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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도 어몽어스처럼
[상상사전] ‘공유’
2020년 11월 14일 (토) 19:06:10 김현주 기자 juicetrong21@gmail.com
   
▲ 김현주 기자

최근 ‘어몽어스(Among Us)’가 유행했다. 어몽어스는 ‘마피아 게임’의 온라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나도 어몽어스를 했다. 남자친구와 그 친구들, 나와 내 친구들이 온라인에서 만났다. 나와 남자친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친구들은 실제로 만난 적 없다. 가상 환경을 공유한 게 다였지만 게임 몇 판을 하고 나니 친해졌다. 어몽어스는 2018년에 나왔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큰 인기를 얻었다. 어몽어스가 유행한 이유는 사회적 실재감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단절을 느낀 사람들이 가상 환경을 공유하며 상대방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느꼈다. 높은 수준의 사회적 실재감, 타인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통해 즐거워했다.

온라인에서 실재감은 커졌지만, 오프라인 현실에서 실재감은 작아졌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접촉이 늘었다. 대면할 때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반쯤 얼굴을 가린 채 상대방과 마주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얼굴에서는 공포감을 느낀다. 방역을 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하니 가까이 다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에 거부감이 든다. 우리는 어몽어스를 하면서 상대가 어딘가에 존재하고 나와 연결돼 있다고 느끼지만 역설적이게도 현실에서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더라도 상대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갖기 어렵다.

   
▲ 코로나19 장기화로 노인과 아동, 장애인 등 사회 취약 계층이 고립됐다. 지난 3월 코로나 유행 초기, 활동지원사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 2주간 자가격리를 하며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책이 사실상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대구 거주 중증장애인 A 씨는 "(정부에서) 오는 물품들 중에 제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이 거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 스브스뉴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보여주듯 타인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면 타인의 고통과 아픔도 알 수 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매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가상세계를 공유하며 ‘끼리끼리’ 연결됐지만 공공의 안전을 이유로 방에 고립돼 가상세계에도 현실세계에서도 존재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노인과 장애인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노인복지센터가 문을 닫자 노인 학대 상담 건수가 늘었다. 코로나 유행 초기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장애인을 위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아 생존에 위협을 겪는 장애인이 있었고, 고독사 사례까지 나왔다. 물리적 거리두기에 따른 피해는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었다.

코로나19가 아직 유행하고 있으니 물리적 환경을 무작정 공유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의 어느 지점이 단절에 따른 소외를 유독 극심하게 겪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공간을 공유하는 것, 마음을 공유하는 것은 공존을 위한 전제다. 재난은 모두에게 평등한 것이 아닌 데다 우리 자신이 언제든 약자 처지가 될 수 있다. 어몽어스에서만 타인의 존재를 느낄 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보이지 않는 타인의 존재를 느껴야 한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이봉수)

편집 : 신지인 기자

[김현주 기자]
단비뉴스 지역농촌부, 전략기획팀 김현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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