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바닥과 천장은 넓다. 너른 들에는 갈대숲과 정원이 펼쳐지고, 공활한 하늘에는 철새가 날아든다. 2010년 UN이 공인하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 우리나라 최초로 선정된 바 있는 순천의 풍경이다. 땅과 하늘의 생명이 약동하는 곳, 순천을 지난달 2일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농업농촌문제세미나' 참가자들이 찾았다. '분수에 맞게 살라'는 바오밥나무의 교훈순천만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만나는 건 생태체험관이다. 사전에 예약하면 국가정원 해설사가 설명을 해준다. 생태체험관에서 맨 먼저 눈길
충북 제천시 고암동에 위치한 '제천 기적의 도서관'은 제천 어린이들을 위해 국민이 모아준 기금을 바탕으로 건립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2002년 문화방송(MBC) 교양프로그램 '느낌표'와 비영리 민간단체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이 시작한 '기적의 도서관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이는 전국 곳곳에 어린이를 위한 전용 도서관을 지어주는 프로젝트다. 전남 순천을 시작으로 제천, 진해, 서귀포, 청주, 금산, 정읍 등지에 도서관이 세워졌고, 지난 5월에는 서울 도봉구에 12번째 기적의 도서관이 건립됐다.2003년 12월 15일에 개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충청북도의 대표적 휴양도시인 제천의 여행숙박업계도 얼어붙게 만들었다. 제천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감염 경계심리가 퍼지면서 관광객이 줄고 펜션·청소년수련관 등의 단체 예약이 줄줄이 취소돼 해당 분야 종사자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역 회사인 무궁화관광과 제천시가 연계해 운영 중인 관광프로그램 ‘제천시티투어’는 메르스 우려가 본격 확산된 6월 이후 고객이 평월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투어는 제천역에 내린 관광객들이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고개는 수백 년간 제천과 충주를 이어주는 주요 통로였다. 1996년 박달재 고개 밑으로 터널이 뚫렸다. 사람들은 더 빠르고 편한 길을 찾아 박달재를 떠나 터널로 빨려 들어갔다. 텅 빈 옛길에는 고개를 넘던 이들의 사연만 남았다.이제 사람들이 떠나간 박달재 위아래로 세 명의 예술가가 둥지를 틀었다. 오탁번 시인, 이철수 판화가, 성각 스님이다. 느린 옛길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터널 속 빠른 직선 길 위에선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 구불구불한 옛길에 들어서야 옆으로 고개를 돌려
지난해 2월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했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에서 일했던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산재실태를 그린 실화영화다. 7월에는 ‘공공재 민영화’ 화두에 맞춰 외국 1세대 민영화 국가들의 실패를 담은 <블랙딜>이 나왔고, 10월에는 세월호 사건 당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던 정부와 언론의 작태를 고발한 <다이빙 벨>이 개봉했다.이 외에도 지난 한 해 동안 <제보자>, <나의 독재자>, <카트>, <송곳>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미디어콘텐츠들이 쏟아졌다. 플랫폼은 TV, 스크린, 인터넷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우송
계급투쟁, 미국의 현주소“이것은 계급투쟁이다. 내 계급이 이기고 있지만, 그래선 안 된다.”전설적인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오늘날 무산계급과 유산계급의 투쟁이 돼버린 자본주의 체제를 이렇게 비판했다. 명실공히 세계 경제사회를 이끄는 체제로서 불멸할 것 같았던 자본주의는 오늘날 금권만능주의로 타락했다. 당연히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자본주의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다큐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다.그 선봉장이 마이클 무어다. 그는 1989년 <로저와 나>에서 GM모터스라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이 벌인 대
대상·객체를 주관·주체가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문제를 ‘미적 범주’라는 개념으로 정리한 사람은 독일 미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이다. 국문학자 조동일은 이를 받아들여 스토리텔링 유형을 숭고미, 우아미, 비장미, 골계미 4가지 ‘미적 범주’로 체계화시켰다. ‘스토리텔링’은 공기처럼 우리 주위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것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유비쿼터스적인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에서부터 문학, 영화, 만화, 다큐멘터리를 포함한 방송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은 스토리텔링의 결과물이다. 예외는 신문기사, 논문, 판결문 정도다. 그
‘초록은 동색(同色)’이라는 말이 있다. 처지나 부류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한 패가 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어떤 것들이 명칭만 다를 뿐 관통하는 중심축이 한 가지일 때 쓰이기도 한다. 풀색과 녹색은 이름만 다를 뿐 한 빛을 띠고 있으니 근본은 같다는 것이다.TV 속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갖가지 방송 프로그램들이 꼭 그렇다. 제작하는 방송사나 타이틀만 다를 뿐, 방송이라는 에이브이(AV) 매체를 타고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유쾌한 재미와 눈물 쏙 빼는 감동까지 선사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가령,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슈퍼스타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