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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랙티브 드라마’를 제안한다
[미디어비평] 시청자를 작가로 만드는 실험
2019년 01월 25일 (금) 21:50:09 박경민 기자 bkminrudals@naver.com

학생, 직장인을 막론하고 ‘잼라이브’ 열기가 뜨겁다. 실시간 퀴즈쇼 잼라이브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일 생방송을 진행한다. MC가 문제를 내면 시청자들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답을 전송하는데, 열 두 문제 중 최종 문제까지 살아남은 이들이 상금을 나눠 갖는 형식이다.

거실에서 오순도순 가족이 모여 앉아 문제를 풀던 ‘우리말 겨루기’나 ‘1대100’같은 기존 TV 퀴즈프로그램은 일방향적이다.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답에 관해 토론해도, 아무리 큰 목소리로 답을 외쳐 봐도 브라운관 속 출연진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답을 모두 맞추더라도 그에 따른 보상은 시청자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 시청자 참여퀴즈쇼 잼라이브는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기술 진보를 통해 퀴즈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했다. ⓒ 잼라이브 인스타그램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실시간 채팅창을 띄우고 상금을 챙길 수도 있는 시청자 참여퀴즈쇼 잼라이브는 스마트기기와 인터넷 기술 진보를 통해 퀴즈 프로그램의 한계를 극복했다. 프로그램 참여가 시청자 이익으로 직결되니 시청자들은 방송에 극도로 집중한다. 이를 주목한 기업들은 잼라이브에 상금을 지원하고 자기네 제품과 상표를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한다. 심지어 연예인이 직접 잼라이브에 출연해 개봉 예정 영화를 홍보하거나 아이돌의 신곡 홍보 플랫폼으로도 이용될 정도다.

침대 위나 지하철 등 어디서나 TV와 영화를 시청하는 시대가 왔다. 이에 발맞춰 미디어 기업들은 인터넷만 있으면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있는 ‘POOQ’과 ‘Tving’, ‘옥수수’, ‘올레티비’ 등의 서비스를 내놨다.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는 러닝타임이 비교적 짧거나 모바일 기기로 보기 좋게 편집한 웹드라마‧웹영화‧웹예능을 게재한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인터넷, 모바일 기술을 이용했다기보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급변한 시청자들의 행태를 파악해 짜낸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웹툰도 독자 몰입도를 높이고 감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우스 스크롤 위치에 따라 그림이 움직이거나 노래가 재생되는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하는 마당이다.

퀴즈쇼와 웹툰마저 기술발전의 파도를 잡아타는 이 시대에 드라마의 행보는 다소 아쉽다. 2000년대 초반, ‘프린세스 메이커’ ‘딸기’ ‘리플레이 러브’ 등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 한창 유행했던 적이 있다. 주인공 시점인 게임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게임의 전개가 뒤바뀌고 결말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용자마다 각각 다른 옵션을 선택할 것이므로 게임 안에는 여러 개 결말이 준비되어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이 본 결말을 공유하고, 모든 결말을 직접 보기 위해 게임을 몇 번씩 반복 플레이하기도 한다.

드라마도 잼라이브처럼 스마트폰 통신기술을 활용한다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시청자들이 주도적으로 극을 전개할 수 있다. 생방송 중 옵션1, 옵션2 선택지를 제공해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투표하면 많이 선택한 옵션으로 드라마 내용이 전개되고 바로 송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어느 시점에 얼마나 자주 선택지를 주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몰입도가 달라질 것이다.

   
▲ 인터랙티브 드라마는 시청자한테는 자신들이 극을 능동적으로 끌어내는 데 재미가 있고, 제작진에게는 시청률과 댓글 이상으로 시청자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 ⓒ JTBC

선택되지 않은 옵션의 촬영분과 편집에 따른 비용과 시간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한테는 자신들이 극을 능동적으로 끌어내는 데 재미가 있고, 제작진에게는 시청률과 댓글 이상으로 시청자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실험이 될 수 있다.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형식의 콘텐츠가 일상적인 시대가 왔다. 디지털 시대가 꿈꾸던 모습이다.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강자인 드라마도 이런 형식을 시도해야 한다. 이용자와 소통하지 않는 콘텐츠는 버림받기 때문이다.


편집 : 박선영 기자

[박경민 기자]
단비뉴스 국제부 박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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