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월드] 당선 전·후 다른 트럼프의 말말말

“열린 마음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보고 있다. 세심히 검토할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기존과 달리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해 밝힌 그의 입장은 무엇일까? 2012년.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은 중국 정부가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14년. “지구온난화라는 비싼 헛소리를 멈춰야 한다.” 이밖에도 여러 차례 지구온난화를 ‘거짓말’이라고 깎아 내렸다.

▲ 중국이 미국 제조업을 견제하기 위해 지구온난화 개념을 만들었다는 트럼프. ⓒ 트위터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스캔들’ 수사

“난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 후퇴를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클린턴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트럼프는 이날 뉴욕타임즈 인터뷰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에 대해 “확고한 입장이 없는 사안”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10일 열린 미국 대선 2차 토론에서 “내가 당선되면 법무장관에게 특별검사 임명을 지시해 당신 사건을 조사할 것이다. 이제껏 이렇게 많은 거짓말과 기만이 있었던 적은 없다”라고 말한 것에 비하면 사실상 수사 의지가 없어 보인다. 180도 달라졌다.

▲ 2005년 트럼프와 멜라니아 결혼식에서 미소 짓는 클린턴 부부. ⓒ 게티이미지

오바마케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의 제안(오바마케어 유지)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존중하기에 그렇게 할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11일 월스트리트 저널과 당선 후 첫 인터뷰를 갖고, 오바마 케어 가운데 두 가지 조항을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우선, 보험사가 환자의 상태를 이유로 보험 적용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 또, 부모의 건강보험에 따라 자녀들이 추가로 보험 적용을 받는 조항이다.

그는 미 대선 2차 토론에서 오바마케어를 ‘재앙’이라고 거세게 몰아 부쳤다. 실행 불가능한 제도이며 비싸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다른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오다 바뀌었다.

▲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에서 어색한 첫 만남. ⓒ AP통신

물고문(워터보딩)

“내가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에게 물고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다. 그는 담배 한 갑과 맥주 두 병만 있으면 고문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 대답이 인상 깊었다.”

물고문 부활 질문을 받고 뉴욕 타임즈 인터뷰에서 밝힌 트럼프의 답이다. 국방장관으로 유력시되는 매티스 전 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물고문 부활 발언 철회를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주자이던 지난해 11월 오하이오 유세에서 “물고문에 찬성한다”며 “효과적”이라고 밝혀 인권 논란을 빚었다. 그는 대선 기간 동안 여러 차례 물고문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물고문은 9·11테러 이후 테러용의자를 수사하기 위해 부시행정부가 도입한 심문 기법이다. 그러나 효과가 없고 불법 요소가 잠재되어 있어 2006년 금지됐다.

당선된 뒤 투표 전 내건 공약(公約)과 180도 달라진 입장을 보이는 트럼프.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론몰이, 인기몰이용으로 만든 공약(空約)인지. 그가 백악관으로 가기 전 얼마나 더 많은 “그때 그때 달라요”의 컬투 쇼를 펼칠지 관심을 모은다. 우리의 운명과도 연관된 정책들이 있기 때문이다.


IS, 히잡, 국제유가, 그렉시트, 브렉시트, 스위스 국민소득, 인종갈등, 미국대선, 일대일로, 지카 바이러스, 사드, 북핵... 외신을 타고 매일 쏟아지는 뉴스 소재다. 이를 제대로 모르면 현대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어렵다. 나아가 무역, 안보에서 생존을 보장받기 힘들다. 인류역사가 제국주의 시대로 변모한 이후, 자본과 권력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뻗는다. 냉혹한 국제 정치, 경제 무대에서 자본(Capital)과 힘(Hegemony)의 논리를 제대로 꿰뚫어야 하는 이유다. 단비뉴스는 <단비월드>를 통해 국제사회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표면적인 움직임과 그 이면의 실상을 파헤친다. 난마처럼 얽힌 우리 앞의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계평화와 인류 행복을 증진하는 열쇠를 얻기 위해서다. (편집자)

편집 :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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