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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는 답이 아니다
[역사인문산책] 성과연봉제
2016년 11월 10일 (목) 22:17:28 전광준 기자 kooka88@naver.com
   
▲ 전광준 기자

주주는 기업의 주인이다. 임금이란 확실한 보장이 있는 노동자와 달리 기업이 어려워지면 주주가 배당금을 적게 받는 등 더 많은 책임을 진다. 하지만 주주가 기업의 주인이라 생기는 폐해도 크다. 회사를 장기적으로 키우기보다 노동자 해고 등 비용을 줄여 단기간에 많은 배당금을 받으려는 유혹이 강하기 때문이다. 분기 내 이익만 추구해 ‘분기 자본주의’란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기업은 사회의 이익을 해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주주의 사익과 사회의 공익 사이에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 노동자와 국민의 이해관계도 부딪친다. 공공기관 노동자는 안정적 임금을 목표로 삼는다. ‘자리보전’만 하면 재직 중에는 임금, 퇴직 뒤에는 연금이 뒤따른다. 정년 연장을 위해 굳이 뛰어난 성과를 낼 필요도 적다. 공익을 위해 최대한의 봉사를 요구하는 국민의 이해관계와 엇박자다. 공공기관에서 승진 등의 인사권도 경영진이 갖고 있으므로 노동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보다 경영진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십상이다. 대국민 봉사가 구두선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공공기관 노동자와 국민의 이해관계를 일치하는 제도 개혁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성과연봉제는 답이 아니다. 이해관계 상충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또 협동 대신 개인주의 성향이 심해져 개인의 성과는 커지되 조직의 성과는 줄어드는 역설적 효과가 나타난다. 성과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기관마다 자율적으로 평가지표를 합리적으로 설정할 것’이 정부 가이드라인의 전부다. 제도에 빈틈이 생기면, 인사권에 성과 평가란 무기를 쥔 경영진에 힘이 더 쏠린다. 노동자가 공공성보다 경영진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 ‘공공성’이라는 국민의 이익과 더욱 멀어진다.

   
▲ 성과연봉제는 답이 아니다. 이해관계 상충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pixabay

서울시 노사정이 함께 정한 ‘안전 및 공공성 평가제’는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되기 충분하다. 안전과 공공성은 국민이 공공기관에 요구할 당연한 권리인 동시에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최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할 의무다. 이를 토대로 공공기관을 평가한다면 국민과의 이해관계도 맞아 떨어진다. 공공성 평가 기준을 정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다듬어 낸 ‘기타 공공기관 국립병원’에 대한 공공성 평가 기준이 그 사례다. 보건의료서비스 공공성과 기관운영체계의 공공성 등 총 6개로 나눈 평가기준은 정부의 그것보다 훨씬 정교하다.

16세기 네덜란드에서 등장한 주주 자본주의는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었다. 대규모 자금 조달이 쉽고 유한책임원칙 덕에 모험적 사업을 추진할 수 있어 산업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단기 실적을 중시해 장기적 기업 성장은 물론 국민경제 전반의 이익을 해친다는 한계도 뚜렷하다. 현재 공공기관 임금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이익과 공공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잘 굴러가는 현 제도를 바꾸자는 데는 사회적 합의가 모아졌다. 바꾸는 게 맞다. 하지만, 성과연봉제는 그 답이 아니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은 1학기에 [서양문명과 미디어 리터러시], 2학기에 [문명교류와 한국문화]의 인문교양 수업을 개설합니다. 매시간 하나의 역사주제에 대해 김문환 교수가 문명사 강의를 펼칩니다. 수강생은 수업을 듣고 한편의 에세이를 써냅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다 다양한 생각을 곁들여 풀어내는 글입니다. 이 가운데 한편을 골라 지도교수 첨삭 과정을 거쳐 단비뉴스에 <역사인문산책>이란 기획으로 싣습니다. 이 코너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 진행되는 [김문환 교수 튜토리얼] 튜티 학생들의 인문 소재 글 한 편도 첨삭 과정을 포함해 실립니다. (편집자)

편집 : 강민혜 기자

[전광준 기자]
단비뉴스 전략부, 청년팀 전광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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