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신도 경탄하는 시위문화
<앵커>
시위라고 하면 화염병이나 각목, 최류탄과 방패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실 텐데요. 2016년 대한민국의 촛불집회는 더 이상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대통령 즉각 퇴진이라는 엄중한 주장을 펴면서도 평화와 문화 축제로 승화시켰습니다. 집회 뒤 거리 청소는 기본이 됐습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현장을 황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 경찰 차벽
눈보라에 차가운 빗방울까지 흩날린 지난 토요일 광화문 집회 현장, 초겨울 궂은 날씨와 달리 새봄처럼 수많은 꽃송이가 피어올랐습니다. 행진을 막기 위해 세운 경찰 차벽에 시민들이 붙인 꽃 그림 스티컵니다. 집회 뒤에는 스티커를 깔끔하게 제거하는 정성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권도영 고등학생
" 꽃이 생명을 이어가는 거니까 우리 나라도 박근혜 퇴진을 해서 나라가 생명을 연장했
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아서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 평화시위
높아진 시민의식은 경찰 병력과 대치 상황에서도 빛났습니다. 경찰은 방패를 들고 집회 참가자 앞을 막아섰지만 시민들은 충돌보다는 발길을 돌려 문화제를 택했습니다. 일부 참가자가 과격한 행동을 보일법도 했지만 시민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흐트러짐 없이 질서를 지켰습니다.
인터뷰> 김종범 강남구 세곡동
"국민을 향해서 당연히 이 경찰차벽은 무너져야 하는 것입니다."
# 거리 청소
집회가 갈무리될 무렵 시민들은 촛불 대신 쓰레기봉투를 들었습니다. 빗장 건 청와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쌓인 피곤도 잠시, 거리 곳곳의 쓰레기를 말끔히 줍는데 다시 한 번 힘을 내 봅니다.
인터뷰> 이하늘 서울시 동작구
"아무래도 이제 전단지 같은 거나 그런 것들은 쓰레기통에 넣어주시거나 집에 가져가셨
으면 좋겠어요."
# 시민의식
외신들도 주목한 빛나는 시민의식의 11월 촛불 집회.
스탠드업> 100만 명이 다녀갔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거리가 깨끗합니다. 대통령은 법을 어겼지만 시민들은 법을 지킵니다. 매번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는 촛불집회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이 땅의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단비뉴스 황두현입니다.
(영상취재 : 손준수, 윤연정 / 편집 : 황두현, 손준수)
편집 : 박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