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콘텐츠] ➂ 조승욱 JTBC PD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로 보는 음악 예능’

“<히든싱어>는 단순히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모창 능력자인 팬과 가수 사이에 존재하는 어떤 역사와 마음 같은 것들이 녹아든 프로그램이에요. <히든싱어>를 만들고 나서 음악 예능을 기획할 때 어떻게 새롭게 접근해 콘텐츠에 담을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총 10강으로 진행되는 ‘우리 시대의 콘텐츠’의 세 번째 연사는 조승욱(51) PD다. 그는 KBS에서는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을, JTBC로 이적한 후에는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를 연이어 성공시킨 장인이다. 조승욱 JTBC PD를 지난달 29일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만났다. 강의 주제는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로 보는 음악 예능’이다.

▲ 지난달 29일 줌(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조승욱 JTBC PD가 강연 중이다.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로 보는 음악 예능’이라는 제목으로 ‘우리 시대의 콘텐츠’ 세 번째 수업을 진행했다. ⓒ 심미영

절박하고 치열하게 JTBC의 돌파구를 고민하다

2011년 JTBC는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출범했다. 개국 당시 받았던 기대치만큼 JTBC 프로그램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공중파의 아성은 여전히 높았고 공고했다. 그는 그때를 두고 “기대만큼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회사에서도 굉장히 실망했다”며 “(개국 때) 같이 출발했던 PD와 구성원 모두 사기가 굉장히 저하됐던 시기”라고 전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절실하게 프로그램을 구상해야 했다는 조 PD. 갖은 시행착오 끝에 그는 <히든싱어>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내놨다.

“절박했고 돌파구가 필요했죠. 어떻게 하면 기존 공중파 방송사와 다르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고민 끝에 나온 JTBC의 프로그램들이 <썰전> <마녀사냥> 같은 것이었습니다. 뭔가 다르고 새로운 시도들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저는 다소 발칙한 소재였던 ‘모창’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바로 <히든싱어>죠.”

‘모창’에는 그만의 시간과 역사가 있다

<히든싱어>는 말 그대로 숨어 있는 가수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오리지널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블라인드 뒤에서 노래를 부르고 누가 진짜 가수인지 맞히는 음악 버라이어티 쇼다.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당시 조 PD는 걱정이 많았다. 과연 시청자와 방청객, 패널들이 모창 능력자와 원조 가수를 헷갈려 할까. 원조 가수가 모창 능력자와 대결하는 걸 승낙할까.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프로그램이 계속되려면 모창 능력자와의 대결을 감수하는 가수가 꾸준하게 나와야만 한다. 과연 가능할까.

고민이 무색하게 <히든싱어>는 대박을 쳤다. 사람의 시각 기억력보다 청각 기억력이 떨어져 원조 가수를 찾는 게임이 가능했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히든싱어> 파일럿 첫 회 차로 가수 박정현 씨를 섭외하며 나눈 대화가 ‘모창’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모창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처럼 부르기 위해 수십, 수백 번 들으며 따라 부른 팬들의 존경이 담겨 있었고, 가수와 똑같이 노래하고 싶은 팬들의 꿈이 녹아 있었다.

▲ <히든싱어> 시즌1 파일럿 첫 회에 가수 박정현이 나와 모창 능력자들과 경연을 벌이고 있다. 히든싱어는 모창의 새로운 해석으로 음악예능의 새 차원을 열었다. ⓒ JTBC 유튜브

“섭외 인터뷰에서 박정현 씨가 그러더라고요. 머라이어 캐리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가수가 되려 준비하는 동안 그의 노래를 많이 따라 불렀다고요. 머라이어 캐리 특유의 기교를 카피하고 모창을 하면서 실력과 꿈을 키웠다고 하더군요. 그 얘기를 들으며. 모창이 단순히 누구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게 아니라 그 가수를 좋아하는 마음,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닮고 싶어 노력하는 마음이라는 걸 깨달았죠.”

기존 방송에서 모창 가수는 희화화되고 조롱거리 정도로 취급됐다. 프로그램 제작자나 대중 모두 부정적인 시선으로 모창과 모창 가수를 바라봤다. 조 PD는 <히든싱어>를 통해 모창을 다시 정의했다. 모창은 똑같이 따라 부르려는 기교가 아니라, 모창 대상인 가수를 향한 애정이라고. 그렇게 <히든싱어>는 원조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을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원조 가수를 닮고 싶어 노래를 따라 해온 팬들의 역사를 무대 위에서 재생하는 음악 예능이 되었다.

▲ <히든싱어> 김광석 편의 한 장면. 일렬로 선 모창 능력자 옆 빈자리가 눈에 띈다. 신해철 씨의 배우자 윤원희 씨가 <히든싱어> 방청객에서 고인을 회고하고 있다. ⓒ JTBC 유튜브

<히든싱어>는 일찍 세상을 떠난 가수를 기리는 즐거운 추모의 장이 되기도 했다. 고 김광석·신해철 씨를 다룬 방송은 그들의 노래와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귀한 자리가 되었다. 고인의 진짜 목소리가 어느 블라인드 뒤에서 울리는지 고인의 지인과 방청객이 함께 고르며 고인을 기억했다. 고인의 목소리가 울리는 텅 빈 블라인드 뒤의 무대는 보는 사람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고인이 있어야 할 곳은 비어 있었다. 역설로 빈 곳은 고인이 이곳에 실제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부재를 통한 존재의 확인, 고인의 지인들은 ‘내 친구 김광석, 내 선배 신해철’을 추억했다. 그들이 자신하며 지정한 몇 번 블라인드 뒤에 김광석과 신해철이 없자, 모두가 유쾌하게 웃었다. 조 PD는 “웃고 즐기는 가운데 눈물짓게 만드는 굉장히 특이한 편”이었다고 떠올리며, <히든싱어> 중에 김광석과 신해철 편을 꼭 보길 추천했다.

새로운 소재를 찾아서, 크로스 오버 음악 예능이 뭔데

<히든싱어>의 ‘숨은 가수를 찾는다’는 콘셉트는 <팬텀싱어>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히든싱어>가 블라인드 뒤에 숨어 있는 진짜 가수를 찾았다면, <팬텀싱어>는 세상에 숨어 있는 진짜 가수를 찾는다. 조 PD는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에서 ‘팬텀’을 따와, 어둠 속에 숨은 실력자를 팬텀이라 명명했다. 팬텀이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4인조 팀을 결성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 <팬텀싱어>다.

▲ <팬텀싱어> 시즌2에서 포레스트 팀이 본선 4라운드 쿼텟 경연에서 이매진 드래곤스의 ‘Radioactive’를 재해석해 노래하고 있다. <팬텀싱어>는 크로스 오버 음악 예능의 시작을 알렸다. ⓒ JTBC 유튜브

조 PD가 음악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천착한 부분은 ‘어떻게 새롭게 소재에 접근할 것인가’였다. 음악 예능은 이미 많은 방송사에서 넘치게 만들고 있었다. 관건은 ‘어떤 소재’를 발굴해서, ‘어떻게 새롭게’ 대중에게 보여줄 것인지였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보는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생각해 봅시다. 여자 스트릿 댄서는 방송에서 많이 건드리지 않았던 소재예요. 누구도 건드리지 않은 소재를 찾아냈다는 것 자체가 프로그램을 절반 이상 성공시켰다는 의미입니다. 기획이 좋은 거죠. <팬텀싱어>를 기획할 때도 같았죠. 아직 프로그램의 소재가 된 적 없으면서도, 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뮤지컬 시장의 잠재된 스타에 주목했습니다.”

2000년대 후반부터 뮤지컬 시장이 커지며 대형 뮤지컬도 성공하기 시작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이 활발한데도, 어느 프로그램 제작자도 뮤지컬과 오페라 노래를 전면적으로 다룬 적 없다는 데 주목했다. 조 PD는 뮤지컬과 오페라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성악가들의 세계를 대중에게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왔다고 느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 사중창 팝페라 그룹 ‘일 디보’(Il Divo) 같은 팀을 한국에서라고 왜 못 만들까, 스스로 되물었다. 성악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으로 tvN의 <오페라 스타>가 있었지만, 가수들이 오페라 레퍼토리를 부르는 데 도전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성악계 혹은 뮤지컬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조명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조 PD가 기획한 <팬텀싱어>는 성악가들만을 오롯이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었다. <팬텀싱어>는 다양한 장르의 보컬이 모여 뮤지컬·오페라곡을 다채롭게 해석해 부르는 무대를 제대로 보여준다. 팝페라 그룹 ‘일 디보’의 멤버는 단순히 성악만 전공했던 사람들이 아니라 록, 일렉트로닉 테크노 등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가진 음악인이다. <팬텀싱어>는 일 디보를 넘어서, 성악 전공자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보컬이 모여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었다. ‘크로스 오버 음악’ 예능의 시작이었다.

크로스 오버는 한 음악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음악 장르가 더해져 만들어진 음악이다. 기존 음악 경연 예능은 가요를 중심으로 한 노래 대결이었다. <팬텀싱어>는 새롭다, 아니 전혀 다르다. 성악, 뮤지컬, 가요, 국악 등 여러 음악 장르 보컬이 모여 4인조 팀을 만들고, 이들이 창조해낸 새로운 음악과 감동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팬텀싱어>는 노래할 무대가 없는 국내 성악가들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조 PD는 “유학까지 갔다 온 고학력, 고스펙의 유능한 성악가가 많은데, 우리 음악계에는 이들이 설 무대 자체가 없다”고 안타까워한다. 많은 성악가가 학교에서 선생님이라도 하지 않으면, 자기가 배워온 성악과는 다른 일로 생업을 이어가야 한다. 그는 이들에게 좋은 무대가 더 많아져야 한다며, “나설 무대를 찾지 못해 대중의 눈에 띄지 못한 성악가 중에서도 정말 좋은 스타가 많다는 걸 <팬텀싱어>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통했는지, <팬텀싱어> 시리즈 출신 팀들이 코로나19가 클래식·오페라 공연 시장에 위협을 가한 와중에도 선방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달 ‘월간 공연 전산망’에서 발표한 ‘2021년 상반기 공연시장 분석’에 따르면, 3위를 제외한 클래식·오페라 공연 매출 1, 2, 4, 5위 모두 <팬텀싱어> 시리즈 출신 팀이 차지했다. 어둠 속에 숨어 있던 팬텀을 발굴해 오페라의 진정한 주인공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인 조 PD의 저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악기 연주 오디션은 재미 없다고? 콜드플레이도 날린 어썸(Awesome)!

▲ <슈퍼밴드> 시즌1에서 하현상 팀이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를 재해석해 연주하고 있다. 밴드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타와 함께 바이올린과 첼로가 어우러져 원곡 특유의 풍성한 사운드를 새롭게 살렸다. <슈퍼밴드>는 기존 밴드에서 볼 수 없던 악기 연주자들이 조합해 매회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었다. ⓒ JTBC 유튜브

“음악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잖아요. 그런데 요새 팔리는 음악, 잘되는 음악 대부분은 아이돌의 음악입니다. 취향은 점점 세분화되어 가는데 시대는 단일해져 갑니다. <슈퍼밴드>는 그 대안을 생각하다가 나온 프로그램이에요. 김형중 CP와 이야기하다가 옛날부터 관심이 많았던 밴드 음악이 나왔는데, 이거다 싶더라고요. 밴드 음악이 사양길이라고 하지만 거기서 희망을 건져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슈퍼밴드>는 <히든싱어> <팬텀싱어>에 이은 숨겨진 뮤지션 발굴 프로젝트 제3탄이다. <히든싱어>가 숨은 원조 가수와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창 실력자를 찾았고, <팬텀싱어>가 크로스 오버 음악계의 숨은 진주들을 찾았다면, <슈퍼밴드>는 오디션에서 항상 중심이 되었던 보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연주나 작곡 부분에서 재능을 펼치지 못한 천재를 발굴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실용 음악과를 다니는 이도 많고, 유튜브 채널에서 기가 막힌 악기 연주를 뽐내는 이도 많다. <슈퍼밴드>는 대부분 혼자 음악을 연습하고, 만들고, 연주하는 이들을 세상으로 끌어내고, 다양한 뮤지션들이 한 팀의 밴드를 결성해 함께 만들어내는 창작 음악의 세계로 인도한다.

조 PD는 <슈퍼밴드>를 제작하며, ‘악기 연주가 중심이 되는 밴드 음악 오디션을 대중이 지루하게 여기면 어쩌지’ 고민했다. 노래가 주가 되던 기존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악기 연주를 심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슈퍼밴드>에서 보컬은 그저 목소리라는 한 악기로 등장할 뿐이다. 대신 기존 정통 밴드 음악에서 중심이었던 기타·베이스·드럼부터 이름을 알 수 없는 타악기, 첼로와 피아노 등 클래식 악기, 전통 국악기까지 세상의 모든 악기가 다 나온다. 이들 악기가 어우러진, 생전 처음 보는 밴드는 절묘한 음악을 만들어 듣고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음악 오디션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그의 소망이 대중에게도 닿았다. <슈퍼밴드>는 대중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시청자는 보컬 없이 악기 연주만으로 구성된 2~3분 곡에도 열광했다. 시즌1에서 가장 대중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곡은 네 명의 기타리스트가 연주한 콜드플레이의 ‘Adventure of a lifetime’이었다. 기타로만 5분 가까이 연주된 이 곡의 유튜브 클립 조회수는 무려 300만 회가 넘었다. 콜드플레이의 보컬인 크리스 마틴이 이를 직접 보고 트위터에 “This is all kinds of awesome”이라는 찬사까지 남겨 화제가 될 정도였다.

▲ 콜드플레이의 보컬인 크리스 마틴이 콜드플레이의 노래를 재해석해 기타로 연주한 조원상 팀의 실력에 찬사를 보내는 글을 게시했을 정도로 시청자는 슈퍼밴드의 음악에 열광했다. ⓒ 콜드플레이 공식 트위터

악기와 연주가 보이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슈퍼밴드>는 음악 예능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조 PD는 어떤 악기가 어떻게 하나의 음악을 만들고 각 악기가 어떻게 자리를 채우고 합을 맞춰나가는지 그 과정을 상세하고 생생하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다. <팬텀싱어>에서 성취한 보컬들의 크로스 오버 음악은 <슈퍼밴드>에서 보컬과 악기, 악기와 악기 간의 크로스 오버 음악으로 발전하고 승화했다.

“<슈퍼밴드> 시즌1에서 호피폴라 팀에 첼리스트 한 명이 들어가 기존과 다른 밴드 음악을 보여줘요. 이번 시즌2에서는 1등을 달리고 있는 크렉실버 팀에 피아니스트 오은철 씨가 들어가 새로움을 보여주고요. 원래 크랙샷이라는 헤비메탈 4인조 팀이었는데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오은철 씨가 들어가면서 팀 색깔이 더 단단해졌습니다. 록과 피아노의 만남, 재밌지 않나요?”

밴드 음악의 맛은 연주자들의 조화를 보는 데 있다. 합주의 기쁨을 연주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음악의 감동을 동시에 느끼는 무대가 <슈퍼밴드>다. 조 PD는 “같은 드러머라도 정해진 팀과 선곡한 노래의 색에 맞춰 굉장히 강한 파워 드러머가 되기도 하고, 소리를 하나하나 죽여가는 데 힘을 들이는 드러머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드러머라도 다른 타악기에 도전을 한다든지, 노래 코러스에 참여한다든지 매번 바뀌는 팀에 따라 그 팀 속에서 최적의 역할을 찾아낸다. <슈퍼밴드>에서는 밴드라는 공동체를 통해 다양하게 변신하며 자신의 새로운 음악역량을 찾아가는 개인을 만날 수 있다. 개인의 성장 스토리와 한계를 모르는 뮤지션들이 창조해내는 음악 무대는 새롭고, 놀랍고, 감동을 주었다.

“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연주자는 어떤 때는 본인을 좀 더 죽이고, 어떤 때는 더 올립니다. 달라지는 팀 역할 속에서 연주자의 포지션이 달라지는 거죠. <슈퍼밴드>는 그런 역할의 변화와 그에 따라 음악이 달라지는 것을 따라가면서 보는 재미도 있어요. 음악은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슈퍼밴드>는 밴드 속에서 뮤지션들이 스스로가 어떻게 해야 하나의 음악이 창조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음악 프로그램이에요.”

앞으로 조 PD는 어떤 새로움과 다름을 포착해 대중에게 다가갈까. 그가 실험하고 성공시켜온 음악 예능은 다채로운 세상을 음악으로 새롭게 그리려는 그의 시선이 담겨 있다. 그 새로운 시도는 시청자에게 주기 위해 그는 기존의 음악에서 가려진, 아니 아직 나타나지 않은 장면을 상상했다. 상상은 새로운 변주를 낳고, 변주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새로운 음악으로 음악의 지평은 넓어지고, 감동은 깊어진다. 그의 음악 예능이 대중의 심장을 건드린 이유다.


디지털모바일 시대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콘텐츠가 생산되고 유통되며 소비된다. 레거시미디어는 생존 기로에 서 있다. 이 시대에 콘텐츠는 무엇인가. 제작자는 무엇을 고민하며, 어떤 기술과 실험으로 세상을 그려내는가. 콘텐츠는 시대정신을 담는다. 제작자는 시대를 읽는다. 오늘을 대표하는 콘텐츠와 제작자를 초청해 진행하는 <방송제작세미나> 강의를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1. 지금은 다큐시대 - 장해랑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

2. 나의 지역콘텐츠 이야기 - 안윤석 목포MBC PD

3. 히든싱어, 팬텀싱어, 슈퍼밴드로 보는 음악 예능 - 조승욱 JTBC PD

편집: 최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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