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새로운 뉴스레터] ③ 경제 이슈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데일리바이트’

전편 : ① 정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정치 뉴스

② 미디어 현직자들이 만드는 미디어 뉴스레터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1년 발행한 보고서 <언론사 뉴스레터 효과와 성공 전략>을 보면, 뉴스레터를 유료로 구독할 의향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37.4%)였다. 이들은 경제, 금융, 부동산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였으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레터를 구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가 경제 분야에 주목한 원인은 팬데믹 이후 불었던 투자 열풍에서 찾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부터 코인이나 주식 투자 등 재테크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젊은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본적인 금융 지식조차 없이 직감에 따르거나 주변 이야기만 투자해 큰 손실을 보았다.

<데일리바이트>를 발행하는 바이트컴퍼니의 장민제 부대표(25)는 이러한 투자 경향이 나타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 뉴스에서 찾았다. 어려운 경제·비즈니스 용어와 이슈를 어떻게 하면 쉽게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같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MZ세대를 위한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6월 15일 서울시 구로구의 한 공유 오피스에서 장민제 부대표를 만났다. 대학의 한 창업 수업에서 출발한 바이트컴퍼니는 팀원들이 십시일반해 월세를 내던 반지하 자취방에 사무실을 차리면서 시작했다. 이후 벤처 창업 센터 내 사무실을 거쳐 지난해 이 공간에 입주했다. 바이트컴퍼니는 경제·비즈니스 분야의 인사이트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회사이다.

▲ 6월 15일 바이트컴퍼니가 위치한 공유 오피스에서 장민제 부대표가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연 기자
▲ 6월 15일 바이트컴퍼니가 위치한 공유 오피스에서 장민제 부대표가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태연 기자

과외 선생님처럼 쉽고 친절하게

바이트컴퍼니는 2020년 11월부터 뉴스레터를 발행해왔다. 무료로 발행하는 <데일리바이트>는 매주 5회, 유료 콘텐츠인 <바이트플러스>는 매주 6회 제작한다. 2023년 6월 현재, 두 매체의 구독자 수를 합하면 6만 3000여 명에 이른다.

▲ 데일리바이트는 MZ세대를 타깃팅한 경제 미디어로 젊은 세대의 감성을 공략한 로고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바이트 웹사이트 갈무리
▲ 데일리바이트는 MZ세대를 타깃팅한 경제 미디어로 젊은 세대의 감성을 공략한 로고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바이트 웹사이트 갈무리

뉴스레터 <데일리바이트>의 경우, 매일 꼭 알아야 하는 핵심 경제·비즈니스 뉴스를 담고 있다. 두 가지 주요 사안을 골라 요약하고, 관련 개념을 정리해 구독자들에게 전한다. 유료 뉴스레터인 <바이트플러스>는 국제·경제·산업·기업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최신 재테크 비법을 전한다.

본격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전에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익명 대화방)에서 매일 경제 분야 이슈를 요약해 전달하기만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수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콘텐츠를 내보낼 다른 창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국내에서 뉴스레터 붐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경제 분야에 특화된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 데일리바이트는 매일 정오와 저녁 6시 두 차례에 걸쳐, 경제, 비즈니스, 국제, 사회 분야의 이슈를 요약하고 관련 기사를 큐레이팅하여 오픈채팅방에 전달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갈무리
▲ 데일리바이트는 매일 정오와 저녁 6시 두 차례에 걸쳐, 경제, 비즈니스, 국제, 사회 분야의 이슈를 요약하고 관련 기사를 큐레이팅하여 오픈채팅방에 전달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갈무리

바이트는 두 가지 의미를 지녔다. 정보의 최소 단위(Byte)이자 한 입 베어 무는 행위(Bite)라는 두 의미가 결합해, 쉽고 간결하게 정보를 전달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발행한다는 점에서 데일리(Daily)를 앞에 덧붙였다. 매일매일 한입에 삼킬 수 있을 만큼의 정보를 요약해 전하겠다는 뜻이다.

기존 경제 매체에는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가 많다. 경제 용어나 특정 사안의 맥락을 쉽고 친절하게 풀어주지 않는다. 장민제 부대표는 “비즈니스 미디어의 문법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외 선생님이나 학과 선배가 되어 난해한 용어와 이슈를 풀어 설명해주는 쉽고 친절한 경제 미디어”를 지향한다고 <데일리바이트>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16일 발행한 <데일리바이트>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발표가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고 국내·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폈다.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자, 뉴스레터에 언급된 특정 개념을 클릭하면 관련 기사로 넘어가도록 링크도 걸어두었다.

▲ 데일리바이트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경제 이슈가 왜 중요한 문제인지를 구독자에게 설명하면서 뉴스레터를 시작한다. 데일리바이트 갈무리
▲ 데일리바이트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경제 이슈가 왜 중요한 문제인지를 구독자에게 설명하면서 뉴스레터를 시작한다. 데일리바이트 갈무리

유료 레터인 <바이트플러스>는 보다 큰 문제를 더 깊이 다룬다. G7 정상회의를 다룬 지난 5월 22일 <바이트플러스>는 G7이 무엇인지,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공동성명이 제기된 배경과 주요국의 반응까지 다루고 있어 사안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유료 콘텐츠 바이트플러스는 경제·비즈니스 이외에도 국제, 산업, 재테크, 인터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바이트플러스 갈무리
▲ 유료 콘텐츠 바이트플러스는 경제·비즈니스 이외에도 국제, 산업, 재테크, 인터뷰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바이트플러스 갈무리

경제 미디어의 문법을 바꾸자

초기에는 창립 멤버들이 돌아가며 글을 썼다. 학내 언론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장민제 부대표와 경영 이슈에 관심이 많은 김태헌 대표(25)가 뉴스레터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바이트컴퍼니의 규모가 커진 뒤로는 프리랜서 에디터들에게 콘텐츠 제작을 맡기고 있다. 20명 안팎의 에디터들은 주로 경제, 경영을 전공한 20대이다.

전업으로 활동하는 편집장은 각 콘텐츠를 최종 검토한다. 디자이너와 마케팅 담당자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파고들 디자인과 유통 방식을 생각해낸다. 바이트컴퍼니 구성원 대다수는 20대 중반이다.

▲ 왼쪽부터 바이트컴퍼니 부대표 장민제(25), 대표 김태헌(25), 마케팅 이사 최은석(25). 바이트컴퍼니 제공
▲ 왼쪽부터 바이트컴퍼니 부대표 장민제(25), 대표 김태헌(25), 마케팅 이사 최은석(25). 바이트컴퍼니 제공

참여형 콘텐츠와 오프라인 홍보로 늘린 구독자 수

<데일리바이트>의 구독자 수는 서비스 개시 3개월 만에 1만 명을 넘어섰다. 급속한 성장의 이유가 ‘참여형 콘텐츠 제작’과 ‘오프라인 홍보’에 있는 것 같다고 장민제 부대표는 말했다.  지난해부터 MZ세대의 흥미를 끌 만한 일련의 ‘테스트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제작하여 배포했다. 예를 들어, 기업 인재상 테스트, 카페 성향 테스트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구독자들에게 기프티콘을 나누어주는 경제 상식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 데일리바이트에서는 주기적으로 경제 이슈와 관련 용어를 묻는 경제 상식 모의고사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기업 인재상 테스트 등 다양한 참여형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데일리바이트 웹페이지 갈무리
▲ 데일리바이트에서는 주기적으로 경제 이슈와 관련 용어를 묻는 경제 상식 모의고사와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기업 인재상 테스트 등 다양한 참여형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데일리바이트 웹페이지 갈무리

오프라인에서도 홍보 활동을 이어갔다. 2022년 9월, 한 대학교의 축제에 참여해 홍보 부스를 운영했다. 해당 부스에서는 <데일리바이트> 콘텐츠를 소개하고, 구독 신청을 한 신규 독자를 대상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콘텐츠를 통한 수입 외에도 뉴스레터에 싣는 광고나 증권사 제휴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장 부대표는 “정확한 액수와 비중을 밝히긴 어렵지만, 증권사에 금융 관련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얻는 B2B(기업과 기업 사이에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 수입이 총수익의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구독자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경제 미디어

<데일리바이트>는 구독자 수를 계속 늘려나가는 동시에 인공지능(AI)과 같이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을 콘텐츠에 접목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다. 장민제 부대표는 새로운 서비스의 구체적인 양상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혁신적인 기술을 탑재한 투자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트컴퍼니의 비전을 묻자, 장 부대표는 “MZ세대 구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미디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주요 경제지의 독자가 40~50대인 것처럼, <데일리바이트>가 2030세대와 함께 성장해 20년 뒤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주류 경제 미디어가 되길 꿈꾼다는 것이다.

전자 우편 발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티비’가 지난 2월 발표한 <2023 이메일 마케팅 리포트>에 따르면, 2022년 스티비를 통해 발송된 전자 우편은 16.2억 건으로 2021년보다 1.6배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4.5억 건을 발송한 미디어가 전체의 28%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렇듯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더불어 성장한 MZ 세대는 전자 우편으로 뉴스를 보는 일에 익숙하다. 국내의 뉴스레터 열풍을 이끈 언론은 <뉴닉>(NEWNEEK)이 있다. 밀레니얼 세대 청년들의 주도로 2018년 12월 만들어진 뉴닉은 2023년 4월 현재 약 53만 명의 구독자를 갖고 있다.

뒤이어 새롭고 다양한 유형의 뉴스레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신문, 방송, 웹 등 중요 채널을 따로 두고 부수적으로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전통 언론과 달리, MZ 세대는 오직 뉴스레터를 중심으로 정보와 해설을 제공하는 ‘뉴스레터 미디어’를 만들고 있다.

<단비뉴스>는 뉴스레터 제작에 뛰어든 MZ 세대를 만났다. 지난 3월부터 MZ 세대가 만드는 뉴스레터를 취재했다. 직접 사무실에 찾아가 대면하거나, 온라인이나 전자 우편으로 인터뷰하면서 각 뉴스레터의 특징과 계획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저작권자 © 단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