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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과 낙관으로 버텨야 하는 것
[상상사전] '삶'
2018년 03월 24일 (토) 21:37:55 김태형 기자 akdlf7369@naver.com
   
▲ 김태형 기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지 말라.’ 푸슈킨 시의 한 구절이다. 그는 삶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슬픔과 우울을 인내하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고통은 가고 행복이 온다. 푸슈킨에게 삶은 인내하는 것이다. 반면 헤밍웨이에게 삶은 투쟁하는 것이다. <노인과 바다>에서 주인공 산티아고는 84일이나 고기잡이에 허탕 친 늙은 어부다. 그는 불운한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다시 고기잡이하러 간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산티아고는 헤밍웨이를 대변한다. 그는 자유를 억압했던 파시즘에 대항하기 위해 스페인 내전에 참가한다. 비록 실패했지만 자유를 향한 이상은 여전히 살아 숨 쉰다.

작가에게 삶이란 인내하거나 투쟁해야 하는 것이다. 푸슈킨도 끝내 참지 못했다. 그는 아내 곤차로바가 저지른 불륜을 인내하다 결국 불륜 상대를 찾아가 결투 신청을 했고 거기서 죽는다. 헤밍웨이는 수많은 전장에서 투쟁하다가 상처를 입는다. 그것이 말년에 도져 고통 속에 살다가 권총으로 자살한다. 로맹 가리, 미시마 유키오의 말로도 똑같다. 그들은 모두 자살했다. 작가들은 삶을 비관하여 이상적 삶을 전승했지만, 현실적 삶을 파괴했다.

   
▲ 비관 혹은 낙관만으로 인생을 살기란 버겁다.완전한 삶은 비관과 낙관을 균형적으로 통찰해야 이루어질 수 있다. ⓒ pixabay

“좋은 부모 만나 좋은 환경에서 윤택하게 자랐고 받을 수 있는 최상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에서 한 최후진술이다. 그에게 삶은 기쁨과 환희였다. 세계 일류기업에서 능력 있는 선후배들과 같이 일할 수 있는 행운까지 누렸다. “다 지고 가겠다“고 최후진술을 마무리한 것도 총수다운 면모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일 터이다. 그러나 낙관은 역설적이게도 쇠고랑에 채워졌고 석방은 됐지만 여론의 눈총은 따갑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법정에서 비슷하게 삶을 예찬했지만 구속됐다. 기업인들은 삶을 낙관하며 현실의 삶을 윤택하게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낙관이 쉽게 구현되지 않는다.

삶을 하나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을 온전히 비관으로 또는 낙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삶의 반은 풍성하게 하지만 나머지 반은 낙후하게 한다. 완전한 삶은 비관과 낙관을 균형적 시각으로 통찰해야 가능하다. 삶에 어느 정도로 비관과 낙관이 허용되어야 하는 가는 공부를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철학적 자세가 필요하다. 데카르트, 칸트, 헤겔 등은 비극 없이 영원한 이름을 남겼다. 삶을 그렇게나 비관했던 쇼펜하우어까지도 그렇다. “삶은 배움의 연속이다.” 헬렌 켈러의 말이다.


보들레르가 ‘모든 능력들의 여왕'이라고 말한 상상력이 학문 수련 과정에서 감퇴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저널리즘은 아카데미즘과 예술 사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옥죄는 논리의 틀이나 주장의 강박감도 벗어 던지고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있는 상상 공간이 바로 이곳입니다. 튜토리얼(Tutorial) 과정에서 제시어를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여러분만의 ‘상상 사전’이 점점 두터워질 겁니다. (이봉수)

* 제11회 ‘봉샘의 피투성이 백일장’에서 우수작으로 뽑힌 이 글을 쓴 이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1학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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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안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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