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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제재’ 대신 ‘관리’가 답이다
[단비발언대]
2019년 03월 21일 (목) 16:52:04 신수용 기자 danbi@danbinews.com
   
▲ 신수용 기자

안보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불안한 만큼 상대도 생존을 위해 움직인다. 우리가 핵우산, 전술핵, 사드 등 대북제재 수위를 높인 시기 북한도 핵과 미사일 기술을 강화했다. 우리는 13년 전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북한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모든 핵무기와 계획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체제 유지와 경제개발을 원했다. 이 합의는 이틀 뒤 깨졌다. 대북정책이 제재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계좌를 동결하는 등 경제제재를 강행했고 한국도 이를 거들었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어갔다. 북한과 합의를 한 것이 실질적 이행단계로 가려면 북핵을 제재로 다루면 안 된다.

북핵은 제재대상이 아니라 ‘관리’대상으로 봐야 한다. 제재는 효과가 미미한데 감수할 위험은 큰 불완전한 안보정책이다. 유엔안보리 제재조처는 이라크, 보스니아에서는 전쟁과 독재로 이어졌다. 제재는 고립을 유도한다. 이는 제재대상 국가를 폐쇄사회로 만들어 기존 권력에게 정권 강화 기회를 준다. 물자 차단과 전쟁 공포는 주민들을 정부의 공적 원조에 기대게 만들어 정권 존재 명분과 영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강력한 제재조처 기간에 김정은은 반대파 숙청에 박차를 가했다. 이를 통해 1인 독재체제를 공고하게 다졌고, GDP와 교역량도 미미하나마 늘렸다. 100발이 넘는 미사일을 쏘고 6차 핵실험으로 제재에 응수하며 핵기술 보유도 현실화했다. 제재는 이미 완성된 핵기술을 더 위험하게 만들 뿐이다. 합의가 시행된다 하더라도 현 과학기술 수준에서 실질적인 비핵화는 50년 이상 걸린다. 북핵 관리를 통해, 핵 성능을 향상하고 핵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진보와 이전을 막는 것이 오히려 핵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다.

   
▲ 안보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부전승' 전략이 필요하다. ⓒ pixabay

북핵 관리의 운전대를 한국이 잡아야 한다. 이는 제재가 아닌, 외교와 경제성장이라는 장기간 상호협력모델 창출을 통해 가능하다. 한반도 위기 속에서 미국은 미사일 방어체제 강화 명분을 찾았고, 중국은 유일한 대북연락창구 노릇을 하며 북한의 천연자원과 저렴한 노동력에 독점적으로 접근했다. 한반도 평화보다 자국 실리가 우선이었다. 국제정치와 군사영역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현실에서 남북은 정상회담과 실무회담 등 장기간 지속적 만남을 통해 개성공단 재개, 철도개발 등 상호협력모델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이를 지렛대 삼아 한반도 위기의 당사자가 협상 테이블 중앙에 자리 잡아야 한다.

북핵 관리는 나약한 유화정책이 아니다. 관리는 경제 사회적 인프라가 우위에 있을 때 북핵의 군사도발 여지를 진공화할수 있는 확고한 억제력을 지닌 ‘강자의 정책’이다.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은 많은 희생으로 귀결됐다. 무력통일을 이룬 예멘은 재분단위기를, 베트남에서는 내전 등 구성원 간 반목을 초래했다. 과거 미국이 소련의 핵무기고를 공격하려다 보복 공격의 피해를 우려해 이를 철회했던 사례도 있다.

작년 '9월 평양공동선언'은 13년 전 같은 날 이뤄진 '9‧19 공동성명'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평화체제’라는 같은 지점을 바라봐야 하지만, 전철을 그대로 밟아서는 곤란하다. 대한민국은 맹목적인 제재와 ‘안보 공탁’에서 벗어나 현실적 실익에 기초해 주도적 안보정책을 펼쳐야 한다.


편집 : 윤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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