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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 팥 없는 ‘붕어빵 저널리즘’
[저널리즘 쟁점] 지역 언론의 기능과 미래 ①
2020년 10월 22일 (목) 12:29:50 민지희 기자 mingky_official@naver.com

언론 전체가 항상 사회 ‘문제’의 하나로 거론되는 시대. 그중에서도 지역 언론의 문제는 무엇일까? 철저하게 수도권 중심인 사회에서 그래도 지역 사회가 제대로 서려면 지역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담론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러면 지역 언론은 제 역할을 하고 있거나, 적어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저널리즘 쟁점>의 두 번째 순서로 ‘지역 언론’의 기능과 미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차가워지면서 붕어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지역 언론이라는 붕어빵에는 팥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붕어빵에 무엇을 채워야 할지로 나눠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① 지역 언론, 팥 없는 ‘붕어빵 저널리즘’
② 따뜻한 눈 맞춤으로 채워지는 붕어빵


“저도 지역에서 좋은 기사 쓰고 싶었죠. 기획 기사도, 탐사 보도도 너무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물리적 여력이 없습니다. 하루에 써야 하는 기사만 5개가 넘어요. 대부분 출입처인 관공서에서 뿌리는 자료 읽고 그냥 쓰는 거죠. 지역 언론사 규모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있었던 곳처럼 어느 정도 규모가 크면 시청이나 군청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며 홍보비로 수익을 내고, 규모가 작으면 기자가 직접 광고 영업을 다녀요.”

대구 종합일간지에서 3년간 일한 뒤 최근 교육 전문 주간지로 자리를 옮긴 A 기자(30)가 지역 언론에서 일했던 소회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지역 언론은 갈 곳을 잃었다. 자본과 권력에서 벗어나 시민 곁을 지켜야 할 지역 언론은 대부분 광고 영업과 지방자치단체 홍보로 생계를 유지한다. 지역 기자는 관공서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하루에 5개 이상 속보 기사를 쓰느라 지역민을 위한 ‘지역밀착형’ 기획 아이템을 낼 여력이 없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기반을 둔 언론사들이 내보내는 기사는 대부분 붕어빵 찍어내듯 천편일률적이다. 새로운 콘텐츠는 총선이나 코로나19처럼 특별한 사건이 있을 때 가끔 나올 뿐이다.

   
▲ 보도자료를 검증 없이 받아쓰는 지역 언론의 ‘붕어빵 저널리즘’을 외면하는 지역민. Ⓒ 이지은

똑같은 제목, 사진, 취재원... 매체만 달라

“지역 언론 자체를 안 봐요. 뭐, 꼭 필요하거나 궁금한 거는 유튜브나 네이버에 검색하면 되니까요. 회사에서 받아 보는 지역 신문이 몇 개 있는데, 대충 봐도 다 비슷한 내용밖에 없더라고요.”

대전에 거주하는 김형규(27) 씨는 “지역 언론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지역이 필요로 하는 내용을 지역 언론이 담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 창업에 관심이 많아 지역 뉴스를 찾아봤지만, 그에 관한 내용이 담긴 매체가 거의 없었고 지금도 자신에게 필요한 소식은 지역 언론에 없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2018년 12월 31일까지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4,791개 지역 언론사 중 강원을 제외한 중부권(대전, 세종, 충남, 충북) 언론사는 1,266개다. 그중 대전을 기점으로 충청도 전반을 책임지는 인터넷 언론사 10개의 보도를 살펴본 결과 ‘붕어빵 저널리즘’ 행태는 심각했다.

대전시청사에 민원안내 로봇 설치(2020.10.07. <대전일보> 문승현 기자)

대전시 청사에 로봇이 민원 안내하고 커피 판다(2020.10.07. <중도일보> 이상문 기자)

대전시, 청사에 민원안내 로봇 설치(2020.10.07. <충청투데이> 이인희 기자)

대전시청에 무인카페·민원안내 로봇 설치(2020.10.07. 대전KBS 이정은 기자)

안내도 음료도 로봇이 '척척'(2020.10.08. 대전MBC 문은선 기자)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의 세 기사는 각각 창간 70년, 69년, 30년 된 지역 종합일간지 보도다. 제목만 약간씩 다르고, 대표 이미지는 모두 대전시가 제공한 사진이다. 세 곳 모두 ‘혁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초기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을 위해 공공 테스트베드 사업을 확대해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멘트를 그대로 인용했다. <중도일보>에서 ‘확대해’를 ‘확대 추진해’로 바꾸고,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의 대전시에 감사하다는 인터뷰 내용을 추가했을 뿐이다.

물론 이와 같은 보도는 화제가 될 만한 지역 소식이라 보도할 수 있다. 출입처 제도를 운용하는 중앙언론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도한다. 하지만 같은 내용을 가지고 직접 기자가 현장에 가서 무인카페 로봇의 기능과 이름, 기업 관계자 인터뷰 등을 취재하고 자신이 직접 찍은 이미지를 기사에 담은 중앙의 <경향신문> 사례도 있기에 대전의 지역 언론에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로봇 혼자서 카페를 운영한다고...어떻게?”(2020.10.07. <경향신문> 윤희일 선임기자)

이처럼 제목, 취재원 모두 똑같은 내용으로 ‘복사+붙여넣기’하는 기사는 하루에만 최소 3개 이상씩 보도된다. 대전시에서 각 언론사에 배포하는 보도자료가 보통 매일 3개 이상씩은 되기 때문이다. 지역 방송 또한 영상으로만 바뀌었을 뿐, 보도 행태는 똑같다. 지역 언론의 출입처 의존 보도 경향은 지표로도 나타난다. 대전 충남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8월 3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대전 주요 일간지 4곳과 인터넷신문 3곳의 보도를 조사했더니 총 6856개 기사 중 4406개(64.2%)가 보도자료성 기사였다.

   
▲ 지역 언론 대다수는 새로운 기획이나 추가 취재, 사실 검증 없이 출입처나 공공기관 보도자료에 의존하고 있다. Ⓒ 민지희

4.15 총선에서 지역 언론의 ‘붕어빵 저널리즘’ 행태는 지역 민주주의마저 위협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 대전·세종·충남 지부가 담당 지역 일간지 4개(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금강일보)를 대상으로 3월 23일부터 3월 27일까지 선거 보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양대 정당 중심(18.3%), 전투/경기 표현(12.5%), 따옴표 저널리즘(10.5%) 등 유해 보도 비중이 66.4%였다. 반면에 정책 및 공약(11.2%), 사실 검증(0%), 기획/특집(0.6%) 등 유익 보도는 13.6%로 언론윤리에 부합하는 기본적인 선거 보도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보도는 4개 일간지 모두 단 한 건도 보도되지 않았으며 시민사회나 유권자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보도는 1%에 불과했다.

   
▲ 지난 4월 15일 총선 일주일 앞두고 정책 검증보다 후보 간의 대결 자체에만 주목하는 기사를 쏟아낸 대전일보. Ⓒ 민지희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는 “전반적으로 발로 뛰는 보도보다 보도자료에 의존하거나 판에 박힌 판세 분석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노골화했다”고 지적했다. 유해 보도 양만큼 광고 양은 더 노골적이었다. 언론사 홈페이지에 50~300만 원 단가의 4·15 총선 후보자들 배너 광고가 난립해 기사 자리까지 밀어내며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중도일보는 광고 16개를 보통 1면 기사가 배치되는 화면 윗부분에 배치했다. 충청투데이 경우 20개 광고가 기사가 배치되는 부분의 중앙에 배치됐다.

   
▲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 광고로 도배된 중도일보 홈페이지. Ⓒ <미디어오늘>

‘붕어빵 저널리즘’ 부추기는 경영난

‘붕어빵 저널리즘’이 지역에 만연한 가장 큰 이유는 경영난이다. 지역 언론은 코로나19 여파로 대부분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시·군 단위의 중소도시일수록 타격이 크다. 주 수입원이 지자체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와 모임 등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광고 매출 자체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이 16개 충청·경상·강원 지역 언론 취재 결과 지난 1~4월 광고 수익이 지난해에 비해 적게는 50%, 많게는 20%까지 급감했다.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한 지역 언론은 지면을 줄이거나 순환 유급 휴직, 임금 삭감에 들어가는 등으로 광고 수익이 줄어든 부분을 메꿨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5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 일간신문 55%가 지면을 축소했거나 고려 중이며, 70%가 유급휴직을 시행 중이거나 고려 중이었다.

광고 수익이나 지방자치단체 행사 홍보비는 지역 언론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독자 또는 시민 중심에서 벗어나 자본에 휘둘리고 권력을 비판하지 못하는 기관지로 전락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경영난을 맞을 수 있다는 저널리즘 위기를 드러낸다. 1989년에 만들어져 벌써 발행한 지 30년이 넘는 제주지방 종합 일간지 <한라일보>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기사 위, 아래, 양옆까지 가득 채운 광고가 눈에 띈다. 메인에 21개 배너 광고가 걸려 있고, 그중 10개는 제주도 지자체 주관 광고다. 1945년부터 발행을 시작한 <제주일보>는 메인에 17개 배너 광고 중 10개가 지자체 광고다. 두 매체 모두 각각 기업 회생과 부도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은 뒤 가까스로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 제주도 종합 일간지 <한라일보> 메인 화면. 총 21개의 배너 광고가 메인 화면을 가득 채운다. Ⓒ 민지희

윤철수 제주대 교수는 지난 9월 열린 ‘2020 한국지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종사자 규모가 1~4명밖에 안 되는 제주 지역 사업체가 4만 9천 개로 81.9%를 차지하는 등 제주 지역 광고시장 환경은 갈수록 악화하는데 매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결국 매체에 실리는 상업 광고가 승진, 축하, 화촉, 부음 광고로 확장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공공기관 광고 역시 급증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 보니 예산안 심의와 관련된 보도에 있어 주요 일간지의 ‘무비판 보도’가 두드러지고 비슷한 뉴스가 범람하는 등 저널리즘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역 언론의 현 상황을 지적했다.

광고와 달리 과거부터 ‘뒷거래’처럼 이뤄지는 방식도 있다. 지자체 협찬이나 후원이다. <미디어스>가 2010년부터 2015년 2월까지 언론사와 공동 주최, 주관하거나 지자체가 언론사 행사를 후원한 내역을 종합한 결과 강원도와 산하 기초단체가 강원 지역 언론사에 협찬이나 후원으로 지급한 비용은 총 113억 2,799만 원이었다. 행사 명목은 ‘강원환경대상’, ‘동해안 발전전략 심포지엄’, ‘민관 군 친선 축구 대회’ 등이었다. 대구광역시와 자치구, 그리고 산하 공공기관이 5년간 언론사에 행사 홍보나 후원으로 건넨 돈은 24억 5,689만 원이다. 걷기대회, 자전거대회, 사진 공모전 등의 행사였다. 이 밖에도 각 시도별 지자체는 억 단위 혈세를 언론사에 직접 지원했다. 지방정부가 지역 언론에 바로 지원하는 환경이다 보니 자연스레 권언유착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광고 영업 넘어 협박, 분쟁까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지역 언론사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지역 종합일간지 및 주간지는 각각 116개, 553개로 2016년 대비 15개 늘었다. 인터넷 신문이 2,900개로 2년간 296개 늘어났고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매체까지 포함하면 증가 폭은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지역 기자는 ‘광고 세일즈맨’이 돼 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가 이건혁 창원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뢰해 지난해 8~9월 신문·뉴스·통신 종사자 5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63.7%가 광고 관련 업무에 관한 압박을 받았다고 답했다.

광고 영업을 넘어 협박을 일삼고 타 언론사 기사를 그대로 가져오는 ‘사이비 기자’ 논란 역시 늘고 있다. 경남지역 공무원 노조는 지난 7일 광고를 강매하고 사익을 위해 행정정보공개 청구와 취하를 일삼는 특정 인터넷 언론사를 ‘사이비 언론사’로 규정하고 해당 언론사 퇴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진주시에 주소를 둔 한 인터넷 언론사가 작년부터 올해 9월까지 도내 각 시·군 공보(홍보) 담당에 광고비 지급 또는 인상을 요구하며 행정정보공개 청구를 반복하고 광고비를 지급하거나 지급을 약속하면 취하하는 수법으로 제도를 악용해 왔다는 이유였다. 노조는 “예전부터 일부 지역 언론이 광고 강매, 연감 강매로 언론 기능을 스스로 훼손하는 일이 많았다”며 “이를 바로잡으려고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해당 언론사의 행태가 반복돼 부득이하게 지난 7월 경남경찰청에 진정서(수사의뢰)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자체와 지역 언론이 광고를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인 사례도 발생했다. 시청 행정광고비 지급을 둘러싸고 반년 넘게 갈등을 빚은 용인시청과 경기경제신문 간 다툼이 쌍방 고소로 확대됐다. 시청은 해당 기자가 ’광고비를 받으려고 협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신문 측은 ‘시청이 특정 언론사들에만 차별적으로 광고를 준다’고 주장했다.

   
▲ 용인시청과 경기경제신문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보도된 기사 헤드라인. Ⓒ <미디어오늘>

지역 방송 역시 경영난 심각

최근 지역 방송은 매체 환경과 방송 정책의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구체적인 매체 환경 변화에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 수입 증가율 정체와 뉴미디어 증가에 따른 시청률 감소 추세, 그리고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수반되는 시설과 제작비 투자 요인의 증가 등이 해당된다. 방송 정책의 변화에는 광고시장이 공영 미디어렙 체제에서 민영 미디어렙과의 복수 경쟁 체제로 전환하며 처하게 된 마케팅 비용 증가와 광고 판매 수입 감소 등이 해당된다. 이러한 변화는 지역 방송의 위상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지역 방송이 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시청자 규모 축소와 그에 따른 광고 수입 감소로 지역 방송이 제작하는 콘텐츠 질이 하락할 수 있다. 지역 방송 제작과 시청률, 그리고 광고 수입의 악순환이 구조화할 경우 지역 방송 경쟁력 약화로 지역사회 공동체 역시 무너지게 된다. 대구MBC 도성진(43) 디지털콘텐츠렙장은 지난 14일 <단비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수익구조가 너무 악화하다 보니까 프로그램 제작비나 수를 많이 줄이는 등 힘든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면 인력도 자연스럽게 줄게 돼 지역 언론으로서 기존에 이바지할 수 있었던 지방 권력의 비판과 감시 등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 방송의 경영난은 미디어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무 조건으로 이어진다. 고(故) 이재학 PD는 CJB청주방송에서 14년을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했다. 그는 2017년 한 해만 세 개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4개 프로그램 조연출을 맡았다. 그러다가 비정규직 동료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중 하루아침에 해고됐다. 이재학 PD 죽음에 분노한 시민사회와 노동단체 등이 전국적인 대책 위원회를 구성해 진상 규명을 요구한 결과 고인은 부당 해고 노동자임을 인정받아 170여 일 만에 정규직으로 명예 복직했다. 진상조사 보고서는 CJB의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가 정규직 대비 53.8% 정도임을 밝혔다. 대부분 20~30대 젊은 연령층이었으며 5년 이상 근속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도 많았다. 모두 4대 보험 혜택조차 받지 않은 채로 적은 임금에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역 방송은 통폐합으로 경영난을 극복하려 한다. KBS는 원주, 목포, 순천, 안동, 진주, 포항, 충주 등 7개 지역방송국의 TV 송출 기능을 총국 중심으로 통합하는 안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지난 3월 제출했다. MBC는 지난 7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향후 2년에 걸쳐 현 16개 지역 MBC를 10개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본사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강원 영동·춘천 MBC 2개사를 지사로 들이고, 나머지 14개사 중 광주·목포·여수 MBC, 대구·안동·포항MBC 등 도 단위 1사 원칙으로 권역을 통합해 총 10개 사로 만드는 방안이다. 이러한 방침에 관해 노조와 시민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KBS지역방송국 폐쇄반대 전국시민행동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통폐합 반대 입장을 밝혔고, 언론노조 MBC 본부 역시 지난 7월 “지역 방송사와 협의 없는 지역 방송사 생존 전략은 무의미하다"며 반대 성명을 냈다.

경영난에 처한 지상파가 택한 생존 방식인 광역화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불가피한 조처라는 현실론도 있지만 단순히 방송사 하나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지역 문화 거점 역할이 크게 축소된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에 관해 대구MBC 도성진 렙장은 “레거시 미디어가 힘이 빠지고 있는 구조 속에서 지역 방송사 통폐합 분위기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수도권 중심의 사고만 가지고 인위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최소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겨울, 허기를 달래 줄 팥이 가득한 붕어빵처럼 충실한 기사로 가득한 지역 언론을 기대하는 건 힘들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소감처럼 지역 언론이 먼저 나서서 ‘가장 지역적인’ 기사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


이 기사는 충북 지역 언론 <중부저널>(http://www.jbjn.kr/news/view.php?no=1723)에도 실립니다. <단비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편집 : 조한주 기자

[민지희 기자]
단비뉴스 전략기획팀장, 환경부 민지희입니다.
빛나는 여성보다 어둠 속에서 빛이 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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