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의사 김현정의 책 ‘의사는 수술을 받지 않는다’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프기는 마음이 아픈데, 증세는 팔다리에서 나타난다.” 병을 제대로 고치려면 진짜 아픈 곳이 어딘지 진단부터 정확히 해야 한다는 얘기다. 사회 병리를 고치는 일도 마찬가지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있다.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제왕적 대통령의 폐해’를 고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싫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여당이 일단 꼬리를 내렸지만, 국회의원 90% 이상이 찬성하고,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오찬호 교수는 한 대학의 ‘인권과 평화’ 강의 시간 때 2008년 KTX 여승무원들의 정규직 전환 투쟁을 다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설명하고 연대의 소중함을 강조하려 했다. 그러나 한 경영학과 학생의 “날로 정규직 되려고 하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에 그는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었다. 그는 그 학생이 다른 학생들에게 ‘꼴통’으로 비판받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다른 학생들도 대부분 그 발언에 공감한 것이다. 강의실은 곧 “너도 저렇게 생각하지?”라는 수군거림으로 채워졌다고 한다.
1908년 노르웨이 사업가 니콜라이 무스타드는 그림 한 점을 샀다. 그는 그것을 고흐의 작품이라 생각했으나 당시 프랑스 대사는 모사품이라 판정했다. 무스타드는 그 길로 그림을 다락방에 보관했다. 그가 사망한 1970년 그림에 대한 감식이 한 번 더 이뤄졌지만 역시 모작판정을 받았다. 그림은 다른 사람에게 판매되었고, 새로운 주인도 1991년 ‘반 고흐 미술관’에 진품 감정을 의뢰했다. 이번에도 모작판정이 내려졌다. 이 그림은 이렇게 모작으로 남는 듯했다. 하지만 2년 뒤 미술관에서 재감정을 요청하면서 상황이 뒤집어졌다. 100여년
손석희가 제이티비씨(JTBC) <뉴스나인(News9)>을 통해 TV 뉴스로 돌아왔다. 2000년 문화방송(MBC) <아침뉴스 2000>이후 14년 만이다. JTBC는 개편 전부터 ‘새롭게 시작합니다.’, ‘우린 볼 겁니다.’ 등의 광고를 통해 손석희의 ‘앵커 복귀’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의 귀환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 16일 개편 첫날 시청률은 닐슨 코리아 기준으로 전주에 비해 1.0%포인트 오른 1.978%를 기록했다. 다음 날에는 2.226%을 기록하며 종합편성채널 중 같은 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손석희 효과
한 남자가 울고 있다. 결혼식 사진을 보던 그가 자기 사진을 신부 위에 덧댄다. 신랑과 그는 연인처럼 보인다. 그는 동성애자다. 케이윌의 노래 ‘이러지마 제발’ 뮤직 비디오 마지막 장면이다. 숱한 동성애자의 처지도 이와 같지 않을까, 누구를 좋아해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는. 대학교 때 친한 후배가 어느 날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털어놓았다. 자신이 왜 동성애자인지 고민했다고, 2년 동안 미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사랑 고백은커녕 자기 성 취향을 드러내지도 못한다. 그게 알려지는 순간 놀림감으로 전락할 게 너무나 뻔하니
서울 난곡동 우림시장에서 주택가 오르막길을 따라 십 분쯤 걸어가면 장애아들을 거두기 위해 이종락(60) 목사가 설립한 주사랑공동체교회가 나온다. 교회 왼편으로 난 골목길을 몇 걸음 들어가면 교회건물 안으로 통하는 담벼락에 가로 70, 높이 60센티미터(cm) 크기의 ‘베이비박스’가 보인다. 손잡이를 비틀어 잡아당기면 아기를 담을 수 있는 깊이 50cm가량의 바구니가 나타난다. 박스 위쪽 유리창에는 “불가피하게 키울 수 없는 장애로 태어난 아기와 미혼모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아래 손잡이를 열고 놓아주세요”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다. “
모래가 흐르던 강에 거대한 모래 산이 쌓여 있다. 모래능선은 강둑을 따라 몇 백 미터나 이어진다. 영주댐 완공을 앞둔 경북 영주시 내성천의 모습이다. 아이들이 놀던 모래톱은 굴삭기가 차지하고, 여유 있게 굽이치던 물길은 직선수로가 됐다. 물고기들이 거슬러 오르던 여울도, 장난꾸러기들이 물장구쳤을 개울도 사라졌다. 백로 한 마리가 날아와 물길에 발을 담그더니 이내 떠나버린다. 파헤쳐진 강가에 남은 건 육중한 건설장비뿐이다. “학교 바로 앞에 흐르던 내성천은 그 자체로 우리들 운동장이었어요. 세계적으로도 이런 모래 강은 없다고 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