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이웃 임산부 돕기 나선 지역 사회

<앵커>

이 그림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으로 르네상스 시대 화가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이 그린 그림입니다. 

아기 예수를 잉태한 마리아를 친척 엘리사벳이 따뜻하게 환영하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연륜 있는 엘리사벳은 마리아와 함께 석 달 동안 시간을 보내며 그녀를 돌봐 주고 축복했습니다.

최근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모두 잔뜩 웅크리고 있는 가운데,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웃의 임산부들을 따뜻하게 돌봐 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 현장을 이성현 PD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코로나 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군에 '임산부'를 추가했습니다.

코로나 19에 감염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중증 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고, 조산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게 CDC 분석입니다.

[10월 출산한 산모 최은빈 : 입덧할 때도 먹고 싶은 게 있는데, 바로 음식을 사러 마트를 가기 힘들고, 식당도 못 가니 힘들었어요. 늘 코로나가 언제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런 게 되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이렇게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의 회복을 위해 지역사회가 나선 곳이 있습니다. 충남 계룡시의 한 마을회관에 부녀회원 5명이 모였습니다.

지역 내 임산부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사랑의 미역국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수요일에 회관에 모여 큰 솥에 임산부들에게 전달할 미역국을 끓입니다.

최고급 한우 국거리도 듬뿍 들어갑니다.

넉 달 동안 계속되고 있는 미역국 배달 서비스에 지역 내 임산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윤연경 부녀회장 : 뜨거운 미역국을 가져다 드리니까, 바로 그 자리에서 떠서 드시고, 너무 맛있다고 해주셨어요. 산모분들 건강하라고 기분 좀 좋아지라고 하는 거죠. 딸 가진 엄마 마음이죠]

매달 계룡시에 사는 산모 10명~15명이 5일 치의 미역국을 받았습니다.

미역국 배달 서비스를 하는 이 부녀회는 올해의 활동 경험을 살려서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박용숙 계룡시 자치협력새마을팀 팀장 : 임산부들은 홑몸이 아니잖아요. 홑몸이 아닌데,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는 게 참 힘들 것입니다. 미역국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게 몸조리 잘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계룡소방서에서도 임산부를 위한 119구급 서비스를 계룡시 전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산이 임박했거나 조산 우려가 있는 임신부나, 출산 후 거동이 불편한 산모와 영아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겁니다.

코로나 19 속에서 임산부 지원이 이뤄지는 곳이 계룡시만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는 임산부에게 한 달에 한 번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친환경 농산물 배달 서비스도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육아용품 꾸러미를 지원하고, 온라인 화상 대화를 이용해 태교 수업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있어야 한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마리아를 보살핀 엘리사벳처럼, 임산부를 돌봐주는 공동체가 더욱 필요합니다.

단비뉴스 이성현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현 / 편집 : 이성현 / CG : 이성현 / 앵커 : 정진명)


편집 : 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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