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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글케치북] 독거노인 문제
2018년 05월 10일 (목) 10:40:41 조승진 기자 chopromotion@gmail.com
   
▲ 조승진 기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 이는 아들뿐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던 날, 아들 이시형씨가 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측근들은 이미 등을 돌리고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문제가 생기면 꼬리자르기식으로 사람을 잘랐다. 사람을 도구로 본 것이다. 

‘저신뢰 사회’로 분류되는 한국은 유독 혈연관계에 집착한다. 가족 울타리 밖 보통 사람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혈연이라는 보증 체제에 더 집착한다. 하지만 더는 ‘혈연관계’에만 의지할 수 없다. 

혼자 사는 어머니집 전등이 고장 났다거나, 혼자 사는 아버지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해 통원치료가 어려워도, 떨어져 사는 가족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 이럴 때 가족은 자책감에 시달리며 고통스럽게 일상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 사회변화에 따라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노인들이 증가하면서 이런 모습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되었다. 

   
▲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노인. ⓒ flickr

프랑스에서는 혼자 사는 노인들을 위한 우체국 서비스가 있다. 돈을 내고 서비스에 가입하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집배원들이 주기적으로 혼자 사는 노인들 집에 방문한다. 방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필요한 사소한 일들을 해결해준다. 전등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일, 막힌 수도를 뚫는 일 같은 집수리뿐 아니라 말동무도 되어 준다. 이웃 연락처도 파악해 긴급한 일이 생길 때는 이웃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 프랑스 우정공사는 편지를 이용하는 고객이 줄어들자 이러한 서비스를 내놨다. 이를 통해 집배원 일자리 보전도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자리 보전뿐 아니라 부족한 집배원 인력 채용으로 이어진다면 공공부문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거노인과 외국인 다문화 가정을 튜터와 튜티로 이어주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독거노인은 말동무가 생기고, 외국인은 한국말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다. 한국 토박이와 외국인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언어 습득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이주민에게 이해시키는 기회도 될 것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외국인 이주민이나 난민들을 위해 정부에서 무료로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교사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 은퇴 노인이다. 이들은 언어뿐 아니라 자국의 예절이나 문화, 역사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학생들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자연스럽게 이주민이 사회 구성원으로 통합되는 효과로 이어진다. 

정책을 실현할 때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서로를 신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가족만 생각하는 ‘가족 이기주의’ 태도는 이제 오히려 서로를 위험하게 만든다. 젊은이들도 ‘독거노인’ 문제와 동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비혼주의자’가 늘어나고 있는 흐름을 보면 그렇다. 

사람 인(人)의 한자가 두 획인 것은 사람과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고 함께 기대어 사는 자세가 중요하지만, 공동체가 와해된 현실에서 이를 강조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나서서 공공정책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 


편집 : 이민호 기자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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