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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여인도 아령들고 살빼기 운동을?
[김문환의 지중해 모자이크 문명기행] ② 헤라이아(Heraia)
2016년 04월 25일 (월) 21:23:20 김문환 kimunan2724@hanmail.net

목까지 차오른 호기심을 누르며 카살레 빌라 안으로 들어가 비키니 모자이크를 자세히 뜯어볼게요. 요즘 연립주택이나 저층 아파트를 흔히 빌라라고 부르는데요. 로마시대 빌라는 그게 아니고요. 라티푼디움(Latifundium). 그러니까 귀족이 갖고 있는 광대한 토지의 농장 저택을 가리킵니다. 중세의 영주들 성이나 미국 LA 서쪽 60km 지점 말리부 해안의 호화 주택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겠죠. 카살레 빌라는 4세기 초 건축됐어요. 빌라 내부 침실 가운데 한곳의 바닥을 '비키니' 모자이크가 장식하고 있는 거예요.

   
▲ 카살레 빌라 비키니의 방 윗줄 모자이크. ⓒ 김문환
   
▲ 카살레 빌라 비키니의 방 아랫줄 모자이크. ⓒ 김문환

위 아래 두 줄에 5명씩, 10명의 여인이 등장하는데요. 윗줄 왼쪽 한 명은 훼손돼 보이지 않아요. 아랫줄 왼쪽은 드레스를 입어 비키니(스트로피움+수블리가쿨룸) 차림은 8명입니다.

   
▲ 카살레 빌라 비키니의 방 멀리뛰기 선수 모습. 할테레스를 손에 들었다. ⓒ 김문환

윗줄 왼쪽 첫 번째 여성이 무엇인가 들었는데... 아령을 들고 서울 양재천을 거니는 여인네 모습이 연상되죠. 로마여인도 아령을 들고 살 빼려 걷는 것인가요? 손에 든 도구는 할테레스(Halteres)라고 부릅니다. 할테레스를 양손에 들고 앞뒤로 흔들다 앞으로 펄쩍 뛰어오르는 멀리뛰기 경기를 벌이는 중이에요. 멀리뛰기는 고대 올림픽 5종경기(단거리 달리기, 멀리뛰기, 창던지기, 원반던지기, 레슬링)의 한 종목이죠. 손을 흔들 때 리듬을 곁들이면 효과가 좋다하여 아울로스(Aulos, 관이 두 개 달린 고대 그리스 피리)를 연주했어요. 할테레스는 오늘날까지 유물로 전해지는데 평균 4.5kg에 길이 12~29cm의 돌덩이랍니다.

   
▲ 할테레스. 런던 대영 박물관. ⓒ 김문환

런던 대영박물관 특별 전시전 때 촬영한 유물을 사진으로 확인해 보세요.

   
▲ 카살레 빌라 비키니의 방 원반던지기 선수 모자이크. ⓒ 김문환

왼쪽 두 번째 여인은 원반을 던지려는 중이죠. 원반던지기도 고대 올림픽 5종경기의 한 종목이었어요. 당시 원반의 두께는 0.5cm. 청동, 납, 대리석으로 만들었고요. 직경은 17cm에서 35cm, 무게는 1.5kg에서 6.5kg까지 다양해요.

   
▲ 카살레 빌라 비키니의 방 달리기 선수 모자이크. 스트로피움이 푸른색이다. ⓒ 김문환

윗줄 왼쪽 세 번째, 네 번째는 달리기 선수입니다. 네 번째 여성은 균형 잡힌 이목구비의 요즘 말로 얼짱 선수네요. 스트로피움도 푸른색으로 튀는 패션이고요. 기원전 776년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1회 올림픽이 열렸을 때 유일한 경기종목은 달리기였답니다. 1스타디온(Stadion), 오늘날 단위로 191.27m요. 현대올림픽 200미터 달리기인 셈이지요. 1스타디온 길이의 운동장도 스타디온이라 불렸지만, 로마시대 라틴어 스타디움(Stadium)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릅니다. 올림픽 14회 대회인 B.C 724년 중거리 달리기 종목이 추가돼요. 1스타디온의 직선주로를 1번 왕복해 달렸으니, 400미터 달리기와 비슷해요. 중거리 달리기는 디아울로스(Diaulos)라고 불렀는데요. 관이 두 개 달린 피리 아울로스(Aulos)에 ‘디(Di, 2)'가 더해진 거예요. 15회 기원전 720년 대회는 장거리 달리기 돌리코스(Dolichos)를 선보여요. 스타디온을 20번-24번 반복해 달렸으니, 오늘날 5천미터 경기에 가까워요.

   
▲ 도자기 그림 할테레스와 원반. B.C 6세기. 빠리 루브르 박물관. ⓒ 김문환

로마시대에도 그리스의 올림픽이 이어졌습니다. 여인들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나요? 정식 대회에서는 불가능했어요. 시범경기 비슷하게 경기장 크기를 줄여 '헤라이아(Heraia)'라는 이름으로 펼치기는 했고요. 카살레 빌라 비키니 모자이크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올림픽 시범경기 ‘헤라이아’를 묘사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요. 근거가 무엇일까요?


편집 : 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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