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컨퍼런스] ① 저널리즘의 미래

<단비뉴스>는 지난 26~27일 건국대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에 참가했다. 컨퍼런스에서는 34명의 각 분야 스페셜리스트들이 연사로 참여해 진행 중인 미디어 변화현상에 대해 현장중심의 사례들을 발표한, 미디어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조망하는 귀한 자리였다. <단비뉴스>는 전체 강연 중 저널리즘의 미래를 가늠할 ‘놓쳐서는 안 될’ 강연들을 엄선해 싣는다.

“철저히 10대, 20대 모바일 사용자만 고려했다” 

<피키캐스트>는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핫한 업체다. 콘텐츠 당 평균 조회 수가 25만이나 된다. 유명 포탈 N사의 ‘많이 본 뉴스’ 조회 수가 3만~15만 정도임을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하루 평균 150만이 넘는 독자가 앱을 방문하고, 개인당 12.1분(페이스북에 이어 업계 2위에 해당한다) 체류한다. <피키캐스트> 장윤석 대표는 “저널리즘이라던가 언론의 미래를 고민하며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철저히 모바일 사용자 관점에서 10대, 20대가 재밌어할 서비스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 의도는 성공했고 현재 19세~24세 스마트폰 이용자의 78퍼센트(%)가 <피키캐스트> 앱을 이용한다.

▲ <피키캐스트> 장윤석 대표가 ‘모바일 최적화 디지털 콘텐츠의 사례 분석’을 주제로 한 발표를 시작하고 있다. ⓒ 문중현

<피키캐스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페이스북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면밀히 관찰했다. 관찰결과 페이스북 앨범으로 스토리텔링이 충분히 가능함을 발견하고 먼저 카드 뉴스를 내놨다. 다음으로 동영상을 눌러보는 걸 귀찮아하는 젊은 층을 위해 자동 재생되는 동영상카드 개발을 준비 중이다. <피키캐스트>는 세상이슈 중에서 정말 궁금한 핵심내용을 찾아내면 젊은 층도 재밌어할 것이라 생각해 콘텐츠를 만든다. 촬영 중 연예인 간 말다툼으로 누리꾼의 관심을 모았던 예원 사태에서 예원의 립스틱이 무엇인지 탐구해 보는 식이다. 장 대표는 “<피키캐스트>는 스스로를 스낵커블 콘텐츠(시간죽이기용 콘텐츠)로 규정짓지 않는다”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도 삼국지 게임을 대입해 삼성-엘리엇 대립구도를 카드 뉴스로 설명하면 뉴스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유저 충성도가 높은 것이 <피키캐스트>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팔로워 50만 명을 보유한 인기 에디터가 제시한 화장품 세트(곰반 박스) 400개가 8분 내에 팔리기도 한다. 네이버 웹툰 다음으로 댓글이 많이 달리는 등 고객의 높은 참여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일례로 <피키캐스트>가 콘텐츠에 사용한 BGM은 곧바로 주요 음원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장 대표는 ‘이제 피키에서 당신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우주 피키 프로젝트의 사례를 들며 “사용자로부터 받는 콘텐츠의 질이 높다”고 강조했다. ‘피키 피플의 놀라운 UFO 목격담 7선’과 같은 사용자 참여 콘텐츠는 피키의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한다. 장 대표는 “일반 사용자 및 외부 언론사, 콘텐츠 공급사와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고객 우선주의, 하지만 기교는 본질을 넘을 수 없다."  

<아웃스탠딩>은 기자 출신 두 사람이 창업한 IT전문 웹진이다. 최용식 대표는 IT 분야를 5년간 출입하며 전문지식을 쌓은 뒤 “왕후장상 씨가 따로 있냐, 우리가 세상을 바꿔보자”며 후배 기자와 창업했다. 지난해 12월 31일 퇴사 후 만든 <아웃스탠딩>은, 다음 뉴스펀딩에서 738만원을 모금한 뒤 지난 7월에 벤처 투자로 2억 원 유치에 성공했다.

<아웃스탠딩>의 기사는 ‘블로그체’다. 최 대표는 기존의 언론사들은 기사를 작성할 때 리드로 시작해 출처, 설명, 인용으로 끝나는 정형화된 포맷을 고집해 왔고 이는 마치 퍼즐 맞추기 같았다”며 정형화된 틀에 자료들을 꿰어 맞추는 듯한 기존의 기사쓰기를 비판했다. 

최 대표는 “처음 같은 언론사 후배와 함께 팀블로그를 개설하며 블로그들이 가진 문법을 분석해 활용했다.”고 말했다. 글 중간 중간에 좌절하는 모습의 이모티콘 웹 스티커를 붙인다거나 직접 편집한 유쾌한 이미지를 활용 하는 식이다. ‘헐’과 같은 신세대 속어 사용도 주저하지 않았다. 지난 달 배달앱 기자회견 기사에서 배달앱 대표의 표정에 주목한 사진을 기사 곳곳에 배치한 것은 현장감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독자의 모든 댓글에 기자가 답글을 쓰고, 기자 자신의 사진이 걸린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강점이 있는 IT분야에 관해 오프라인 토크콘서트를 주최해 독자와 기자를 직접 만나게 하는 것 모두 <아웃스탠딩>이 ‘고객 우선주의’를 표방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다. 

▲ <아웃스탠딩>의 기사는 웹 스티커와 함께 누군가에게 쉽게 브리핑한다는 느낌으로 설명하듯 쓰여진다. ⓒ <아웃스탠딩> 홈페이지 갈무리

<아웃스탠딩>의 기사에는 단순한 사실을 넘어 기자의 관점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A씨는 감이 좋아요. 소프트 뱅크 시절에도 그랬고요. (…) 대신 나이가 젊고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조직관리가 약한 것 같다는 생각이요. 한 때 적지 않은 내부 사람들이 이탈했죠.” <아웃스탠딩> 기사의 일부분이다. 최 대표는 이같이 기자의 관점을 직접 드러내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이라며 “기자에겐 더 많이 공부하고 타당한 논리를 찾아내는 등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웃스탠딩>에게 풍부한 취재는 기본이며 독자의 반응은 늘 귀담아들어야하는 최우선가치였다. 최 대표는 “최대한 재밌게 쓰려고 하지만, <아웃스탠딩>의 정체성은 결국 언론”이라면서 “기교는 본질 넘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버즈피드>의 성공, 예측된 콘텐츠 유통의 승리

이번 컨퍼런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미디어 기업은 단연 <버즈피드>였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미국 미디어 기업에 한국의 저널리즘 전문가들은 왜 관심을 집중하는 걸까.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은 미디어기업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한 획기적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버즈피드> 성공은 세 가지 핵심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떤 콘텐츠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측정하고 예측할 수 있는 Pound(<버즈피드> 콘텐츠 확산 현황 측정 기술, Process for Optimizing and Understanding Network Diffusion), 소셜 랭크(Social Rank), 소셜 리프트(Social Lift) 기술이다. <버즈피드>는 자신들이 생성한 콘텐츠가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지를 손바닥 보듯 파악하며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 랩장이 소속된 <블로터>는 <버즈피드>의 기술을 응용해 ‘아쿠아’(AQUA)를 선보였다. 소셜 데이터 분석도구인 아쿠아는 <블로터> 미디어 기사의 페이스북 공유수를 관찰 할 수 있다. 현재기사뿐만 아니라 과거에 출고된 모든 기사의 공유도도 측정한다. 일부 과거 기사는 갑자기 공유도가 늘어나기도 하는데, ‘소셜 가속도(Social Acceleration)’라는 지표로 만들어 함께 측정한다. 이렇게 얻어진 결과로 이 랩장은 검색율이 높아진 키워드와 연관된 과거 기사를 페이스북에 다시 게시하는 등의 실험을 했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블로터>의 페이스북 뷰는 106% 증가했다. 

<블로터>는 아쿠아로 에버그린 콘텐츠(시간이 지나도 항상 유용한 콘텐츠)의 힘을 확인했다.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기자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작성한 ‘퀄리티 저널리즘’ 기사가 독자들에게 꾸준하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이 랩장은 밝혔다. 단순히 한곳에 모인 데이터는 의미 없다. <버즈피드>와 <블로터>의 사례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예민하게 분석하는 실험을 하라고 말한다. 언론사들에게 기사를 독자의 관심사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고민하라고 미래 과제를 던진다.

“독자는 실수로 팝업 광고 누르는 걸 싫어한다”

<ㅍㅍㅅㅅ>의 이승환 대표는 “네이티브 광고(기사형 광고)는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정보성이 풍부한 네이티브 광고가 팝업광고보다 나은 수익구조”라고 말했다. 현재 언론사 홈페이지는 자극적이거나 노출이 심한 광고로 도배돼 있다. 독자들은 실수로 팝업광고를 누르는 걸 싫어하고 반복된 팝업광고 클릭은 페이지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킨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오히려 네이티브 광고가 광고의 수준을 높이고 언론사 수익 창출에 더 효과가 있다. 이 대표는 “배너 광고는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네이티브 광고가 통할 수 있는 조건으로 ▲ 매체고유의 색깔을 활용 ▲ 입소문을 일으키는 공유가능성 ▲ 브랜드화를 제시했다. 광고업계는 비용 대비 수익이 좋은 타겟 독자를 선호한다. 위의 세 조건을 갖춘 색깔이 분명한 사이트 가 있다면, 네이티브 광고가 기존의 언론사 팝업 광고보다 독자의 신뢰를 확보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ㅍㅍㅅㅅ>의 경우 “유머-해학과 진지함을 잘 절충해 고유한 색깔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볍지만 진지하게, B+급을 지향하는 <스브스뉴스>” 

<스브스뉴스> 제작을 진두에서 이끌어 온 권영인 서울방송(SBS) 기자는 “200명이 넘는 기자들이 만든 양질의 기사가 네이버의 선택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구조가 안타까웠다”며 <스브스뉴스>를 만들던 지난해 1월의 분위기를 회상했다. 네이버 눈치 안보고 뉴스를 유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먼저 SBS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감성적이고 공감 욕구가 강한 젊은 층을 겨냥해 슬로건을 ‘느낌이 살아 있는 뉴스’로 정했다. 처음부터 <스브스뉴스>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콘셉트 변화가 심했고, SNS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해 제작 중단의 위기도 겪었다. <버즈피드>와 같이 성공한 매체의 방식을 따라해봐도 효과는 미미했다. 권 기자는 “40대를 바라보는 자신이 20대 이야기를 하기에 벅찼다”고 털어놨다.  

▲ 'SBS가 '자신있게' 내놓은 자식들'임을 자처하는 <스브스뉴스>. <스브스뉴스>는 방송 뉴스를 SNS 특성에 맞게 재가공하기도 하고, 간단한 취재를 통해 콘텐츠를 만든다. 캐릭터를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 <스브스뉴스>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스브스뉴스>는 발상의 전환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권 기자는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생각보다, 이 바닥에서 잘나가는 사람처럼 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기 있는 방식을 단순히 따라가려고만 했던 것이 시행착오를 겪은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스브스뉴스>는 원래 강점 분야인 뉴스를 살려나가는 것으로 방향을 돌렸다. B급 이야기를 하면서도 ‘뉴스‘영역을 강화해 'B+급 포지셔닝’을 구체화했다. 권 기자는 자신들의 콘텐츠 전략 중 하나로 “무거운 것을 가볍게, 가벼운 것을 진지하게”를 꼽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갈등이 있을 때 “대체 유승민이 누군데요?” 물으며 최대한 가볍게 접근하고, 수지와 이민호의 열애설 뉴스에는 쓸데없는 진지함을 발휘하는 식이다. SBS의 페이스북 계정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2013년 2월 28,252명에서 2015년 8월 현재 56만 명을 넘어섰다.

“언론사 페이스북, 백화점보다 전문점으로 팬덤을 만들어라”

“독자들은 너무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거대언론사의 SNS마케팅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주제가 넓으면 관심 없는 분야도 다룰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최대한 언론사 색채를 흐리고 고객들의 관심분야를 다루는 등 친근함을 높여야 합니다.”

<페이스북 장사의 신>의 저자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언론사가 페이스북에서 입소문을 불러 모으는 전략을 이렇게 소개했다. 종합스포츠지는 스포츠, 영화, 연예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의외로 종합스포츠지의 누적 ‘좋아요’수는 매우 적다. 예를 들면 <스포츠 서울> 페이스북 ‘좋아요’는 2,600개를 겨우 넘는다. 영화전문지 <씨네21>의 ‘좋아요’는 31만인데, 비언론 영화페이지 <영화정보특공대>는 73만으로 두 배가 넘는다. 김 소장은 “주제를 좁힐수록 조회 수가 높다. 너무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 독자가 관심 없는 분야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접속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그는 언론사의 콘텐츠가 많은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SNS를 그저 뉴스링크를 담아 특정 회사‧제품을 홍보하는 채널”로 여기는 현실에서 찾았다. 

김 소장은 “저널리즘 페이스북은 자신의 브랜드와 거리를 둬야 독자를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독자들은 그저 링크를 오려붙여서 링크를 꼭 클릭해야 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보다 뉴스를 보기 좋게 카드뉴스 등의 형태로 잘 요약해주어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뉴스를 읽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김 소장은 현재 언론들이 “발상을 바꿔서 SNS 팬덤을 먼저 확보해보라”고 제안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클릭만으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독자들이 공감을 해 ‘좋아요’를 누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포스트가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게 돼 매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독자 수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페이스북 페이지의 콘텐츠 강화는 결과적으로 매체 홈페이지 트래픽 강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언론사 페이스북은 보조가 아닌 메인채널이 되어야 하며 “기왕이면 소비자들이 좋아요를 누르고, 혼자 댓글만 달고 끝나는 ‘개인적인 소통’보다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회적인 소통’이 더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던졌다. 

▲ <미디어오늘>의 ‘2015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가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8월 26일, 27일 이틀간 진행됐다. ⓒ 문중현

뉴스펀딩이 새로운 언론지평을 연다

다음 뉴스펀딩이 클라우드 펀딩 열풍을 이끌어 가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인 김제동과 주진우 기자는 다음 뉴스펀딩에서 1억 7150여 만 원을 모았다. 이들은 이 후원금으로 세월호 유가족 300여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다음 뉴스펀딩이 펀딩 참여자에게 변화가능성을 구매하게 하고, 이를 경험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사회적 도구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 뉴스펀딩이 클라우드 펀딩의 시초인 ‘킥스타터’와 다른 점은 해당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있다. 킥스타터는 콘텐츠가 아닌 물건을 팔지만, 뉴스펀딩에서는 콘텐츠 자체가 상품이다. 뉴스펀딩은 스토리가 있는 프리미엄 콘텐츠라면 텍스트, 웹툰, 사진, 영상, 팟캐스트 등 무엇이든 올릴 수 있다. 펀딩이 진행되는 동안 연재도 지속되며, 콘텐츠의 볼륨도 커진다. 김귀현 다음카카오 PRMC 파트장은 다음 뉴스펀딩이 ‘과정의 콘텐츠’임을 강조했다. 킥스타터는 목표액을 초과하지 못하면 펀딩이 지급되지 않지만, 뉴스펀딩은 ‘과정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백원이든 천원이든 모집된 금액은 소정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모두 지급된다. 소액이라도 펀드를 조성한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는 이유는, 펀딩으로 모인 돈은 콘텐츠 생산비용이기 때문이다.

다음 뉴스펀딩은 콘텐츠 가치를 지킬 환경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김 파트장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고, 제공된 콘텐츠를 창작자와 독자가 소통하되,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이상적인 저널리즘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그는 뉴스펀딩의 성공사례로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기자를 꼽았다. 10년차 기자였던 박 기자는 처음에는 <오마이뉴스> 소속으로 펀딩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천만 원, 그 다음에는 2천만 원 펀딩에 성공했다. 펀딩의 성공으로 용기를 얻은 그는 자유로운 취재를 하고 싶어 회사에서 나왔고, 펀딩으로만 1년 동안 1억 원의 취재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박 기자와 같은 프리랜서 기자의 탄생은 한 사안을 장기간 집요하게 취재하기 어려운 현재 언론 상황에서 벗어나 기자가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취재에 전념할 새로운 환경을 만든다. 기자는 용기와 소신을 갖게 되고 독자들은 그동안 데스킹이나 언론사 입장 때문에 사라지거나 수정돼 볼 수 없었던 현장의 생동감이 살아있는 날 기사를 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메일은 여전히 유효한 마케팅수단, 제목은 15자 이내로”

“누가 언제 어떤 링크를 타고 왔는지, 어떤 기기를 이용했는지 알 수 있는 있는 수단은 이메일이 유일합니다. 독자를 과학적으로 측정‧분석하려면 이메일은 필수입니다.”

조성도 슬로워크 이사는 뉴스레터를 활용한 이메일 마케팅은 여전히 유용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조 이사는 그 근거로 이메일의 장점을 제시했다. 우선 이메일은 이용자 수가 페이스북보다 많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 5월 이메일 월간 이용자 수는 1,578만명으로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48.8%에 이르는 숫자다. 같은 달 페이스북 이용자인 1,500만을 넘는다. 이메일 오픈율도 페이스북보다 높다. 스쳐 지나가는 페이스북 게시물을 독자가 열어볼 확률은 10%에 못 미치지만 이메일을 열어볼 확률은 20%에 육박한다. 조 이사는 “이메일은 주소를 공개할 때부터 수신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며 이메일이 개인들에게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잘 읽히는 이메일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조 이사는 “모바일에서는 잘 보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제목은 15자 이내로 핵심만 담아야 한다. 광고를 피해가며 핵심을 전달하려면 15자 이내가 최적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조 이사는 “발신자 이름도 중요한 콘텐츠라는 사실은 꿀팁”이라며 이메일작성요령을 설명했다. 발신자를 ‘<미디어오늘>’이라고만 하지 말고 ‘<미디어오늘> 컨퍼런스 초대’라고 구체화하면 더 흥미를 끌어 메일을 읽게 된다는 것이다. 

5년 이내 팟캐스트 전성시대가 온다

팟빵은 올해 7월 말로 6,359개 팟캐스트를 제공하며 국내 시장 70%를 점유하는 국내 최대 팟캐스트 플랫폼회사다. 김동희 팟빵 사업실장은 “2011년 말~2012년 초 나꼼수 열풍 때 효과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팟빵은 웹사이트를 통해 팟캐스트 제작자와 청취자를 연결시켜주는 장을 만들며 사업을 시작했다. 팟캐스트들의 랭킹을 매기고 각 팟캐스트 페이지마다 게시판, 댓글 기능을 마련하니 청취자들이 찾아왔다. 이후 꾸준히 팟캐스트 산업에 주력해 팟캐스트를 직접 송출할 뿐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 등의 팟캐스트 제작과 더불어 영상, 웹툰 등의 콘텐츠도 제작하는 종합 팟캐스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팟캐스트 산업은 정치, 사회 영역을 넘어서 다양한 영역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초기 특정 이슈에 대한 마니아 중심의 방송 내용이었다면 이제는 교육, 코미디, 도서, 음악, 건강, 종교 등 다양한 영역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팟빵의 인기 상위 50위 팟캐스트 주제 중 뉴스, 정치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 팟빵 웹페이지는 인기 팟캐스트의 순위를 1000위까지 매기고 있다. ⓒ 팟빵 홈페이지 갈무리

김 실장은 “팟캐스트가 꾸준히 계속 제작되면서 이제 정치, 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존 미디어와 다른 물적 토대가 만들어졌다. 팟캐스트 제작자들은 기존 언론인들이 소화하지 못한 부분을 내가 해야 되겠다하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김 실장은 “제작자들이 맘껏 재능을 풀 수 있는 팟캐스트는 앞으로 더 각광받을 것”이라면서 “제한되고 심의를 받는, 답답한 기존 올드 미디어의 영역을 대체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덧붙여 “팟캐스트가 라디오를 대체할 것이다”며 앞으로 팟캐스트의 전성시대를 예측했다.

김 실장은 팟빵의 미래 전략적 화두로 MCN을 꼽으며 “한 개의 방송으로서의 팟캐스트가 아니라 통합적 미디어로 우뚝 설수 있다”고 강조했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은 아프리카TV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1인 콘텐츠 제작자들을 연합해 그들에게 제품, 프로그래밍, 자금지원, 파트너 관리, 프로모션과 수익 창출, 판매 고객 확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제공하는 사업 조직을 이르는 말이다. 그들이 하나의 브랜드로 모여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고 브랜드의 힘으로 광고 등 막대한 수익까지 창출해 낼 수 있다. “MCN에서는 본인이 채널이면서 콘텐츠다. 직접 편집, 제작하는 1인 제작자들이 기존 플랫폼의 세력을 대체해나가고 있고 사업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전날 강연했던 송재룡 트레져헌터 대표의 말이다.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