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주최 제천시장후보 토론회 무산

제천시 최초로 시민단체가 주최한 시장후보 토론회가 무산됐다. 제천시장 후보자 셋 중 둘이 단체의 정치적 성향과 바쁜 선거운동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 탓이다. 한 후보는 토론회 2시간 전에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 주최측과 후보자측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 28일 제천시 화산동 제천시문화회관에서 제천 참여연대가 주최하는 제천시장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무소속 홍성주 후보 자리가 비어있다. ⓒ 황윤정

28일 오후 7시 제천시 화산동 제천시문화회관에서 제천참여연대가 주최한 6.4 지방선거 제천시장 후보자 정책토론∙대담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대담회는 공약에 대한 후보자들 간 토론과 패널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후보자 3명 중 2명이 참석하지 않아 후보자 한 명의 정책 대담회 형식으로 바뀌었다.

현 제천시장인 새누리당 최명현 후보는 참여연대의 정치적 성향을 들며 사전에 불참 의사를 밝혔다. 참석을 약속한 무소속 홍성주 후보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불과 2시간 전에 ‘선거운동이 바쁘다’며 전화로 불참을 통보했다. 홍 후보측은 또 최 후보가 없어 토론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불참한다고 전했다. 결국 이날 토론∙대담회는 새정치민주연합 이근규 후보만 참석해 주요 정책에 대한 대담회만 이뤄졌다. 세 후보의 열띤 토론을 기대하고 문화회관에 발걸음을 한 시민 80여 명은 ‘반쪽 짜리’ 행사만 지켜봐야 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근규 후보가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황윤정

대담회가 진행되기 전 제천참여연대 관계자가 토론회 무산 상황을 설명하고 약속을 어겼다며 성토하자, 일부 시민은 “맞습니다”, “시민을 우롱하는 거지”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제천시 장락동에 거주하는 이복연(57) 씨는 후보들의 불참 통보에 대해 “제천시민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다”며 “세 후보가 모여서 토론하는 줄 알고 직접 보러 왔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제천참여연대는 시장후보 토론회 외에도 기초의원, 도의원 후보자 정책토론회도 마련했으나 새누리당 후보는 전원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지난 25일 열린 교육감 토론회에도 무소속 김병우 후보만 참여해 시민들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검증 받는 자리가 무색해진 바 있다. 

제천참여연대 유윤식 집행위원장은 토론회 무산에 대해 “동네 반장선거도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시민에게 약속을 어긴 후보들이 어떻게 책임 있게 시정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후보자들은 시민의 일꾼으로서 자신의 소신과 정책을 밝히고 유권자의 심판을 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담회에서는 이근규 후보자에 대한 패널 질문과 후보자 답변이 이뤄졌으며, 이 후보는 자신의 주요 공약인 ‘대기업 유치 및 사회공헌기금 확보’, ‘신백동 택지개발사업’ ‘독거 어르신 공동주거단지 조성’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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