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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공패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
[여론광장] 청년정책 비판 쏟아진 ‘청년소통 열린회의’
2019년 09월 27일 (금) 07:33:17 박동주 기자 shane9110@naver.com

“국무조정실에서 세어봤더니 청년정책은 30여 개 기관에 약 185개 대책이 있습니다. 돈은 20조 원 들어가게 되는데 청년이 체감하는 건 굉장히 낮은 거 같아요.” (국무조정실 차영환 2차장)

왜 그럴까?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동교동에서 개최한 ‘청년 소통 열린회의’에서는 그 이유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이 서울에서 개최한 ‘청년소통 열린회의’. 국무조정실은 25일 서울 회의를 시작으로 10월 26일 제주까지 전국 10개 권역에서 ‘청년소통 열린회의’를 연다. © 박동주

“청년정책 많지만 와 닿는 게 별로 없다”

취업성공패키지,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정책은 청년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정책들이다. 그러나 그 밖에는 청년 정책이란 것이 얼마나 시행되고 있는지, 어떤 것이 있는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최근 내놓은 <정부/지자체 추진 청년정책에 대한 1934 청년들의 인지수준과 만족도 평가>를 보면 청년정책 내용 인지도와 내용 만족도는 각각 34.9%, 32.5%에 지나지 않았다. 

이날 한 회의 참석자는 “정부가 나눠준 정책자료집을 보고 이렇게 많은 청년정책이 있었나 하고 깜짝 놀랐다”며 “홍보가 안 되고 있거나 정책 자체가 청년들에게 실효성이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차영환 2차장도 “그동안 여러 문제를 해소하려 대책을 많이 추진해왔는데, 청년들이 별로 체감하지 못했던 거 같다”며, “가장 큰 원인이 청년들 의견을 많이 듣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 대학내일20대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청년정책 추진 만족도는 13%에 불과했다. 불만족 이유는 단기간 성과 중심 추진, 관심과 진정성 부족, 정책 홍보 미흡 등이다. © 대학내일20대연구소

“광주형∙구미형 일자리 더 만들어야”

고용, 창업, 주거, 복지, 금융, 문화, 교육, 참여, 기타 등 9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 청년정책의 인지도와 만족도가 낮은 이유들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고용 분야에 참가한 유아무개 씨는 “취성패(취업성공패키지), 이런 거 솔직히 말하면 우리 세대한테 딱히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노동부나 정부 관련 부처가 청년 고용을 위해 실제로 해야 할 일은 일자리 교육보다는 광주형 일자리, 구미형 일자리 같은 것을 열 개 스무 개 더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지난 2009년 고용노동부가 소득이 적은 구직자의 취업지원을 위해 도입한 제도다. 신청자에게 진단과 경로 설정 상담(1단계)을 한 뒤, 직업훈련과 창업지원(2단계), 취업알선(3단계)을 해주고, 훈련과 구직, 취업 성공 수당을 지급한다. 그러나 취업성공패키지 제도는 실제 청년고용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취업성공패키지 10년, 그간의 성과’를 보면,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한 취업률은 2010년 59.2%에서 2018년 64.9%로 8년간 5.7%P 높아졌다. 1년간 고용유지율은 2010년 38.6%에서 2018년 52%로, 13.4%P가 올랐지만, 취업성공패키지로 일자리를 얻은 청년 중 절반은 일을 그만뒀다. 취업성공패키지로 취업했더라도 오래 근무하지 않고 이직한다는 뜻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알선하거나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너무 많은 청년정책들이 나와 있지만 청년들에게 피부로 와 닿는 정책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실질적으로 청년들에게 실효성이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그동안 논란이 있었지만 반값 등록금 정책을 점차적으로 확대해 대학무상교육 실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데 대학 등록금 대출 이자를 갚는 일로 시작하는 게 너무 힘들고 부담스럽습니다.” 

 

 

▲ 고용 부문 토론에서 김용훈 씨는 “청년이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일자리, 쉴 자리, 놀 자리가 필요하다”며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청년들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비율을 늘려 민간부문까지 확대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동주

금융 부문 토론 한 참석자는 “반값 등록금 실현하는 데는 2조가 드는데, 이는 전체 국가예산에 견줘볼 때 절대 큰 예산이 아니다”며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투자를 줄이면 청년들부터 각 가정 부모들 부담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려는 사람에게 무상교육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 (국민)소득 중 근로소득 비중이 줄고 자산소득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늘어난 자산소득에서 세금 등을 거둬들여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청소년이나 청년이 신용도가 낮아 (은행 등의) 대출을 못 받고 (사채 등에서) 고금리를 물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도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나 지자체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신용보증을 해주는 제도를 만들어 대출을 도와주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 부문 토론에서는 교육 지원 정책이 대부분 대학생 등록금에만 몰려 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보면 부모가 시켜서 하는 경우이지, 정말 공직에 뜻을 둬서 준비하는 학생은 없다”고 말했다. ‘안정성’만 보고 준비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청년들은 고민이 많아 상담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격차해소’ ‘분배’ ‘불평등’ 문제가 관건 

“가장 많이 지적된 것이 격차 해소인데, 이게 시대의 화두인 거 같습니다. 앞으로 1대 99 사회에서 0.01 대 99.99의 사회로 바뀔 거란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격차를 해소해 나갈 것인지 이 부분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 정부의 청년정책 방향성 중요도 설문조사에는 회의 참석자 79명이 응답했다. © 투표 시스템 제공 웹사이트 ‘빠띠 타운홀’ 캡처

참석자들은 정부의 청년정책 지향점을 어디로 두어야 하느냐는 설문형 투표에서 격차해소와 분배, 불평등 완화에 방향이 맞춰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참여확대와 소통, 주거복지와 청년자립이 뒤를 이었다.

‘복지 부문 토론 한 참석자는 “복지 분야인 만큼 격차해소, 불평등 해소, 분배 문제를 키워드로 잡았다”며 “청년 주거 문제에서도 임대주택 문제를 많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최저시급 제도도 문제가 있다”며 “장애인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비장애인 장애인을 떠나서 모든 시민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토론했다”고 말했다. 

참여 부문 토론에서는 “청년 문제를 공무원이 주로 해결해주는 일방적인 구조로 돼 있는 것을 개선해 참여를 대폭 확대해 나가는 청년 자주주의를 모토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년 문제는 청년들 스스로 의견을 표출하고 주장해야 하는데, 정부 부처나 공무원들이 그런 소통 노력없이 탁상공론식으로 접근하니 청년정책의 인지도와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참석자들은 분야별 토론을 통해 정부에 바라는 청년정책을 제시하고 ‘바꾸고 싶은 우리의 일상’, ‘정책 대상’, ‘정책 아이디어’를 정리한 문건을 국무조정실에 전달됐다. © 박동주

국무조정실 청년정책추진단은 이날 회의에서 제기된 청년정책의 문제점을 홈페이지에 피드백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국은 보수·진보의 기울어진 언론 지형과 극성스런 가짜뉴스 등으로 건전한 여론형성이 힘든 사회입니다. 제대로 이슈화가 안 되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갈등이 잠복하는, 이른바 ‘Non-issue, Non-decision Society’가 바로 한국입니다. 주요 정책이나 법을 결정할 때 공론화 또는 숙의 과정이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또는 소수자의 건강한 목소리조차 기성 언론은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단비뉴스>가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여론광장]을 개설합니다. (편집자)

편집 : 최유진 기자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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