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시사맥(脈)] 수요 치솟는 액화천연가스(LNG)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상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공동주택 외부에 나란히 달려 있는 가스계량기들 모습.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상계획을 발표한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공동주택 외부에 나란히 달려 있는 가스계량기들 모습. 연합뉴스

도시가스 요금이 1일부터 서울시 기준 가구당 평균 5400원씩 오릅니다. 액화천연가스(LNG: Liquefied Natural Gas) 등 수입 에너지 가격이 오른 탓입니다. LNG 가격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시장 불안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독일은 지난 3월 북해 연안 브룬스뷔텔에 연간 80억 입방미터(㎥)를 처리하는 LNG 터미널을 건설하기로 했습니다. 배로 LNG를 들여오기 위해서입니다. 천연가스를 -162℃에서 냉각해 액화하면 부피가 1/600로 압축되는데요, 이 상태에서 LNG 터미널에 실어온 뒤 다시 기체로 변환하게 됩니다. 터미널에는 탱커를 세워 두는 정박시설, 가스를 내리는 하역시설, 기체로 변환하는 기화시설 등이 필요해 막대한 건설비가 투입됩니다.

그간 노르트스트림 등 배관(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직수입하던 독일이 거액을 들여 LNG 터미널을 확충하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가스 수출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에서는 러시아의 의도적 공격으로 추정되는 가스 누출 사고까지 일어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 독일 등 유럽 각국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러시아산 천연가스(PNG: Pipe Natural Gas)를 쉽게 수입했습니다. 유럽은 PNG 수요의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했죠. 하지만 더는 러시아를 믿을 수 없게 되자 국내 가스 수요를 LNG로 충당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유럽에서는 바다에 떠 있는 선박형 LNG 터미널(FSRU) 프로젝트 17개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PNG 공급량을 줄이고, 그 부족분을 모두 LNG로 충당하면서 유럽 지역의 LNG 수입량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스 수요 대부분을 LNG에 의존해 온 한국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는 호주가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어 더욱 걱정입니다. 동북아 지역의 LNG 가격 지표인 JKM 현물가격은 지난해 1분기 mmbtu(열량 단위)당 10달러에서 올해 3분기 47달러로 급등했습니다.

유럽 각국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PNG 수입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비중도 확대하고 있지만, 결국 부족한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LNG에 의존할 것으로 보여 수입 가격 압박이 지속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 독일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태양광, 풍력은 일단 설비만 갖춰 두면 햇빛, 바람 등 연료비가 공짜이니 국제 에너지 파동 때문에 마음 졸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않을까요. 이 주의 시사맥(脈), 액화천연가스였습니다.

'이 주의 시사맥(脈)’에서는 단비뉴스 시사현안팀이 매주 최신 이슈를 짧고 깊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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