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란 것은 수많은 사람에게 입과 입을 거쳐 다듬어지고 다시 만들어져 수많은 군중의 목소리가 들어있습니다. 옛날 사대부 문화는 소설은 잡스럽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 시절을 잘 대변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생각보다 더 높은 수준의 모습을 묘사해놓기도 하구요.”권순긍 세명대 미디어문화학부 교수는 ‘고전을 통해 세상을 읽는다’를 주제로 저널리즘스쿨 특강을 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언론계에 진출하기 때문에 고전을 더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향
영화 <내부자들>은 권력층의 실체를 내부자가 고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민호 감독은 인물, 상황, 내용 등이 모두 허구라고 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개봉 전부터 여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이나 '고 장자연 사건'을 떠올렸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허구적 스토리텔링이 사실 뒤 진실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스토리는 조폭과 검사, 언론인이 중심이 되어 전개된다. 조폭 안상구는 선거를 계기로 <조국일보> 주필 이강희를 만나 정치·경제 권력층의 뒤를 봐주게 된다. 경찰 출신 우장훈은 족보 없는 지방 검사 출신으로
문화행사가 왜 가장 더운 여름 휴가철에 열릴까? 영화와 음악이, 고도가 높아 서울보다 시원한 제천의 한여름 밤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 아닐까? 소백산, 월악산, 치악산, 세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청풍호수가 펼쳐지는 제천으로 휴가를 오라는 유혹도 하고 싶었으리라.올해로 15회를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청풍호반을 중심으로 메가박스, 의림지무대, 옛 동명초등학교 운동장에서 8일 개막한다. 2005년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구호로 시작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더 콘서트> <원스> <서칭 포 슈가맨> <치코와 리타> 등
“어떤 내용이겠다 혹시 한번 유추해보실래요? 아버지와 아들인데 왜 바닷가에서 키스를 하고 있을까요? 이 이미지는 집에 돌아갔을때 문득 생각나실 수도 있을겁니다. 내용은 전혀 다른 거예요.” 사진 속 주인공은 부산에 사는 이균도씨와 그의 아버지 이진섭씨다. 균도씨는 ‘발달장애(자폐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균도씨는 갈 곳이 없어 아버지와 24시간 같이 시간을 보낸다. 이들 부자는 발달장애인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운동을 펼치고 있다.이들 부자를
지난 4월 15일(이하 한국시간) PGA 메이저대회 ‘2019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골프 황제’라 불리는 타이거 우즈가 우승했다. 같은 대회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11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소식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에서는 SBS골프 채널이 42시간 연속중계를 했다. 역대 최장 기록이다. 15일치 종합일간지 스포츠면 대부분도 ‘타이거 우즈 기사’로 채워졌다. 이전에도 골프 관련 기사는 한 건 이상 스포츠면을 채우고 있었다.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진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가수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에 나오는 노랫말이다. 2012년 발표한 이 노래는 여전히 봄을 대표하는 노래로 사랑받는다. 꽃샘추위가 길어지고 미세먼지 영향도 강해져 ‘봄이 왔나’하고 의문을 가졌지만, 이 노래가 음악 차트 순위를 역주행하는 걸 보면 역시 봄은 가까이 와 있었나 보다.봄은 새 학기가 시작되고 프로 축구나 야구 등 스포츠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찾아오기에 ‘고생 끝내고 행복한 날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봄이 왔다’고 표현하
고개 위 나무 천로(天老)를 뵈었고 / 시냇물은 돌에 부딪혀 시끄럽구나산이 깊어 범과 표범이 많으니 / 저물지 않아도 사립문 닫아야 하네단종이 유배생활을 달래기 위해 노산대에 올라 지었다는 시다. 사방이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섬과 다름없는 그곳에서 느꼈을 고립감은 창덕궁 돈화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시작됐으리라. 1주일을 걸려 도착했다던 영월. 행정구역으로는 영월군에 속하고 거리로는 제천에 가까운 영월군 주천면을 찾았다. 술이 샘솟는다 하여 붙여진 주천(酒泉)이라는 지명과 달리 이곳에서는 술 냄새 대신 고기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지
지난 2014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FC 바르셀로나와 비야레알 경기 중 관중들의 눈을 찌푸리게 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FC바르셀로나 소속이던 브라질 출신 ‘다니 아우베스’ 선수에게 비야레알 관중들이 바나나를 던진 것이다. 아우베스는 코너킥을 차려고 구석으로 가는 도중 바나나를 발견해 재치있게 까먹고 경기에 다시 임한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언론을 통해 ‘스페인은 인종차별 문제로는 후진국에 속한다’며 비판한다.FIFA(국제축구연맹)는 2014년부터 ‘SAY NO TO RACISM'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전 세계인이
미디어 생태계는 계속 변한다. 디지털 혁명으로 ‘콘텐츠 유통방식’이 변하자 ‘콘텐츠 소비방식’이 변했고, 이제는 콘텐츠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 모든 변화는 네트워크 진화에 기인한다. TV ‘시청자’는 모바일 ‘이용자’로 급속하게 넘어가고 있다. 2016년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시청자 1억5천만 명 중 82%가 모바일로 드라마를 봤다.재생시간 짧아지는 콘텐츠모바일을 통한 시청행태가 일반화하면서 콘텐츠 포맷도 바뀌었다. TV 콘텐츠처럼 재생시간이 긴 영상은 달라진 시청행태에 적합하지 않다. <72초TV
“어떤 사람들은 국가가 더 이상 세계 질서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도 민족간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죠. 배타성은 줄어들 것 같은데 줄어들지 않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스포츠에 민족이 올라타 있죠. 이런 걸 스포츠 민족주의라고 합니다.”동아대 생활체육학과에 재직했고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던 정희준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지난 10월 19일 세명대저널리즘스쿨 특강에서 “스포츠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역할을 했다”며 우리나라의 지나친 ‘스포츠 민족주의’를 비판했다. 자랑스러워 할 게 없던 19
“만백성과 더불어 죽음을 각오하지 마시옵소서.”“정녕 전하께서는 칸의 신하가 되시겠습니까?” 김훈의 소설을 각색한 2017년 개봉작 ‘남한산성’. 연기파 배우 이병헌은 이조판서 최명길로 분해 인조에게 희생을 줄이자며 청나라와 화친할 것을 아뢴다. 주화파(主和派)다. 연극배우 출신 김윤석이 분한 예조판서 김상헌은 유목 기마민족인 여진족의 왕(칸)에게 굴복할 수 없다며 인조에게 싸우자고 외친다. 척화파(斥和派)다.최명길이 항복문서를 쓰면 김상헌은 이를 찢고 식음을 전폐하며 울부짖는다. 적의 대군을
오늘도 힘든 일과를 마감했다. 저기 진열된 상품은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하루에도 몇 천 건 전화벨 소리가 나를 괴롭힌다. 아침 8시 출근해 저녁 6시 퇴근할 때까지 나는 전화받는 기계일 뿐이다. 인간인 나보다 잘 나가는 상품 덕분에 점심도 삼각김밥으로 때운다.나는 대학에 다니며 영어 점수와 봉사활동 점수 등에 청춘을 바쳤다. 친구들보다 어쩌면 운이 좋아 졸업 후 바로 첫 직장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꿈꾸던 회사생활과는 달랐지만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하루하루 보냈다. 하지만 회사에서 구조조정이 있었다. 해고자 명단에서 내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우리나라에 축구 붐이 일었다. 대회 기간 중 박지성, 이영표, 안정환 등 축구 스타가 탄생했고, 선수들은 유럽을 위시한 해외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방송도 해외 축구를 생중계하기 시작했다. MBC SPORTS의 전신이었던 MBC ESPN과 KBS N SPORTS를 비롯한 케이블TV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프로축구 경기를 나눠 중계했다.지금은 스포티비(SPOTV)가 독점 중계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스포티비가 스페인의 최대 축구 라이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님아 /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 비에 젖는구나""도라지꽃이 피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 금봉아 불러 보면 산울림만 외롭구나"충북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에서 백운면 평동리로 넘어가는 천등산(天登山)박달재. 해발 453m 높이 고갯마루에 올라서면 왼쪽으로 ‘박달과 금봉이의 전설’을 소개하는 동상이 있고 그 옆에는 ‘울고 넘는 박달재’ 노래비가 서 있다. 그러나 지금의 박달재는 인근에서 가장 높은 천등산이 아니라 시랑산 자락을 넘어가는 고갯마루다. ‘울고 넘는 박달재’가 종
“조선은 왜란, 호란을 겪으면서도 여태껏 살아남았어요. 그 이유가 뭔지 알아요? 그때마다 나라를 구하겠다고 목숨을 내놓죠. 누가? 민초들이. 그들은 스스로 의병이라고 부르죠.”지난달 30일 종영한 케이블 채널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나온 대사다. 영화나 드라마가 종종 가려진 역사에 빛을 비춘다. 최근 ‘안시성’이 고구려의 투쟁사를, 2015년 ‘암살’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대중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였다.‘미스터 선샤인’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구한말 의병의 역사에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때마침 일본이 제주 관함식에
“영미 워”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우리는 ‘영미’라는 이름 하나에 울고 웃었다. 쇼트트랙이나 스피드스케이팅 같은 인기 종목이 아닌 낯선 종목 ‘컬링’에서 은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끝난 자카르타-팔레방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는 손흥민이 출전한 축구 국가대표팀과 병역특혜 논란을 일으킨 야구 대표팀에 온통 시선이 쏠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9개 등 모두 177개 메달을 따 종합 3위를 했다. 모두 금메달과 인기종목에 관심을 보일 때 잘 알려지지 않은 종목에서 은메달을 땄다. 종목 이름도 낯선 카바디.무관심 속에서 아시
최경영 <뉴스타파> 팀장은 뉴스 조작에 관해 ‘내가 믿는 통계와 숫자는 스스로 조작한 통계다’라는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2부 강의를 시작했다. 뉴스를 조작할 때 흔히 짜깁기를 ‘체리피킹’이라 한다. 뉴스 조작은 너무나 쉽고 다양해서 기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너무나 쉬운 뉴스 조작체리피킹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관련 기사에서도 일어났다. 최 팀장에 따르면 <연합뉴스> 한 기자는 ‘8.2 부동산 대책 때문에 송파 집값 2억 떨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