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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에 없는 기념일, ‘바다 식목일’
[영상 실험실] '달력 읽어주는 형들'
2020년 05월 10일 (일) 19:58:13 임지윤 강찬구 기자 dlawldbs20@naver.com

5월 10일 ‘바다 식목일’이다. 바닷속 생태계의 중요성과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날이다. 범국민적인 관심 속에서 바다숲을 조성하자는 목적으로 2012년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2013년부터 대한민국 국가기념일로 시행됐다. 4월 5일 식목일이 육지에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라면 5월 10일 바다식목일은 바다에 해조류를 심어 바다에 숲을 조성하는 날이다.

하지만 달력에도 표시가 되어있지 않고 언론에서 많이 다루지 않아 아는 사람이 적다. 해양 생태계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1%를 차지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의 식탁에는 하루 한 끼도 거르지 않고 적어도 김 한 조각 또는 생선 반 토막이라도 올리며 생선 및 해조류 등 수산물을 섭취한다. 그러면서도 정작 우리는 바다의 소중함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바다는 지금 사막화와 쓰레기로 신음

바다 사막화 문제가 심각하다. 바다 사막화는 갯녹음 현상이라고도 한다. 암반에 물고기의 서식지가 되는 해조류가 숲을 이룬 ‘바다숲’이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암반을 덮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수산자원관리공단은 2017년 기준으로 2014~2016년 갯녹음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해안 전체 암반 면적의 61.7%가 사막화했다고 발표했다. 연간 축구장 1천800개 면적의 바다 숲이 사라지는 것이다. 바다 생태계가 파괴됨에 따라 연간 어업소득도 40% 이상 감소했다.

   
▲ 동해안 해양 암반은 현재 성게가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며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 한국수산자원공단

전 세계적으로도 ‘바다 사막화’ 현상은 심각하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이자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지인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불과 2년 사이에 산호초의 33%가 사라졌다. 미국 자르비스 섬에서는 410헥타르 크기의 산호 숲 가운데 95%의 산호가 폐사했다.

사막화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바닷물에 녹아있던 석회질이 특정한 이유로 바닥에 깔리면서 생기는 부분도 있고, 우리나라 동해 같은 경우는 해조류를 먹는 성게가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면서 사막화가 진행된다. 해수면 온도 상승도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으니, 바다 사막화도 결국 ‘인재’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 역시 사막화와 관련 있다. 바닷물에 넓게 분포한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플랑크톤도 대량으로 제거되는데, 이것이 곧 해양생태계 파괴와 사막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바다로 들어오는 해양 쓰레기의 총량은 약 17만7천 톤으로 추정된다.

해양 쓰레기는 바다 동식물을 위협해 바다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한다. 실제로 유엔 환경 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바닷새가 100만 마리, 고래나 바다표범 등 보호해야 할 해양포유동물이 10만 마리나 해양 쓰레기에 걸려 죽어간다. 이처럼 바다동물의 목, 다리, 부리, 날개 등에 낚싯줄, 밧줄, 그물, 풍선줄 등이 걸려 생존에 큰 지장을 받거나 버려진 어망이나 통발에 의도하지 않던 생물이 걸려 죽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유령 어업(Ghost fishing)이라고 한다.

올해는 특별한 ‘바다 식목일’ 맞아

바다 식목일은 바다 사막화를 회복하기 위해 제정됐다. 현재 정부는 바다숲 조성을 통한 수산자원 회복을 국정과제로 삼고, 매년 3000헥타르 이상 바다숲을 만들고 있다. 지난 12년간 조성된 바다숲만 여의도 면적의 72배인 2만 1000헥타르에 이른다. 2030년까지는 전국 연안 암반의 75%에 해당하는 5만 4000헥타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해양수산부는 올해 코로나19로 '바다 식목일' 체험 행사가 어려워지자 '바다 숲 체험하기'등 색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 해양수산부

올해로 여덟 돌을 맞이하는 바다식목일은 예년과는 조금 다르게 치러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기념식이나 체험행사는 하지 않는 대신, 아이들의 마음에 바다숲을 심었다. “바다에게 생명을, 우리에게 미래를”이라는 주제로 체험교구와 교육 영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했다. 코로나19로 피해가 큰 대구,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충청북도 등의 유치원, 초등학교에 약 3만 개의 체험교구가 제공됐다. 

기자에게 직접 듣는 ‘해양 쓰레기’ 현장

<단비뉴스> 환경부는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시리즈에 이어 ‘미세먼지’, ‘해양 쓰레기’, ‘플라스틱’ 등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지난 12월 출고된 <폐 부표가 미세플라스틱 되어 식탁에> 기사로 경남 통영의 ‘해양 쓰레기’ 실태를 담은 이정헌 기자를 만나봤다. 아래는 대담 내용 전문이다.

이정헌 기자(이하 이) : 네, 안녕하세요. <단비뉴스> 환경부 이정헌 기자입니다.

임지윤 기자(이하 임) : ‘바다식목일’에 관해 들어보셨나요?

: ‘바다식목일’은 처음 들었고요. 허겁지겁 알아보니까 오늘이 바다식목일이라 하더라고요.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 해양 쓰레기 중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직접 방문한 경남 통영 해안의 상황은 얼마나 심각했나요?

: 모든 해안을 방문한 건 아니라서요. 저희가 방문한 통영의 일부 해안들을 보면 조류와 해안 지형에 따라서 해양 쓰레기가 일방적으로 모여서 갇히는 구간들이 있습니다. 특히 움푹 팬 해안이라고 하죠. 통영 사람들은 ‘개(만∙灣)’라고 하는데 그런 구간과 일부 해변이 모래알과 스티로폼, 부표 같은 큰 덩어리부터 잘 개 쪼개진 알갱이까지. 그냥 뒤섞여있는 상태였습니다.

구체적으로 한 가지 말씀드리면 현장에서 해변, 모래사장을 밟는데 푹신푹신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통상 모래알을 밟으면 땅이 움푹 꺼지는데 스티로폼 알갱이가 섞인 해변은 밟으면 푹신푹신한, 뛰어오르는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당시 현장에서 해양 정화활동을 하시던 선촌 마을 주민분께서 땅을 팔 때마다 알갱이가 계속 나오는데, 그걸 보시면서 ‘치워도 한 주만 지나면 알갱이가 다시 쌓인다’고 탄식하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만 통영 환경운동연합에서 실어 나른 쓰레기가 약 7만 톤이라고 합니다. 1톤 트럭으로 68대 분량인데, 물론 이 쓰레기에는 스티로폼 부표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쓰레기도 있기는 하지만 스티로폼 부표가 굉장히 많았고, 통상 스티로폼 부표가 하나에 1.5kg이었는데 물을 먹으면 4~5kg으로 무거워지는 걸 감안하면 시민단체에서 수고했지만 굉장히 많은 양인 거죠.

: 쓰레기가 주로 어디서 오는지 취재가 되셨나요?

: 우선 해양 가에 쌓이는 쓰레기는 해류를 따라 멀리서 오는 경우도 있고요. 가깝게는,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인근 양식장에서 상당 부분 나오는 걸로 추정됩니다. 통영은 전국 굴의 80%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산지인데 여기서 어린 굴을 줄에 매달아서 수면 아래로 늘어뜨려 키우는 수하식(垂下式) 양식 방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여기서 스티로폼 부표가 주로 사용되는 건데 양식장에서 스티로폼 부표가 수면 위를 떠다니다가 부서지고 해안가로 떠밀려 내려오는 거죠.

: 스티로폼 부표를 꼭 이용해야 하나요?

: 우선 비용적인 면에서 해안가 주민들은 쓸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기존의 스티로폼 부표라고 하는 게 통상 가격이 5천 원대를 이루고 있다 하는데 친환경 부표라 하는 것도 문제는 가격이 2~3만 원으로 훨씬 비싸고 더 큰 문제는 뭐냐면 친환경이라고는 하지만 스티로폼에다가 플라스틱 케이스를 씌워놓은 형태에요. 이것도 결국은 플라스틱이 깨질 수밖에 없죠. 오래되면. 이런 한계를 가지고 있죠.

   
▲ 지난해 12월 14일 <단비뉴스>에 출고된 박지영, 이정헌 기자의 <폐 부표가 미세플라스틱 되어 식탁에> 기사. ⓒ <단비뉴스>

: 혹시 해양 쓰레기 문제를 취재하게 된 동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 원래 이거는 함께 취재한 환경부 박지영 기자가 ‘미세 플라스틱’을 주제로 기획한 기사고요. 저는 해당 주제에 관심이 늦게 생겨서 합류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출발한 취재였는데 소재가 해안에 있었던 거죠. 개인적인 동기를 말씀드리면 ‘Web of Science’라는 해외 사이트가 있어요. 전 세계 만 이천여 개 학술지에 실린 논문 정보를 찾아보는 곳인데, 그곳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즉 ‘미세 플라스틱’을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까 관련 논문 수가 최근에 아주 급증했습니다. 2012년 13건에서 2019년 722건으로. 학계에서 미세 플라스틱에 관해 본격적인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국내에서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2년부터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단비뉴스>가 달려든 거죠.

: 바타 생태계를 회복하려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게 우선인데 취재 때 만난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제시했나요?

: 굉장히 많은 분들이 여러 방법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여러 가지를 압축해 보면 당연히 사용량을 줄여야 되고 폐플라스틱은 회수하고 재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전문가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게 이 모든 과정에 관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해양 쓰레기 같은 경우에는 컨트롤 밖에 나가면 수거가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컨트롤’이라는 게 해당 쓰레기를 모을 수 있는 형태, 그걸 ‘컨트롤’이라 하는데, 컨트롤을 벗어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우리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관리체계가 필요한 거고, 얼마만큼 생산되고 얼마만큼 쓰였고, 또 얼마만큼 버려졌나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일종의 플라스틱 라이프 사이클을 토대로 시스템을 만든 다음에 정책을 도출해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을까요?

: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만들어져서 분해되기까지 500년, 700년. 물론 플라스틱 제품마다 다르지만 긴 시간이 걸린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그것은 추정치일 뿐이다’,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우리는 500년 지나보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결국 더 걸릴 수도 있다. 시간이. 

이런 의미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굉장히 까마득한 시간이잖아요. 최초의 플라스틱이라고 하는 게 1860년대 코끼리 상아로 만든 당구공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였는데, ‘그렇다면 그 플라스틱 당구공이 지금도 어딘가에 쓰레기가 되어서 남아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든 거죠. 좀 웃기긴 해요. 엉뚱한 상상이기는 해도 요지는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가 후대에 물려줄 역사도, 유산도 아니고 반드시 저마다의 세대에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란 생각이 든 거죠. 그런 생각을 해서 많은 분들께서 주변의 플라스틱 쓰레기에 한 번쯤 주목해 주고, 또 그걸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관심 갖고 고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① 거 물렀거라!!! 낭랑 18세 투표할 테니

③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11주년

편집 : 임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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