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다가 본 한국과 아시아] ① 아름다움의 기준

인도네시아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으로 유학 온 아르요노 디다(22·본명 Aryono Afridha Putri) 씨가 동남아시아인의 시각으로 한국과 아시아 문화를 관찰하고 재해석하는 기획기사를 <단비>에 연재합니다. (편집자)

▲ 아르요노 디다 PD

한국에 와서 8개월 간 영국 신문 <가디언>을 읽어왔는데 재미있는 제목의 기사가 실려있었다. ‘코르셋을 벗어라: 남한 여성들 엄격한 미의 기준에 반란.’ 이 기사에는 내가 동의하는 대목이 있었다. 한국에서 적용되는 미의 기준은 9등신 몸에 가는 다리와 창백한 피부, 그리고 작은 얼굴에 큰 눈, 높은 코, 앵두 같은 입술을 한 여성이다.

모든 나라에 이상적인 체형이라고 여기는 기준이 있지만, 한국은 유별난 것 같다. 한국의 획일주의는 수백만 명이 같은 용모를 가지게 노력하도록 유도한다. 얼굴만 하더라도 한국인들은 작을수록 예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얼굴형은 ‘브이-라인’(V-Line)이라 불리는데 얼굴이 좁고 하관이 빠른 것을 뜻한다. 계란형도 선호된다.

피부 색조에 관해서는 나라마다 오래되고 다양한 견해가 있다. 한국인은 피부가 밝은 색인데도 더 창백한 우유 빛깔을 선호한다. 한국 화장품도 미백이나 밝은 효과를 내는 제품이 많이 나와있다. 한국인들은 원래 피부색보다 한 단계 밝게 해주는 비비크림이나 파운데이션을 기초 화장품으로 사용한다.

▲ 한국에서 적용되는 미의 기준은 9등신 몸에 가는 다리와 창백한 피부, 그리고 작은 얼굴에 큰 눈, 높은 코, 앵두 같은 입술을 한 여성이다. ⓒ Flickr

눈은 한국에서 아주 중요한 미의 기준이다. 한국에서 눈자위가 쑥 들어간 눈은 늙어 보인다 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중요한 것은 눈꺼풀인데, 크고 쌍꺼풀이 있는 눈을 특히 아름답다고 여긴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성형수술이 쌍꺼풀 수술인 이유가 거기 있다.

나라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외모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모보다 마음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한국에도 그런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한국에는 성형수술이 잘못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도 많다고 들었다. BBC와 <허핑턴포스트> 등은 ‘한국이 성형공화국’이라는 내용의 기획 보도를 한 적도 있다. 성형공화국에 사는 여성들은 행복할까?


편집: 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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