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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지금은 데이터의 시간이다
[단비발언대]
2020년 04월 17일 (금) 13:53:48 김성진 기자 ksj949773@gmail.com
   
▲ 김성진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최근 일주일 새 50명 아래로 떨어졌다.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덕이 크다. 지자체는 확진자의 이름을 가리고 요 며칠간의 동선을 알린다. 자료를 보면 주민 스스로 동선을 수정해서 감염 위험을 낮추라는 의도다. 이렇게 일부 정보를 삭제해서 누군지 알 수 없게 만든 정보를 가명정보라 한다. 코로나19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어서 확진자와 접촉을 줄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러니 국민들도 자연스럽게 확진자 정보를 알고 싶었다. 코로나 관련 앱이 플레이스토어 인기 앱 1~3위에 오른 것도 다 정보에 대한 요구 때문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동안 한국은 국가적으로 가명정보의 효과를 체험했다. 그런 지금이 데이터 경제를 앞당길 골든 타임이다. 기술의 진보는 여론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2000년대 초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를 되돌아보자. 황 박사 연구는 그 분야에서 선발주자였던 미국의 수준을 제쳤다. 미국의 연구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아줄기세포를 만들려면 사람이 될 수 있는 수정란을 파괴해야 한다. 그 윤리 문제 때문에 나중에는 미 정부가 재정 지원을 끊어버리게 된다. 결국 다 여론의 문제다. 한국도 결국 황 박사의 부정 논문으로 연구가 사실상 중단돼 버렸다. 프란 레보비츠는 “과학의 공이 세상 사람들을 납득시킨 사람에게 돌아간다” 고 했다. 결국 기술도 발전하려면 여론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 확진자의 감염자와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이 지난달 26일 가동하기 시작했다. ⓒ KBS

그런 의미에서 확진자 동선 공개가 갖는 의미는 크다. 가명정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돌려놓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처음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확진자 동선이 가명정보라 하지만 주거지와 직장을 공개하면 어떤 개인으로 특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구 신천지를 시작으로 집단 감염의 우려가 함께 높아지면서 여론의 관심은 점차 정보의 속도에 집중했다. 이젠 코로나가 더 퍼지기 전에 정보를 공개해 달라는 거다. 지난 3월엔 구로구 콜센터가 지역의 감염 전파지가 됐다. 이날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한 구로구 블로그 글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다. “구로구는 그날 올려줘서 좋네요. 양천구는 왜 이렇게 느린지 (모르겠어요)”

데이터 3법은 지난 1월에야 국회 문턱을 넘었다. 그동안 가명정보 활용의 길은 막혀 있었고 데이터 경제의 동력이 될 기술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양자정보통신,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 26개 분야에 대한 한국의 수준을 평가했다. 한국은 26 개 중 14 개 분야에서 최하위였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미국의 현재 수준을 따라잡는 데만 2년이 걸린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한국이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며 “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신속하게 전략을 세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간 것이다. 

당장 시급한 건 데이터 거래의 활로를 뚫는 것이다. 미국의 인공지능 기술이 성장한 배경에는 200조 원 규모의 데이터 거래 시장이 있었다. 데이터가 원활하게 유통하도록 헬스베리티 등 거래를 중계하는 사업도 활성화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민간 데이터거래소 KDX가 출범한 데 이어 금융분야 데이터 거래소가 올 초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데이터의 가치는 서로 다른 두 분야를 결합할 때 극대화한다. 영국의 사회역학 전문가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켓 교수는 소득 불평등과 정신 의학 데이터를 결합해 “불평등한 국가일수록 정신건강이 악화한다”는 통찰을 이끌어냈다. 이처럼 데이터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유통돼야 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데이터 생산량이 세계 5위 수준이다. 그럼에도 활용 면에서는 31위로 추락하는데 지금까지 거래가 막혀 데이터가 적재적소에 활용되지 못했다. 한국은 원하는 데이터를 얻지 못하는 피로감이 데이터 연구를 저해했다. 지리정보(GIS) 연구원은 정부에 공공데이터를 청구해도 원하는 결과를 못 얻으니 시도도 하기 전에 단념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결국 데이터 거래가 활발해야 관련 연구도 속도를 낼 수 있다.

한국의 데이터 경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난 2월 중학생들이 코로나19 확산 정보를 알리는 코로나 나우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 나우는 스타트업의 인공지능 기술과 연계해 챗봇 형태로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활용할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의 기술도 덩달아 발전할 것이다. 가명정보가 공익을 창출한 지금의 코로나19 국면이 데이터 경제를 활성화할 골든타임이다. 


편집 : 신수용 기자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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