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살며 탑골공원 매일 찾는 80대 박 노인(가명) 이야기탑골공원?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 오지. 내가 서울 강남에 사는데, 전철 타면 금방 와. 여기 나온 지 일 년 반쯤 됐나? 재작년에 처음 왔어. 3년 전에 일을 그만두고 일 년 동안 집에만 있었는데, 너무 심심해서 안 되겠는 거야. 그래서 처음엔 강남에 있는 복지관에 나갔지. 보통 아침 먹고 집 밖으로 나오는데, 오전엔 복지관에 사람이 없어요. 오후에만 있고. 탑골공원은 노인들이 이야기도 하고 바둑도 두는데, 복지관은 붓글씨나 쓰고 교류도 없었어. 글씨 쓰는 것도 한두 시간
“수정 헌법 제1조가 저 같은 쓰레기의 자유를 보장한다면 모든 사람의 자유 또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전 최악이니까요.”성인잡지 ‘허슬러’를 창간한 래리 플린트(Larry Flynt)의 삶을 다룬 1996년 영화 <래리 플린트>에서 래리의 대사다. 허슬러는 ‘플레이보이’와 ‘펜트하우스’보다 더 적나라하고 선정적인 포르노 잡지로 평가된다. 산타클로스와 국기도 허슬러의 희롱 대상이었다. 보수적인 지역에서는 허슬러의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다. 래리는 미국인이 가장 사랑한 아름다운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나체 사진을 허슬러에 공개
‘나는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남자가 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가 저서 <히어 컴스 트러블(Here Comes Trouble)>에서 한 말이다. 글렌 벡은 그가 진행하는 뉴스쇼에서 공개적으로 ‘나는 그를 죽이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벡은 미국 극우방송 폭스의 대표적 진행자다. 무어에 대한 이런 반응은 미국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의 다큐멘터리 영화 때문이다.무어는 세계에서 가장 요란하게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논란이 있는 곳엔 그가 있고, 그가 있는 곳엔 논란이 있다. 무어는 한번 물면 끝까지 놓치
충북 제천시 고암동의 한적한 주택가. 옥수수, 조, 감자, 고구마 등이 자라는 넓은 텃밭 옆에 꽃과 그림으로 아기자기 장식된 벽돌 건물이 ‘제천기적의도서관’이란 간판을 걸고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상 1층, 지하 1층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강정아(47) 관장과 직원 6명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었다. 제천의 ‘북스타트’ 운동을 이끌고 있는 강 관장을 지난 6월 만난 데 이어 18일 전화로 추가 인터뷰해 지난 10년간 ‘책 읽는 아이들’을 키워온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 도서관을 찾아갔을 때 강
“시계탑을 왜 만들었을까요?”11일 세명대 인문관에서 열린 ‘디지털 시대 언론과 기자의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은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학생들의 대답을 듣던 구 소장은 “공통된 기준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26년차 기자인 그는 저서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에서 썼다시피 ‘잊혀질 권리’ 등에 관심이 많은 언론학자(박사)이기도 하다. 시계탑이 없던 시절에는 노동시간에 대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일이 끝나는 시간이 불분명했기 때문이다. 고용주가
두 가지 미래를 상상해보자. 4천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되는 것과 하반신이 마비되는 것. 둘 중 하나를 경험해야 한다면 대부분 전자를 고를 것이다. 전자가 후자보다 더 낫다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미국 심리학자 댄 길버트는 이러한 사람들 예상이 틀렸다고 말한다. 그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사건 발생 1년 후 두 그룹의 행복지수는 50점으로 같았다. 아무리 좋거나 나쁜 일도 발생 후 3개월이면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행복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행복은 벌어지는 일이나 사건이 아니다.지난해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고등학생 2,648명에게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