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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편리’해도 교통체증 ‘불편’
[제천∙단양공동교육과정]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의 명암
2020년 11월 25일 (수) 12:43:21 문정은 최재원 이가은 기자 mingky_official@naver.com
사단법인 <단비뉴스>는 제천교육지원청, 단양교육지원청, 생태누리연구소와 함께 이번 2학기에 고교생을 대상으로 '미디어 콘텐츠 일반'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해왔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3시간씩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에서 진행된 이 과정은 미디어는 물론 팬데믹, 다문화사회, 위험사회 등 학생들 자신이 처한 사회환경을 이해하는 강연을 8차례 하고, 미디어 제작 체험을 2차례 해봄으로써 진로모색에도 도움을 주도록 설계됐습니다. 이제 그 결과물을 <단비뉴스>에 연재하니 그들의 눈에 비친 지역사회의 모습을 기사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편집자)

지난 15일 오후 두 시, 제천 스타벅스 앞 시내 방면으로 가는 의림대로 2차선에서 수 십대 차들이 명절 고속도로 정체 상황처럼 멈춰서 있었다. 주행표시인 초록 신호가 3번 바뀌어도 못 빠져나갈 정도였다. 신호가 바뀐 뒤 1차선에서 직진하려던 차들은 그대로 앞을 향했지만, 2차선에 있던 차는 다시 브레이크 등을 켰다. 몇몇 차는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입하려다가 또 다른 정체현상을 빚었다. 드라이브스루가 원인이었다. 기다림을 참지 못한 이용자가 차에서 내려 매장으로 뛰어들어가는 것도 목격됐다.

   
▲ 제천 스타벅스DT점은 개점도 하지 않은 8월 이전부터 커뮤니티에 여러 차례 글이 올라왔다. ⓒ 문정은

비대면 시대, 각광받는 드라이브스루

스타벅스 DT(Drive-through)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은 제천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제천 지역 한 커뮤니티에서는 개점 한 달 전부터 인근 상권이 활성화한다는 기대감과 차에서 쉽게 음료를 주문할 수 있다는 장점 등으로 환영한다는 글이 수 십 건 올라왔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주말과 공휴일에는 매장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특히 코로나 확산 이후 차에서 내리지 않고 비대면으로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특성은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평소 제천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 김모 씨는 “코로나 때문에 매장 방문이 꺼려져 요즘에는 드라이브스루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제천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기 위해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차들이 다른 차들의 통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 최재원

코로나19 이후 드라이브스루의 비대면 방식은 소비자 편의를 넘어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며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T map Trend Map 2020’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찾은 이동량이 약 1.5배 증가했다. 2020년 1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2월에는 이용 감소세를 보였지만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 3월부터 이동량이 다시 상승했다. 드라이브스루는 신체적으로 거리를 두며 일상을 즐길 수 있는 한 줄기 빛이지만 그림자도 존재한다.

   
▲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T맵 데이터로 분석한 주요 브랜드 드라이브스루의 이용 추이 그래프 ⓒ SK텔레콤

감염 최소, 교통 체증, ‘드라이브스루’의 역설

평소 의림대로를 지나는 노선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 김모(19) 씨는 “신호가 바뀌자 어떤 차가 끼어들어 1차선에 있던 버스가 급정거해 사고가 날 뻔했다”며 “1차선과 2차선의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 때문에 도로가 정체되었다”고 말했다. 제천에서 10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박고훈(66) 씨는 “스타벅스를 지나 우회전을 해서 터미널로 가야 하는데 노선을 바꿀 수도 없고 마냥 기다려야 한다”며 “원래 기본요금이 나오는 거리도 의림대로에 차가 막히면서 1,000원 정도 더 나오면 손님과 오해가 생겨 실랑이가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7명이 16일부터 21일까지 <단비뉴스> 카카오톡 제보방을 통해 드라이브스루로 빚어지는 교통체증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 취재팀이 실시한 카카오톡 제보방 ‘드라이브스루에 따른 교통체증 피해 사례’ 제보 내용이다. ⓒ 최재원

취재팀은 제천시민을 대상으로 16~18일 3일간 ‘스타벅스 제천점 드라이브스루 교통체증’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222명 중 190명(85.6%)이 불편함을 느꼈다고 답했으며, 불편함의 원인을 ‘사고 위험’(56.8%), ‘긴 줄로 인한 대기시간 지연’(56.3%)을 꼽았다.

이에 대해 제천시청 교통과 교통지도팀 곽미경 주무관은 “드라이브스루 이용 차량이 인도와 1차선에 대기하면서 의림대로가 정체되고 버스 정류장까지 혼잡이 가중될 뿐 아니라 시민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경적 소음에 관한 민원도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천시청은 교통요원 배치를 권유하는 내용의 공문을 스타벅스에 두 차례 보냈고, 스타벅스는 시니어클럽과 업무협약을 맺어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점심시간인 오후 12~2시, 주말 오후 1~4시에 교통요원을 배치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의 문제점은 교통체증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 ‘드라이브스루 안전실태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 DT점포가 차량 진·출입 때 보도를 통과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이러한 구조는 매장 이용자와 일반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제천 맥도날드 DT점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 오모(35) 씨는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는 도로에서 바로 인도를 지나 우회전해서 들어가기 때문에 길을 걷다 갑자기 차가 들어와 위험을 느낀 적이 있다”며 드라이브스루의 위치 선정 문제를 지적했다.

“교통영향평가 교통유발금 부과 대상 아니야”

시설물 설치로 빚어지는 교통혼잡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로 교통영향평가와 혼잡 유발 시설물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 제도가 있다. 하지만 교통영향평가 대상은 연면적 1만5000m² 이상이며,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대상 시설은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르다. 제천은 시설물의 각층 바닥면적 합계가 1,000㎡ 이상인 시설물이다.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중앙로2가 68-3, 68-22의 제천 스타벅스 1층 매장(157.54m²), 2층 매장(200.92m²)은 규제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제천시청 도로관리팀 최진영 주무관은 “교통영향평가는 보통 백화점이나 롯데마트, 서울 예술의 전당 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드라이브스루 진입 때 인도를 지나가는 문제에 관해서는 ‘도로점용료’를 내면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브스루’ 규정 강화해야

드라이브스루를 처음 도입한 미국은 어떻게 이런 문제에 대처할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크그로브시에서는 대기차선 구조와 보행자통로 구조 등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주차 차량, 매장 진·출입 차량의 동선을 분리하고 폭을 최소 12피트(3.65m) 이상으로 둬야 한다. 또한 보행자통로도 대기차선과 교차하면 안 되며 가시성 확보를 위해 보행자 통로는 질감 있는 재료로 구분해 포장하도록 명시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엘크그로브시 드라이브스루 대지 규정 관련 구성도. ⓒ 한국소비자원

캐나다 온타리오 아약스시도 매장의 위치나 대기차선 구조 등을 고려해 드라이브스루 허가를 내준다. 드라이브스루는 주거지역으로부터 3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해야 하며, 대기차선은 건물 뒤 또는 매장 내부의 측면에 설치해 공공도로와 맞닿지 않아야 한다.

외국에도 우리나라 교통유발금과 비슷한 ‘교통영향세’가 있다. 미국 오리건주 워싱턴 카운티에서는 DT 시설의 설치 유무를 파악한 뒤 ‘교통개발세’를 물린다. 미국 몬태나주 보즈먼시는 DT 시설 유무에 따라 다른 세율 기준을 적용한다. 고급 레스토랑보다 DT 시설이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교통영향세 기준을 높게 뒀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스타벅스 강동구청 드라이브스루점이나 강동암사 드라이브스루점은 진입로를 건물 뒤에 설치해 원활하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타벅스 쪽은 매장을 설치할 때 주변 교통상황까지 파악해 진입로에 관한 논의를 거치고, 이미 만들어진 매장에는 도로반사경, 방지턱, 경보장치, 보행자 안전시설을 전국 매장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경기도 화성 동탄경찰서 서진영 경사는 “비대면 시대에 드라이브스루를 막을 수는 없으니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야 한다”며 ‘수익자 부담 원칙’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은 면적이라도 교통체증을 유발하면 ‘교통영향평가’나 ‘교통유발부담금’ 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신호등이나 교통경찰 구실을 하는 신호수를 배치하거나 어느 정도 차량 대기 용량이 차면 손님을 일시적으로 더 받지 않도록 조처해 주변 교통의 혼잡을 막는 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 시대에 드라이브스루는 자연스레 우리의 문화가 되었다. 전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시작으로 도서관 공공서비스,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김장까지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이용한다. 하나의 역사로 남을 사람과 사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드라이브스루’ 문화가 지속되려면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문정은, 최재원, 이가은 기자는 제천여고 2학년 학생들입니다. 

* 취재·첨삭지도: 민지희(단비뉴스 전략기획팀장), 이봉수(단비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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