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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먼저 학비 없애 대학 서열 완화”
[지방대 위기와 혁신] ⑱ 교육 공공성 제고 위한 ‘반값‧무상 등록금’
2020년 08월 24일 (월) 23:35:48 임지윤 임형준 곽영신 기자 dlawldbs20@naver.com

“우리나라 대학들은 지금까지 수요자인 학생이 교육 서비스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내세우며 높은 등록금을 정당화해 왔습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수업을 하며 강의의 질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당연히 대학이 학생들에게 보상을 해야 합니다.”

지난 5월부터 대학등록금 반환운동을 펼쳐온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의 권연수(24·이화여대) 활동가는 6월 10일 <단비뉴스> 이메일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로 부실해진 대학교육은 ‘부당이득’ ‘불완전이행’ ‘학습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등록금 일부를 학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도 대학의 재정 책무성을 감독할 책임이 있으니 등록금 반환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며 “고등교육은 공공의 이익에 복무하기 때문에 앞으로 대학 등록금은 ‘반값’을 넘어 ‘무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자 부담 내세우는 대학, 등록금 일부 돌려줘야”

   
▲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에서 활동 중인 박소현 씨가 지난 6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코로나19 관련 대학 등록금 반환을 촉구하는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긴 연설)를 하고 있다. © 임형준

지난달 1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이 결성한 ‘등록금반환운동본부’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교육위원회 변호사들과 함께 ‘코로나 재난 속에 미흡했던 교육을 보상하라’는 취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교육부와 각 대학에 등록금의 25% 가량(사립대 100만원, 국공립대 50만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이 소송에는 건국대, 대구대, 공주대, 부산대 등 전국 42개 대학 학생 3500여 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틀 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대학 등록금 반환을 위한 ‘대학 비대면교육 긴급 지원사업’ 예산은 1000억 원에 불과했다. 전날 국회 교육위원회가 요구한 2718억 원에서 대폭 삭감된 액수다.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2020년 1학기 전체 재학생(267만 명) 기준 1인당 5만 원도 안 되는 수준이고, 각 대학이 지원받는 금액에서 학생에게 얼마나 나눠줄 지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라고 비판했다. 

등록금반환운동에 참여해온 박소현(25·춘천교대) 씨는 “교육부가 등록금 환불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인가를 볼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등록금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세상에서 정부와 사회가 대학생의 학습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나는 예비교사로서 평등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국가가 당연히 대학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대학생들의 등록금반환운동은 교육비의 수익자 부담 원칙과 대학 재정운용의 비합리성‧불투명성이라는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학의 공공성을 높이고 교육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반값‧무상 등록금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사립대 등록금 미국·호주·일본 이어 세계 4위 

비영리 연구기관인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사립대 학생 1명이 납부한 평균 등록금은 연간 743만 원이다. 계열별로 인문사회 646만 원, 자연과학 775만 원, 공학·예체능 828만 원, 의학 1037만 원 등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19’ 자료를 보면 한국 사립대 연간 등록금은 미국·호주·일본에 이어 4번째로 비싸다. 미국과 호주의 사립대 비율이 각각 32%, 8%이고 한국은 86%(전문대 포함)나 되는 것을 감안하면 비싼 등록금 순위로 사실상 세계 1~2위라 할 수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대학 중 연간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은 연세대였다.

   
▲ 2019년 기준 국내에서 등록금이 가장 비싼 대학인 연세대학교 전경. ⓒ 연세대 홈페이지

우리나라 대학의 높은 등록금은 고등교육을 민간에 맡기고 수익자 부담 원칙을 밀어붙인 정부 정책의 결과다. 1989년 노태우 정부가 등록금 인상 한도 규제를 폐지하고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를 시행한 후, 사립대 등록금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3배 정도 올랐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서 2010년 사이 10여 년간 사립대 등록금은 연평균 410만원에서 753만원으로 폭등했다. 2002년 김대중 정부의 산업대 등록금 자율화, 2003년 노무현 정부의 국공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치로 국공립대 학비도 날개를 달았다. 

지난 2011년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운동(모든 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자는 요구)이 거세게  일어나자,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년간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로 제한)를 도입하고 2012년부터 ‘국가장학금’ 제도를 시행했다. 국가장학금은 소득수준과 연계해 학생을 직접 지원하는 1유형과 등록금 동결·인하 노력과 연계해 대학을 지원하는 2유형으로 나뉜다. 지난해 국가장학금 예산은 3조6천억 원으로, 전체 대학생 중 31.5%에게 사립대 평균 등록금 절반 이상을 지원했다. 국가장학금은 정부가 재정으로 학생·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해 준 획기적 정책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국가장학금’ 학점 기준도 아르바이트 학생에 불리

그러나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고등교육 분야에서 정부가 추진해야 할 1순위 정책으로 ‘등록금 부담 경감’(33.0%)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민들이 대학 등록금에 아직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국가장학금은 2018년 기준 전체 재학생의 69.6%가 신청했지만 소득·성적 등 기준으로 42.6%만 선택돼, 혜택을 받지 못한 학생이 더 많았다. 소득 1~3분위(저소득) 학생에게는 2회에 한해 C학점 경고제를 운영하지만 소득 4분위 이상 학생은 한 번이라도 B학점 미만을 받을 경우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는 한계도 있다.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학점 관리를 못하는 저소득층 학생에게 불리하다. 

이 때문에 빚 부담에 시달리는 대학생이 많다. 2018년 2학기~2019년 1학기 동안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학자금 대출을 이용한 대학생 수는 46만2672명(일반상환 대출 20만4642명, 취업후 상환 대출 25만8030명)으로 전체 대학생의 13.9%에 이른다. 사립대의 학자금 대출 이용률(15.0%)이 국·공립대(10.5%)보다 높다. 

대구 북구에서 2년째 시간제 학원 강사로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마련하고 있는 석현아(20·가명·경북대) 씨는 “국립대라 사립대보다는 등록금 적지만 학생 스스로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올해 가구 소득 9분위 판정을 받으며 8분위 이하 대학생까지만 지원하는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해, 장학금이 지급되는 대외활동을 하나 더 늘렸다”고 덧붙였다.

   
▲ 대구 북구에서 시간제 학원 강사로 일하며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석현아 씨. 그가 재학 중인 경북대는 2020년 1학기 등록금의 10%인 22만 원을 2학기 특별장학금으로 돌려주기로 했다. © 임지윤

비싼 등록금, 저소득층 학생 교육 기회 막아

비싼 등록금은 저소득층 학생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앗아간다. 이삼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등록금 수준과 저소득층 학생 비중(2020)’ 논문에서 2014~2016년 한국장학재단 장학금 신청 자료와 전국 399개대 재학생 정보를 분석한 결과, 대학 등록금이 비쌀수록 저소득층 학생 비중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년제 대학 중 저소득층(소득 1·2분위) 학생 비중은 3년간 연평균 등록금 299만 원 대학에서는 23.7%, 540만 원 대학에서는 28.7%였지만, 673만 원 대학은 25.9%, 729만 원 22.6%, 813만 원 17.4%로 줄었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저소득층의 대학 선택에서 직접적인 비용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저소득층의 경제적 고려가 고등교육기관 선택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국가장학금 지원 확대가 일정한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등록금의 수익자 부담 원칙에서 벗어나 국가가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국가 장학금 도입 8년, 등록금과 고등교육재정(2019)’ 보고서에서 “국가장학금 제도가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고 대학 공공성을 높이는 토대로 역할하려면 정부가 현재 부족한 국가장학금 액수와 대상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수조 원의 국민세금을 국가장학금으로 지원하면서 대학에 직접 투입하지 않고 학생 개인에게 지급해, 사립대에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개혁을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등록금의 절반 정도인 ‘표준 등록금’을 도입해 고지서상의 등록금액을 절반으로 낮추고 대학에 직접 재정을 지원하면서 투명성·민주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장학금 예산 늘려 ‘반값등록금’ 구현해야 

현재 전국 대학의 등록금 총액은 약 14조원으로 추산되는데, 대학 자체 장학금 3조 원을 제외하면 11조 원 가량이 남는다. 따라서 정부가 실질 반값등록금을 시행한다면 약 5조5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해 국가장학금으로 3조6천억 원을 이미 지원했으므로,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1조9천억 원 수준이다. 이 정도 예산이면 진짜 반값등록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

   
▲ 2019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고등교육에 지원되는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3분의 2 수준밖에 안 된다. 고등교육비에 대한 ‘정부 : 민간’ 지출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38 : 62인 반면, OECD 평균은 66 : 32로 정반대다. © 교육부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으로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확보해 대학에 교부하면 국세 수입에 급격한 변동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학이 안정적인 재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6~10%를 단계적으로 확보하거나, 처음부터 8% 또는 10%를 확보해 대학에 지급하는 하는 제도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고등교육 공교육비 비율이 0.7%로 OECD 평균(0.9%)보다 낮고,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OECD 평균 67.4%밖에 안 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방안으로 제시돼 왔다.

김 연구원은 “정부가 등록금 지원을 강화하게 되면 대학구성원이 등록금과 예결산을 심의하는 법적기구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며 “위원회에 학부생·대학원생 대표 참여 보장, 학교법인이 추천하는 재단 인사 참여 금지, 전문가 위원 추천권 학생에게 부여, 등록금과 대학재정 현황 자료 공개 등 재정 운영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정부가 사립대 재정 지원을 늘리면서 사립대 운영의 공공성을 높이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김효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 임지윤

중장기적으로는 ‘대학 무상교육’ 추진 필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도 대학 무상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방 국공립대 무상교육을 위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도 대학 무상교육을 실시했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등록금 반환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을 포함,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국가의 재정 책임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중대한 사회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학서열화 등의 각종 폐해 개선을 위한 지방대 살리기, 그중에서도 지방 국공립대 무상교육 및 지방 사립대의 온전한 반값등록금 실현부터 확실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픈 만큼 치료받을 것인가? 아니면 돈 낸 만큼만 치료받을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백이면 백,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한다고 답할 겁니다. 똑같이 교육에 대해서도 묻는다면, 역시 많은 국민들이 돈 낸 만큼만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 필요한 만큼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답할 거예요. 교육이 백년지대계이고, 어느 나라나 국가가 기본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가장 공공적인 영역이라면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고등교육비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과 부담 문제를 해소해줘야 합니다. 사회에서 일정한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하더라도, 자신의 경제력이 없는 학생들, 청소년들에게만큼은 국가가 전면적으로 교육 기회와 비용을, 공정한 사회 진출을 보장해야 합니다.”

   
▲ 안진걸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아픈 만큼 치료받아야 하듯 필요한 만큼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지방국립대 등의 무상교육을 주장했다. 사진은 다른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안 위원장. © 임지윤

같은 토론회에서 김한성 부산대 교수회장도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의 인력난, 이로 인한 지역산업의 붕괴와 지방대 황폐화가 꼬리를 물고 악순환하고 있다”며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나 포스텍(포항공과대),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정부의 집중 지원을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린 사례처럼 지방국립대 등록금을 100% 무상으로 하면 지방대와 지역이 함께 살아나 수도권 인구 과밀화와 인재 독식 구조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지방 국립대학 무상교육을 위한 100만 전자서명운동’을 이끌고 있으며, 현재까지 1만여 명의 교수와 학생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달 30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헌법 제31조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제123조는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말하고 있다”며 “이 둘을 결합해 고민하면서 교육 기회의 평등을 이루고 황폐화된 지역·지역대학을 살리기 위해 무상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이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교육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국가”라며 “그러므로 교육의 공공성 개념으로 보았을 때 고등교육에 드는 비용은 국가가 지불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OECD 회원국 3분의 1 국공립대 무상교육

지방국립대 무상등록금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6~17세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생기는 초중고 교육예산 여분을 대학으로 돌리는 것 등 다양한 재정조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지방 국립대생 34만 명에게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등록금 150만 원 중 50만 원을 우선 지원하면 6천억~7천억 원 정도, 전액을 지원하면 2조 원 정도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OECD 교육지표 2019’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약 1/3에 해당하는 북유럽 국가(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와 그리스,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의 국공립 고등교육기관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 이들 나라의 대학은 대부분 국공립 비중이 높다. 또 다른 1/3의 국가들(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등록금이 낮거나 중간 수준으로, 연평균 우리 돈 300만 원 미만의 금액을 낸다.

   
▲ 유럽 여러 나라 대학생들이 무상교육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주거비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진은 코로나대학생119 등 청년단체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대학생 학습권 피해사례를 발표하는 모습. ⓒ 코로나대학생119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튀빙겐대에서 라틴어와 철학을 전공하는 김인환(27) 씨는 지난달 3일 <단비뉴스> 전화인터뷰에서 “독일은 통일 이후 재정 상황이 악화되자 2000년대 초반 등록금을 부과했는데, 내가 거주하는 지역 대학의 경우 한 학기에 500유로(60만~70만 원)정도였다”며 “그런데도 학생 등 시민들이 너무 비싸다고 항의한 결과 2010년대 초반 등록금을 아예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물론 독일은 고졸자 중 30% 정도만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정원제로 학사관리를 엄격히 하는 등 우리나라 여건과 다른 부분이 있다. 김 씨가 지난 학기 외국인으로서 학교시설 이용 및 교통카드 사용 목적 등으로 대학에 낸 돈은 약 150유로(약 17만 원)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정상적인 수업이 어렵게 되자 그마저도 환불받았다고 한다.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와 미국의 하버드 등 선진국 명문대학은 대부분 수도가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에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지방에 있는 대학을 교육의 품질과 상관없이 ‘지잡대’ 등으로 싸잡아 부르며 멸시하고 차별하는 풍토가 심하다. 지방대생들이 편입 등을 통해 서울로 ‘탈출’하는 행렬도 끊이지 않는다. 저출산 추세로 학생 수가 점점 줄면서 지방대 중 상당수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와 <단비뉴스>는 심층기획 ‘지방대 위기와 혁신’을 통해 서울 중심의 불균형 발전과 왜곡된 학력 경쟁 등이 낳은 지방대 소외의 실상을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편집 : 오동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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