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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함께 퇴치해야할 우리의 혐오증
[단비발언대]
2020년 05월 07일 (목) 10:48:47 이예슬 기자 yeslowly@gmail.com
   
▲ 이예슬 기자

'이제 대구 사람이라면 치가 떨린다' '대구·경북 탈출은 지능순' 대구·경북 지역과 관련한 코로나19 뉴스 보도의 포털 사이트 댓글들이다. 모두 코로나19의 발원지를 대구·경북으로 지목하고 감염병 대규모 확산의 책임을 대구·경북 시민들에게 돌리는 내용이다. 지난 2월 18일 대구 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이자 국내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대구·경북 시민들을 비난하고 혐오감을 드러내는 게시물들이 끊이지 않는다. 팬데믹 상황인 지금, 공동체를 지키려면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것 못지않게 혐오를 퇴치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바이러스 확산 이후, 질병에 대한 공포심은 타인을 향한 혐오로 돌변했다. 초기에는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된 우한과 중국, 그 다음엔 신천지와 대구, 전세계로 확장되면서 국가와 인종에 따라 비난의 화살을 겨누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방역을 치켜세우던 초반과 달리 미국 내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공개석상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고 사용했다. 이러한 표현은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지역 혐오, 나아가 인종 혐오 의식을 확산시킨다. 유럽에서는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혐오가 상대적 약자를 대상으로 그 타겟을 바꿔가며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폐쇄병동 환자,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노인빈곤층 등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은 우선적 대상이 됐다. 이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는 결국 혐오의 화살이 되어 날아갔다.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은 내국인보다 뒤늦게 마스크를 살 수 있게 됐고, 긴급재난지원금에서도 대부분 소외됐다.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많은 장애인들은 고립된 채 지내고 있다. 어떤 집단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거리를 의도적으로 좁히는 것도 필요하다.

   
▲ 코로나 이후 시대는 인간이 서로가 연결되어 '공생'하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 '연대'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 Pixabay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교수는 타자에 대한 혐오로 가득한 코로나 상황에서 율라 비스의 <면역에 관하여>의 내용을 인용,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라는 말을 강조했다. 상대가 누구든 타인이 감염되는 순간, 나 역시 안전할 수 없다는 문학적 표현이자 의학적 사실이다. 나와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윤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혐오의 가시밭길을 지나고나면 결국 우리는 혐오가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에 도달할 것이다.

전세계적인 감염병을 겪으면서 우리가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있다. 우리는 ‘호모 심비우스’, 즉  공생하는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은 타인과 함께하기 때문에 살아갈 수 있고,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코로나19가 모두 지나간 뒤, 이 세상은 함께 위기를 잘 이겨냈다는 연대의식과 앞으로도 함께하면 불가능할 것이 없다는 믿음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편집 : 윤재영 PD

[이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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