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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걸’과 ‘성매매 여성’
[제3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 우수, 구소라
2013년 11월 10일 (일) 00:12:06 구소라 volvol6287@naver.com

   
▲ 구소라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수출전망도 좋지 않고, 가계부채 증가로 내수시장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 투자와 성장이 부진해 일자리는 줄어들고, 일감을 얻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모두가 경제위기를 맞고 있지만 돈이나 명예, 권력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치명적 위기로 다가서기 때문에 대응전략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여성들은 신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일감 부족과 더불어 가부장제도의 잔재로 이중고를 겪는다. 주변 온도에 체내 온도를 맞추는 변온동물처럼 여성들은 생존하기 위해 사회문화적 조건에 몸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된다. 3가지 적응전략이 여성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첫째, ‘알파걸’로 도약하는 것이다. ‘알파걸’은 남성을 능가할 정도로 능력있는 엘리트 여성을 뜻한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이 있기는 해도, 예전에는 남성의 영역이었던 의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에 여성의 진출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뒤집어 보면, 여성은 정말 뛰어나게 똑똑해야 좋은 일감과 높은 보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육아와 직장의 두 영역을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둘째, 전업주부로 ‘이직’하는 것이다. 특별히 뛰어난 전문성은 없지만 고등교육을 받아 일정 수준의 교양을 갖춘 젊은 여성들은 비정규직, 계약직을 전전하다 계약이 만료가 될 즈음 결혼이라는 전략적 선택에 이른다. 노동시장에서 일감을 찾지 못한 여성들은 ‘결혼시장’에 진입한다. 그리고 배우자와 공동생활을 하면서 가사노동이나 육아와 같은 일감을 맡는다. 전업주부로 이직에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다시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셋째, 성매매 종사자들의 노동성 자각이다. 자신이 가진 몸이라는 수단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성 노동자들은 과거 사회적 낙인에 억눌려 발언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노동권과 자유롭게 일할 권리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성매매특별법에 따르면 국가는 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에 성매매를 하다 발각된 한 여성은 ‘성매매특별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하는 것 자체가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법원에 위헌 심판을 신청했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다.

위 3가지 사례는 모두 자신들의 일감을 얻고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 중에서 무엇이 더 낫고, 나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일 뿐이다. 하지만 성매매 노동자들의 선택과 행동은 세상에 큰 반향을 불러왔다. 위선적 성도덕이 만연한 사회에서 자신의 일도 노동이니 일할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들의 일터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겠지만, 결과적으로 도덕적 당위에 빠진 사회에 균열을 내고 성에 대한 현실적인 담론을 이끌어냈다. 그녀들이야말로 아무도 시작하지 못했던 금기에 도전하는 또 다른 ‘알파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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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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