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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대못 박은 말’ 대가는 감방살이
세월호 막말 일반인들 사법처리... 공직자는 문책 피해가
2015년 05월 29일 (금) 17:33:09 박주현 기자 boooshishi@gmail.com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후 희생자 가족들은 혈육을 잃은 슬픔에 더해 피해자를 비하하고 가족들을 모욕하는 막말 때문에 참담한 고통을 겪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들의 가슴에 대못 박는 막말을 쏟아냈던 사람들 중 일부는 현재 감옥에서 죗값을 치르고 있거나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에 모욕적 내용 올리고 추적 피해 자살 위장도

인터넷 극우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지난 1월 ‘친구 먹었다’는 글과 함께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든 사진을 올렸던 김모(20)씨와 조모(30)씨는 2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모욕죄 등이 인정돼 각각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일베에서 어묵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인다. 이들 중 김씨는 글과 사진을 올리기 위해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단원고 교복을 구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월 ‘친구 먹었다’는 글과 함께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든 사진을 올렸던 김모씨와 조모씨는 29일 각각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 연합뉴스TV <출발 640> 화면 갈무리

세월호 희생 학생의 관이 영안실로 운구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주문하신 특대 오뎅이요’라는 제목을 쓴 이모(23·회사원)씨는 모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1월 26일 사진을 올린 뒤 해당 학생 부모가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진행되자 다음달 19일 지인들을 시켜 자신이 광주 무등산 바위에서 투신해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 친목모임에 올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소방관 등이 광주시 인근의 장례식장과 무등산 일대를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8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열린 이씨 관련 공판에서 재판부는 공소장에 모욕행위에 대한 피해자가 적시돼 있지 않다며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특정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박주민 변호사는 <단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은 바보’라고 하면 학생에 포함되는 집단이 많지만 세월호 사진을 게재하면 희생자를 모욕 대상으로 지칭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 사건의 경우 시신이 안치되는 사진을 실었기 때문에 모욕 대상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베에 ‘희생자들이 죽기 전 집단 성관계를 가졌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던 정모(29)씨는 지난 3월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정씨는 지난해 4월 17일 이런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KBS 국장 보직 사퇴, 정치인은 입지 더 다지기도

한편 세월호 참사 의미를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시곤 전 한국방송(KBS) 보도국장은 유가족 항의 파동 등의 여파로 보직에서 물러나 현재 KBS방송문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한 술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전해져 유가족 등의 분노를 샀다.

공직자들의 경우 막말을 했어도 대부분 아무런 문책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7월 11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여당간사로 활동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산불 등 재난에 대통령이 수습을 지시했다고 컨트롤타워로 볼 수는 없지 않으냐”며 세월호를 AI에 비유해 비난을 샀다. 하지만 당내 입지를 다져 현재 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세월호 사고 직후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청와대의 안보·통일·국방 컨트롤타워”라며 사고 대응 실패에 대한 청와대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지난 2월 15일 주중대사에 임명됐다.

   
▲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7월 국정조사에서 세월호를 AI에 비유해 비난을 받았다. ⓒ SBS 8 뉴스 화면 갈무리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해 5월 9일 유가족들이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자 “순수 유가족분들 요청을 듣는 일이라면 누군가가 나서서 그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입장이 정리됐다”며 유가족 사이에 ‘불순 세력’이 섞여있다는 의미의 발언을 해 반발을 불렀다. 그러나 민 대변인 역시 별다른 문책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지난해 6.4 지방선거 때 김항곤 당시 경북 성주군수 후보(65·새누리당)는 유세장에서 “정부가 무슨 책임이 있느냐”며 “잘못은 선장이 했는데 왜 대통령을 욕하느냐”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박주현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 지역농촌팀 박주현입니다.
현장과 사람에 예의를 지키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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