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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생태계에서 함께 살아남는 법
[상상사전] ‘비대면 노동’
2020년 06월 29일 (월) 19:53:37 최유진 기자 gksmf2333@gmail.com
   
▲ 최유진 기자

“우리는 지금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비대면(언택트, untact) 업무를 이야기하는 내레이션이다. 한 통신사 광고에는 집에서 누워있거나 아이를 돌보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통화하는 사람들이 나온다. 화상 회의도 부담스러워 단체 통화로 업무를 본다. 코로나19로 노동 공간만 바뀐 게 아니다. ‘언택트 노동’을 신속히 적용한 IT기업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으로 일하게 됐다. 이런 기술로 벌이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떨까? 상인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못 하고 가게로 나온다. 그나마 배달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점포가 매출 경쟁에서 승자가 된다. 

제러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에서 첨단 기술로 잉여노동력이 발생하고, 양극화가 극심해진다고 내다봤다. 이런 기류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더 빨라졌다. 비대면 서비스 기업은 갈수록 효율이 높아진다. 고도의 인공지능 덕분이다. ‘코로나 불황’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국내 1위 포털∙메신저∙게임 기업은 1분기에 모두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은 정반대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증가세가 꺾이고 감소폭이 커졌다. 바이러스의 위협은 물론, 위축된 소비심리까지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실업급여는 1조원에 이르렀다. 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이는 오롯이 코로나 탓일까? 아니다. 위기에도 누군가는 기회를 잡았다. 기술은 언제나 향상되어 왔고, 언택트 생태계는 언제든 도래할 것이었다. 이미 25년 전, 리프킨은 사라질 인간 노동에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로 일자리 나누기와 제3부문, 곧 비영리 사회활동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면, 노동자의 피로를 덜고 대량해고도 막을 수 있다. 사회적 경제에 투자하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복지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 

언택트 생태계에서 왜 ‘공존’하려는 노력이 중요한가? 극소수 엘리트만 살아남는 노동시장이 되기 쉬워서다. 남은 노동자와 실업자 모두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 벤처·스타트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언택트, 온라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 중심 신산업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민관합동 공동펀드다.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는 산업이 획기적인 고용 창출을 해낸다면, 참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미래에 기술강국은 될지 몰라도, 당장 실업자나 소상공인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된다. 그러면 지금처럼 자영업자 대출만 계속해주면 될까? 이는 당장 굶주림만 면하게 해줄 뿐, 오래 자급자족하는 방법이 못 된다. 언택트 생태계에서 함께 살아가려면 전망이 밝은 기술 분야에서 누구나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노동 분화가 이뤄져야 한다. 또 기존 일자리에서 언택트를 접목할 수 있도록 전통산업을 혁신하고, 노동자를 재교육해야 한다. 

   
▲ 언택트 생태계에서 일자리가 골고루 분배되기 위해서는 기술 공유가 전제되어야 한다. ⓒ Pixabay

코로나로 성큼 다가온 비대면 시대, TV 광고 속 ‘우리’는 정말 ‘우리 모두’가 돼야 한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데는 직종, 세대, 지역 그 어떤 제약도 없어야 한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실현됐다. 이제는 돈이 아니라, 기술을 쥐여줄 때다. 그걸 발판 삼아 저마다 노동력을 강화한다면, 다 같이 살 만한 언택트 생태계가 도래하지 않을까?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편집 : 윤재영 PD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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