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높아진 위상만큼 사회 문제에 공감해야
지난 2일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화려하게 개막돼 1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아시아 최고의 국제영화제로 우뚝 선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올해도 안성기, 문성근, 이하늬, 조여정, 탕웨이, 와타나베 켄 등 국내외 유명배우들이 대거 참가, 레드카펫을 뜨겁게 달구었다. 개막식은 우리에게 <인셉션>으로 유명한 와타나베 켄이 배우 문소리와 함께 사회자를 맡아 주목을 끌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선언으로 시작된 개막식은 뉴 커런츠 상, 비프메세나 상, 선재상, 올해의 배우상 등 시상식과 개막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이어 심사위원이 소개되었으며 개막작인 도제니우 감독의 <군중낙원>이 상영되었다.
<군중낙원>은 대만영화로는 허우샤오셴 감독의 <쓰리타임즈> 이후 두 번째 개막작이다. <군중낙원>에도 허우샤오셴 감독이 제작과 편집에 참여해서 화제를 모았다. 허우샤오셴 감독의 작품에서 연기했고 연기자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도제니우 감독은 자신의 외할아버지가 부산의 동아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일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군중낙원>은 중국과 대만이 국공내전으로 분단되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지내는 뒤틀린 현대사를 배경으로 소용돌이 역사 속에서 성장해가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도제니우 감독은 “한국 역시 남북 분단을 겪고 있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들이 겪는 감정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의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했다.
영화제 둘째 날은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의 기자회견으로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감독들을 발굴하는 과정이다. 이란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아스가르 파르하디 위원장과 봉준호 감독, 영국의 디나 이오르다노바 교수, 수하시니 마니라트남 인도 배우, 프랑스의 자크 랑시에르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영화제 이틀째를 맞아 본격적인 영화 상영과 여러 프로그램이 시작되면서 영화의 전당 주변은 예매한 티켓을 발권받으려는 관객들과 미처 예매하지 못한 영화 표를 구하려는 관객들로 붐볐다.
한편, 영화제 첫날인 2일에는 감독, 배우, 제작자, 촬영기사 등 영화인 1,123인이 참여한 유가족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청을 촉구하는 선언이 있었다. 오후 3시 30분경 영화의 전당 비프힐 정문에서 열린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기자회견장에는 정지영, 민병훈, 박정범 감독 등 영화감독, 촬영기사 등 많은 영화인이 참여했다. 영화제 개막전 상영 문제로 부산시와 영화제 운영위 간의 갈등이 화제가 되었던 작품 <다이빙 벨>의 안해룡 감독은 이 자리에서 “다이빙 벨에서 조그만 의문점으로 진실의 조각을 찾기 위해 노력했듯이 우리 모두가 세월호 문제를 잊지 않고 노력한다면 세월호 전체의 진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영화인들은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내내 리본 달기 등 특별법 제정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단비뉴스 전략부장, 미디어팀 김봉기 기자입니다.
어둠 속을 비추는 등대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