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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전략에 속수무책인 규제
[미디어비평] 주류 방송광고, 허용범위는?
2020년 04월 07일 (화) 13:02:32 이자영 기자 delicious_12@naver.com

친숙한 주류광고 전략

거대하고 둥근 몸을 가진 두꺼비가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며 소주 한잔을 곁들인 뒤, 술자리에 나타나 새로운 술병을 내민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소주 브랜드 광고다. 광고에 등장하는 두꺼비 캐릭터는 거대하지만 귀여운 외모를 지녔다. 아이들이 봐도 친숙하게 느낄만한 외모다. 용산 한 영화관 앞과 영등포 한 쇼핑몰 로비에서 이 두꺼비를 볼 수 있다. 시각적인 마케팅을 위해 두꺼비와 소주 모형을 만들어 설치해둔 것이다.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 어린이들을 볼 수 있다. ‘순함’과 ‘과일 소주’를 내세운 주류들이 등장하면서 소주는 젊은 층에도 어필하고 있다. 이 광고를 내세운 주류도 현재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 소주 광고에 등장한 두꺼비 캐릭터. 최근 이 캐릭터 조형물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종합쇼핑몰 등에 설치되었다. ⓒ HITEJINRO 유튜브

주류광고 규제 강화 움직임

주류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붙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유명인 사진을 부착한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보건복지부도 규제를 강화했다. 올해부터 술 마시는 장면은 방송 광고에 넣을 수 없다. ‘카~’와 같은 의성어도 금지된다. 음주를 미화하고 소비를 권장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규제 속에서 두꺼비 광고는 주류업계가 찾아낸 새로운 대중화 전략이다.

담배는 오래전부터 규제해왔지만, 주류는 여전히 자유로운 편이다. 주류광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는 오래됐지만, 작년 6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비로소 박차를 가했다. 핀란드 방송법에서는 도수 22% 이상 주류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이하의 경우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2시간을 제외한 시간에만 허용한다. 프랑스와 스웨덴, 노르웨이는 주류 방송 광고를 전면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류 TV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음주 폐해 예방실행계획’을 2018년 11월 발표했다. 골자는 주류광고 기준 강화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시행령으로 규정한 주류광고 기준을 법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TV•라디오•영화관 등 전통매체에 적용하던 주류광고 제한기준도 강화한다. 주류광고 금지 시간을 DMB•IPTV•데이터 방송에도 적용한다. 신생 매체에서도 주류광고가 급증한 점을 고려한 것이다.

광고에서 직접 술을 마시는 행위나 소리로 음주를 유도•자극하는 표현도 ‘음주를 미화하는 행위’로 보고 금지된다. 또 2018년 11월 개발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등에 등장하는 음주 장면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조처다. ‘알코올은 발암물질로 지나친 음주는 간암, 위암 등을 일으킵니다’라는 과음 경고문구는 광고에도 직접 표기해야 한다. 그동안 주류용기에만 표시하던 것이다. 주류광고금지 교통수단도 도시철도에서 공항•항만•자동차•선박 등으로 확대된다. 주류광고를 위반했을 때는 현행 벌금 100만 원에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한다. 복지부는 올해 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 해당 주류는 웹드라마 형식으로 광고를 내보냈다. 경고문구를 아래 표시하고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주류를 광고하는 문구는 청소년이나 미성년자에게 소비를 권장하고 음주를 미화할 수 있다. ⓒ 롯데주류 유튜브

주류 방송광고, 영향만큼 더 구체적이어야

방송 광고는 편성이나 보도, 프로그램 내용보다 우선적으로 규제하는 대상이다. 방송규제는 방송의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방송법에 근거한다. 지상파•종편•케이블•위성•IPTV까지 방송법 규제를 받지만, 플랫폼에 따라 ‘비대칭규제’를 받는다. 지상파에서 허용되지 않는 대부업 광고가 종편∙케이블 등에서는 허용되는 것이 그 예다. 인터넷방송은 아예 방송법 규제 대상이 아니다.

주류 광고가 지상파 방송 등에서는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지만, SNS와 유튜브 채널에 시청자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올해 강화되는 광고 규제에도 ‘두꺼비’는 저촉되지 않는다. 규제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광고는 어떤 식으로든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주류 광고를 전담하는 단독 심의기구 설립이 필요하다. ‘방송 광고 심의에 관한 규정’만 적용하기에는 규제범위와 기준이 너무 넓고 느슨하다. 인터넷방송이 방송법 적용을 받지 않고 심의기구도 없어 많은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잇따른 규제에 주류업계는 난감해한다.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지상파에서는 규제 시간 외 주류광고가, 케이블과 종편에서는 대출 광고가 법 개정 후에도 방송될 것이다. 어린이들은 주류광고 캐릭터를 친숙하게 생각하고, 대출 광고 노래를 동요처럼 흥얼거린다. TV와 라디오에 적용하는, 방송광고 시간만 규제하는 방식은 정답이 아니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얼마든지 광고를 접할 수 있는 시대다. 이런 문제를 포괄하는 독립적인 심의기구 설립이 시급하다.


편집 : 임지윤 기자

[이자영 기자]
단비뉴스 시사현안팀, 환경부, 미디어부 이자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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