문제가 아니라는 통찰도 신선했고 '콘텐츠팜' 개념도 새로웠다. 콘텐츠팜이란 만 개가 넘는 군소 미디어, 블로그, 인터넷 신문들이 함께 서로 상생, 협업하는 생태계인데, 수많은 콘텐츠들이 원작자만 밝힌 채로 무한 공유되고 협력하는 세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군소언론이 살아갈 방향을 제시해줘서 좋았고, 이미 성공한 것을 분석한다기보다, 앞이 어떻게 될 줄 모르는 시도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컨퍼런스 취지에도 맞았다.

재희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의 강연도 새로웠다. 종이신문 몰락의 진행상황, 세계 유수언론들의 혁신이 늦어지는 현실, 우리나라 매체가 취할 자세를 충실히 전달했다. <가디언>이 회사에서는 종이신문을 못 보게 하고 웹 수익이 종이신문 수익보다 많다는 설명이 기억난다. 올해 한국신문협회의 ‘신문의 날’ 표어가 ‘정보가 넘칠수록 신문은 돋보입니다’였다. 죽어가는 언론에 억지로 인공호흡기 달기보다 언론사가 가진 넘치는 정보, 강력한 컨텐츠를 활용할 방안을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 이성훈 기자

성훈 디지털 퍼스트라는 슬로건과 언론 컨텐츠를 재미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경량화’하라는 제안이 솔깃했다. 특히 <스브스뉴스>가 그랬다. 기성거대언론인 에스비에스(SBS)라는 ‘코끼리’가 어떻게 ‘날렵하게 움직이는 디지털 생쥐’로 변신할 수 있었는지 재미있게 봤다. 디지털로의 변신방법론을 이야기한 강의들도 좋았다. 이메일 마케팅의 중요성을 얘기했던 조성도 슬로워크 대표의 강연도 강렬했다. 뉴스레터의 핵심은 간결하고, 구체적이면서도 유익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작성법도 뉴스레터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구체-간결-유익,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가지를 조화시키는 것이 디지털 퍼스트의 성공비결임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페이스북 마케팅 강연에서 중요한 지적을 했다. SNS를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면 기자들에게 업무 부담만 더 늘리는 ‘옥상옥’, ‘산 넘어 산’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성 언론이 전통적인 기사작성·컨텐츠 유통방식을 고수하고 SNS는 ‘광고전단지’ 정도로 여기지 않나. 지금처럼 뉴미디어를 기자들에게 ‘잔업’으로 떠넘기는 행태로 활용한다면 기자들의 힘만 뺄 뿐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데 동의한다. 누군가 조직 내에서 카드뉴스를 시도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치자. 간부가 ‘기존 기사는 그대로 쓰되, 정 카드뉴스를 하고 싶으면, 하고 싶은 애들만 그렇게 만들어봐라’고 한다면 누가 나설까. 디지털 퍼스트를 위해서는 전담팀이 반드시 필요하다.

집토끼 지킬 생각에 혁신이 없다

Q. 전통언론은 변신이 가능할까, 한다면 어떤 방식일까?

재희 전통언론이 빠른 시간에 변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간허리쯤에 위치한 기자들은 변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경영진은 닷컴 운영, 어뷰징을 통한 웹 광고수익 확보 정도만 신경쓴다. 변화가 느리다보니 <ㅍㅍㅅㅅ>이나 피키캐스트같은 기존 미디어와 전혀 다른 신생미디어가 등장했다. <아웃스탠딩>같이 기자들이 벤처를 만들어서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전통언론에 변화를 강제하게 될 것이다. 이미 독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뉴스나 영화를 보고, 채팅을 하며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한다. 지면이 해당 언론사가 독점한 평온한 플랫폼이라면, 모바일은 언론뿐 아니라 방송, 포털, 다중채널네트워크(MCN) 등이 치열하게 싸우는 전쟁터다. 언론은 모바일시장에서 뉴스로 독자에게 간택받을 수 있도록 개인화, 타겟화 전략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 윤영식 디지캡 빅데이터 수석 컨설턴트가 최적화됐다고 평가한 <허핑턴포스트> 모바일 화면(좌). 현재 이슈와 연관된 기획 시리즈물을 메인에서 추천해주는 <블로터>의 모바일 메인페이지(우). ⓒ 해당 언론사 모바일 페이지 갈무리

성훈 현대인들은 뉴스매체를 언제 어디서 소비할까? 학생, 직장인들의 생활패턴을 보자. 대부분 지하철에서, 혹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소비한다. 이렇듯 짬짬이 틈을 내서 뉴스를 보는 독자들을 잡으려면 이유식처럼 목구멍을 잘 넘어가는 콘텐츠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러자면 전문 전담팀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처럼 지면에 실은 콘텐츠를 그저 인터넷에 옮기는 식으로는 독자들이 외면한다.

중현 석·박사급의 전문가가 전문적인 기사를 쓴다든지, 여러 명의 기자들이 함께 심층 기획, 르포 기사를 쓴다든지 하는 방법을 통해 수요가 적을지라도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있다. 실제로 <뉴욕 타임즈>나 <가디언>의 발행 부수는 우리 나라 주요 언론보다도 많지 않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통해 더 많은 영향력이 있다.

창훈 <조선일보> 같은 거대 공룡들이 미디어 환경 변화를 서서히 이끌어갈  것 같다. 신생매체는 돈은 벌 수 있어도 저널리즘의 핵심인 정치사회분야의 의제를 생산하기 어렵지 않을까. 문제는 대부분 전통매체가 시급함을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다. 모바일을 이용하는 ‘산토끼’ 잡을 생각은 안하고 ‘집토끼’ 잃는데만 민감하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 놓친다는 핑계로 젊은 독자나 모바일 주이용 독자에 적합한 혁신을 하는데 게으르다. 미디어 혁신의 지체는 세대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전통미디어에 익숙지 않다. 올드하고 딱딱한 매체는 보기도 전에 거부반응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정치, 사회문제 등 주요이슈에 거리를 두게 된다. 대신 새로운 매체들이 만드는 화려한 콘텐츠들은 웹과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젊은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미디어 소비 방식은 청년층의 탈정치화, 탈사회화를 강화시킬 수 있다. 젊은 사람을 ‘정치맹’으로 만드는 나라는 불행해진다.

중현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절실히 느낀 것은, 세대 간 감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피키캐스트, <스브스뉴스>는 20대 초반들과 아이디어를 상의하고 그 결과를 콘텐츠에 반영했다. 미디어가 젊은 감각의 의견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전통언론은 그들을 가르칠 대상으로 보고 무엇을 아느냐고 묻지 말고, 그들과 소통하려 노력해야 한다.

창훈 40, 50대가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등 전영역에 기득권을 가진 세대라고 한다. 미디어 영역도 힘 있는 기성세대가 뉴스룸의 중심이고 주독자층이다. 젊은층의 뉴스요구에 따라가지 못하는 점에 대해 큰 위기의식이 없어 보인다. 젊은 층을 위한 뉴스를 만든다거나 젊은 층에게 편집 권력을 주는 것 같은 응원이 부족하다. 잘해야 인턴자리 주려나.

   
▲ <단비뉴스> '2015 저널리즘의 미래' 특별취재팀이 단비서재에 모여 좌담회를 가졌다. ⓒ 김봉기

어뷰징 기사는 그만, 새로운 실패가 필요하다

Q. 전통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방안은?

성훈 기성 언론들이 디지털 퍼스트라는 이름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많다. 그 중 제일 심한 것이 인터넷에서 인기순위가 높은 단어를 담은 기사를 수십, 수백 개씩 복사해 붙여 넣어 홈페이지 방문자수를 높이는 ‘어뷰징’이다. 이러한 기사남용은 시민들이 언론에 거는 기대를 배신하는 행위다. 언론은 신뢰라는 가치를 먹고 산다. 시민들은 언론 컨텐츠에 거는 기대와 신뢰가 크다. 디지털 퍼스트랍시고 나온 결과가 고작해야 인기 순위어 기사를 대량 복사해서 붙여 넣고 조회 수 경쟁이라니 실망스럽다. 게다가 미래의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들을 인턴의 형태로 채용해서는 이런 ‘복사-붙여넣기’ 행위를 강요한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시민들이 언론에 가졌던 신뢰와 믿음이 깨진다. 불신이 쌓이면 ‘이 언론사의 기사는 읽고 싶지 않아’라고 느끼게 되고 나아가 ‘요즘 제대로 된 기사가 없다’며 언론계 전체가 외면 받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기성언론사들이 조회 수 경쟁에만 매달리는 변화는 불가능하다. 언론사들이 힘을 모을 때다. 미국이나 유럽 저널리즘처럼 함께 모여서 뉴미디어에 대처하는 방식, 추구할 가치와 기사작성 윤리 등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 언론사들이 함께 이번과 같은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미래를 모색하고 발전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중현 포토샵을 어떻게 하고, 카드뉴스 문법을 익히고, 사진을 잘 찍고, 코딩을 하고 디자인을 잘하고, 이런 것을 일선 기자에게 요구하는 것만으론 변신은 불가능하다. 강정수 소장이 지적했듯이 언론사의 인프라-비즈니스-뉴스(콘텐츠) 삼각구조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뉴욕타임스>와 <가디언>의 전략이 그것이다. 디지털 환경에 맞게 시스템을 구축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다. <가디언> 기자 모두가 포토샵을 다룰 수는 없다. 기자 개인들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하면 기본적인 저널리즘의 본령에 소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훈 명승은 대표는 ‘미디어가 가치보다 돈에 목맨다’고 지적했다. 이 말에 동의한다. 어렵겠지만, 현재는 수익이 안 나오더라도 미래 독자를 미리 확보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 젊은 층을 충성고객으로 만들면 40년, 50년 고객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 10원, 20원 더 벌자고 신뢰를 깎아 먹으면서까지 어뷰징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수익모델이 생길 때까지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재희 수익모델에 대해서 많은 얘기가 나왔지만, 언론사의 수익을 얘기하자면 반드시 콘텐츠 문제로 돌아온다. 콘텐츠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냐, 콘텐츠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회적 의미를 담느냐가 중요하다. 로봇 기자의 등장에도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 아니라 언론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신뢰받는 기사를 쓰는 것이 로봇이나 사람 기자 공통의 목표라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취재원과의 공감맥락을 짚어줘야 하는 기사, 새로운 기획은 사람 기자만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중현 전반적인 변화를 이루기 힘들다면 토요판이나 일부 섹션을 통해 많은 시도를 해볼 수 있다. 예컨대 <한국일보>가 '카톡2030' 코너를 통해 썸, 등골브레이커 등 젊은이들 이슈를 재밌게 다룬 적이 있는데 주변의 신문 읽는 또래 친구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또 ‘VIEW‘라고 해서 시각적 이미지들을 조합해 설명보다 이미지가 강한 기사를 내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이 <한국일보>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계속 변화를 시도해야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실험을 해야 한다고 많은 강연자들이 지적했다. <한겨레>의 토요판, <한겨레21>의 내러티브기사 등도 좋은 사례다.

성훈 독자와 교감도 얘기하고 싶다. 지금 <단비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가 505개뿐이다. 독자제보를 받는 신문고라는 기능도 있지만, 독자와 소통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제이티비씨(jTBC)의 ‘뉴스 팩트 체크’ 코너 같이 독자의 제보를 받아 그 궁금증을 풀어주려는 시도가 활발해져야 한다. 독자의 관심사를 다루고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기사를 자꾸 시도해봐야 한다. 아직 언론사-독자의 즉각적인 소통 컨텐츠는 많이 없다. 기성 언론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 좌담회 중 단연 화제가 됐던 <단비뉴스>의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에서 <단비뉴스>의 콘텐츠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 <단비뉴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한국에서 <단비뉴스>가 가장 혁신적이어야 한다

Q. <단비뉴스>에 우리의 영감을 전수하자면?

창훈 미디어팀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싶다. 인터랙티브 뉴스, 카드뉴스도 좋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기사형식을 학기 중에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그 경험은 미디어팀 내에서 전수될 것이다.

<단비뉴스>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위한 뉴스라기보다는 생산자 중심의 실습매체다보니 뉴스 소비자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 아무리 의미있는 기사라도 읽히지 않으면 소용없다. 억지로 SNS에 링크거는 방식이 아니라 독자를 붙잡기 위한 전방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내 친구들만 해도 지면신문 안 보고 대부분 온라인으로 뉴스를 접하고 있다. 독자들이 원하는 점에 대해 촉수를 살려서 독자가 원하는 뉴스를 만들어 보자. 지금 몇몇 기사는 분량도 많고 내용도 무겁다. 같은 기사를 300매, 800매, 2000매 3가지 버전으로 내볼 수 있지 않을까. 보도 중심의 뉴스를 쓰고 밑에 이 뉴스에 대한 해설을 붙일 수도 있고, 독자들이 재밌어할만한 취재후기를 쓸 수도 있다.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취재과정을 오픈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희 지금까지 편집부-취재부의 역할이 컸다면 앞으로는 전략부가 중요한 부서가 될 것이다. 전략부 내에서 1~3달 정도의 기간을 잡고 블로터 미디어처럼 실험을 추진해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해 봤으면 좋겠다. 추가적인 역량, 품이 들어가겠지만 이런 시도가 없이는 새로운 고객-독자층이 생기기는 어렵지 않나.

새로운 탐사보도 매체, 뉴미디어 매체는 기사 한 건 대비 취재기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생이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 꼭 탐사보도가 아니더라도 풍부한 취재가 필요한 기획을 해볼 법하다. 우리의 가용자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현 우리는 아마추어인데 너무 프로답게 보이려 한다. 데스킹을 봐주시는 교수님들이 초특급 프로들이다보니 그럴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아마추어 특유의 발랄하고 가벼운 느낌이 사라진다. 청년팀에 다음뉴스펀딩에서 기사제의가 왔었다. 고졸차별을 주제로 한다고 하니까 다음뉴스펀딩에서 우리에게 보다 말랑한 것을 주제로 주문했다. 당시 <단비뉴스>는 보다 사회현안을 다루는 매체’라는 이유로 <한겨레21>로 제휴를 바꾸게 되었다. 고급저널리즘의 추구, 좋다. 다만 다양성 측면에서 다른 시도를 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현안을 다르면서 소프트하게 편집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요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병맛 코드를 살린다든지. 논리적 엄밀성이나 뉴스 가치가 떨어지더라도 관심을 끌 내용은 많다. 예원이 다툼 영상에서 무슨 립스틱을 썼는지가 뉴스가 되는 것은 그것이 색다르고 희한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엘리엇과 삼성의 대립 같은 복잡하고 무거운 경제 주제를 삼국지 게임에 빗대는 것은 PC방과 게임이 익숙한 넷세대에게 안성맞춤의 전달 방식인 것이다.

창훈 지금 단비가 필요한 것은 조직혁신이다. 카드뉴스 같은 새로운 뉴스 만들면 좋은 기여했다 평가해주고, 독려해주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획력, 혁신에 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 저널리즘에 뜻이 있는 개발자가 스쿨에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까지 한다.

이 문제는 자연히 취업얘기로 이어진다. 저널리즘 스쿨은 언론에 뜻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뉴미디어를 많이 접하며 기성언론을 답답해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세저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우리도 뉴미디어의 주 고객인 젊은이다. 저널리즘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최고의 교수님들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조건과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비뉴스>는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언론이어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실험은커녕 시대흐름 따라가기도 힘들다.

세저리 사람들이 단비뉴스 혁신에 집중할 수 없는 이유는 언론사 입사와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입사시험에서 중요한 건 스펙이고 필기시험이다. 토익, 한국어 등 스펙 만들고 상식, 논술을 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야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혁신하자는 말이 곧 새로운 부담을 주는 ‘일’로 느껴진다. 전략부에는 전략이 없어졌다. SNS홍보부서가 되어간다. <단비뉴스>에 올인할 수 있고, 이 경험이 더 큰 언론사에서 일할 기회로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재는 <단비뉴스>에 집중하려면 공채준비부족이란 리스크를 본인이 짊어져야한다.

미디어업계에 열정이 있어도 일단 공채를 통과해야 한다는 건 단비가 가진 문제만은 아니다. 언론사가 공채시스템에서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를 뽑으려는 노력이 없다면, 젊은이들이 창업을 한다든지 신생 미디어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ㅍㅍㅅㅅ>의 이승환 대표는 <미디어오늘>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고 했다. 월간잉여의 최서윤 씨처럼 공채 포기하고 새로운 시도에 도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지금 구조는 손보지 않고 용기있고 특출난 개인이 나와서 미디어를 혁신해주기만 바라는 행태다.

중현 예컨대 세명대 디자인 학부와 제휴해서, 컬래버레이션(협업)를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만 먹으면 인적교류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창훈 좋은 아이디어다. '스노우폴', 카드뉴스 등을 따라가지만 말고 단비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2년 전 페이스북에 ‘하루 시사 쏙’라는 페이지를 만든 적이 있다. 매일 하루이슈를 3분 안에 읽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그런데 이것을 매일 하나씩 만들기란 정말 힘들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같은 주요 이슈를 다루되, 아주 간결하게 처리하면서 스토리까지 집어넣으려면 엄청난 내공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 달 하다가 포기했는데 만약 단비가 조직적으로 한다면 이런 시도도 가능할 것이다.


[이성훈 기자]
단비뉴스 청년팀장 이성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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