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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또 다른 ‘바보상자’
[저널리즘특강] 최경영 <뉴스타파> 팀장
주제 ② 뉴스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Ⅱ
2018년 09월 03일 (월) 19:05:41 고륜형 김민주 황진우 기자 gugu9213@naver.com

최경영 <뉴스타파> 팀장은 뉴스 조작에 관해 ‘내가 믿는 통계와 숫자는 스스로 조작한 통계다’라는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2부 강의를 시작했다. 뉴스를 조작할 때 흔히 짜깁기를 ‘체리피킹’이라 한다. 뉴스 조작은 너무나 쉽고 다양해서 기자들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 뉴스 용어로 짜깁기를 ‘체리피킹’이라 한다. ⓒ Flickr

너무나 쉬운 뉴스 조작

체리피킹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관련 기사에서도 일어났다. 최 팀장에 따르면 <연합뉴스> 한 기자는 ‘8.2 부동산 대책 때문에 송파 집값 2억 떨어졌다’는 기사를 썼다. 최 팀장은 이 기사가 왜곡된 것이라 비판했다. 그가 <연합뉴스> 기자를 만나 8월 3일 매매계약서를 보고 기사를 썼냐고 물었더니, 그 기자는 “계약서를 보고 기사를 쓰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 고 반문했다. 제3자인 중개업소의 말만 듣고 쓴 것이다. 최 팀장은 “탐사보도의 첫 번째 원칙은 내부자의 증언을 듣거나 다큐먼트를 보는 것인데, 이를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어 “3일 매매계약서를 보고 썼다고 하더라도 이는 잘못된 기사”라고 말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때문에 하루만에 집값이 2억이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어떤 정부 정책이 발표된 뒤 그 영향이 미치기까지는 짧아도 석 달, 길게는 여섯 달의 시간이 걸린다고 본다. 자본주의 시장에서는 이것이 상식인데, 정부 정책 발표 하루 만에 집값이 2억이 떨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가 시장가격을 결정한다

최 팀장은 사회과학적 글쓰기와 함께 8.2부동산 대책 기사가 거짓인 두 번째 이유를 설명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떠한 결과를 내려면 원인이 한두 가지 정도에 그칠 수는 없다. 세계경제, 환율, 유동성 등 여러 요소가 동시에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외신 경제 기사는 하나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소 5개 원인을 분석한다. 따라서 “8.2 부동산 대책 하나만으로 집값 2억이 떨어졌다는 것은 짜깁기”라고 최 팀장은 말했다.

   
▲ 최 팀장은 ‘8.2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졌다’는 기사가 거짓이라 말했다. ⓒ Flickr

상식적으로 집을 팔기 위해서는 대략 두 달 전에 내놓아야 하는 우리나라 부동산 상황을 모르는 것도 문제다. 만약 위 <연합뉴스> 기사가 맞는 기사가 되려면, 집을 내놓은 당사자는 8월 2일 12시에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보고 안절부절못하며 오후 3시에 부동산에 내놓고, 바로 두 시간 뒤인 5시에 누군가가 이 집을 사야 한다. 그리고 부동산업자는 매도자에게 8월 3일까지 현금 2억을 준비해 오라고 말한 다음, 8월 3일 정부 정책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계약이 체결돼야 한다.

최 팀장은 “<연합> 기사는 시기적으로, 변동 요소 부족으로 인과관계가 뒤바뀐 잘못된 기사”라고 말했다. 즉 8.2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2억까지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사는 다른 언론사에 그대로 배포됐고, 대중은 8.2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떨어졌다고 믿게 됐다. 그는 “이런 왜곡 기사가 국내 정치와 경제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기자들의 공부 부족 실태를 꼬집었다.

많은 영향력 아래 생산되는 뉴스

“직업인으로서 기자와 인간으로서 기자, 시대적 틀에 갇힌 기자. 기자가 되려면 다양한 영향력에 대비를 해야 합니다.”

최 팀장은 언론 현장에서 부장이 기사 단가를 협의하고, 지상파 피디가 협찬에 신경 쓰며, 광고주 요구에 따라 기사를 누락시키고 받은 인센티브를 갖고 시사주간지 차장과 평기자가 싸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신문 기자는 포럼 티켓을 팔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완전히 구조화해 있다고 말했다.

   
▲ 최 팀장이 슈메이커와 리스의 동심원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 황진우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자 게이트키핑 이론가인 파멜라 슈메이커(Pamela Shoemaker)와 저널리즘학 교수인 스티븐 리스(Stephen D. Reese)는 ‘영향의 계층 구조(Hierarchy of Influences)’를 1996년에 발표했다. 동심원 구조로 나타나는 계층 구조 중 가장 작은 원인 일차적 영향 요인은 ‘기자 개인’ 차원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기자의 가치관, 경험, 취향을 예로 들 수 있다. 최 팀장은 개인이 기자가 되기 전 20~30년을 국한된 문화와 제도속에서 산다며 “사고의 유연함은 나이순이 아니고 앎의 순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층위는 ‘미디어 관행’ 차원이다. 언론사 데스크에 의해 뉴스 선택, 뉴스 배열, 뉴스의 크기 조정, 뉴스 프레이밍이 결정될 수 있다. KBS 기자였던 최 팀장은 방송기자의 일과를 예로 들었다. 보통 데스크들이 아침 8시 반에 회의를 해서 9시쯤 아이템이 정해진다. ‘8.2 부동산 대책 후 집값 폭락’이라는 제목에 ‘강력한 대책에 따르는 시장의 반응’을 취재하라는 지시가 오면 기자는 10시쯤 나간다. 저녁 <8시뉴스>면 아무리 늦어도 제작시간을 고려해 저녁 6시까지는 회사에 들어와야 한다. 1분 20초짜리 방송뉴스는 8~10문장에 인터뷰가 1~2개 포함된다. 인터뷰이는 강남 아주머니, 중개업자로 뻔하다. 8~10문장은 <연합뉴스>를 참고하면 된다. 이렇게 <8시뉴스> 기자는 “하루를 단위로 사는 사람”이라며 참 쉽게 보도된다고 최 팀장은 말했다.

기록을 안 남기려는 기록하는 자

세 번째 층위는 ‘미디어 조직’ 차원이다. 언론사가 지향하는 방향, 원칙, 철학에 의해 영향을 받고 언론 소유주의 영향도 받는다. 최 팀장은 “부장의 생각에 반박하면 무능한 직장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는 기사 내용이 자신의 양심과 완전히 벗어난다면 얼굴을 안 보이고 목소리만 방송기사에 내보낸다. 최 팀장은 “가능하면 기록을 안 남기려고 하는 건데 기록하려는 사람이 기록 안 하려는 이야기는 정말 ‘웃픈’ 이야기”라며 책임을 안 지려는 행태를 비판했다. 최 팀장은 한국 언론 생태계 구조상 마음에 안 드는 직장을 쉽게 나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메이저 언론사가 있는 1군과 지역언론사 등 2군, 3군으로 내려갈수록 기자나 피디로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거의 보장이 안 돼 있어 파업을 할지언정 쉽게 직장을 옮기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 미디어 콘텐츠는 여러 영향을 받으며 생산된다. ⓒ pixabay

언론사 외부 요인도 언론 콘텐츠에 영향을 준다. 정부, 기업, 광고주와 가장 크게 영향력을 주는 대중이 여기 속한다. 대중은 특정 신문을 규정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최 팀장은 ‘한경오 프레임’을 예로 들며 “돈이 없으나 순결해야 해, 가난해도 끝까지 정의를 지켜야 해, 그럼에도 공정하게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야 해”라고 대중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요인 속에서 조직 안에 있는 기자는 양심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이나 대중에 휘둘리면 기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맞다고 하는 것도 의심해야

슈메이커와 리스는 마지막으로 ‘이데올로기’ 차원을 지적했다. 이는 앞서 든 것들을 포괄하는 변수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천동설을 믿었던 시기, 흑인은 인권이 없다고 믿었던 시기, 여성이 참정권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모두가 믿었던 시기에는 그것이 보편적 이념이고 시대적 이념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언론인은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지 말고 무엇이든 의심하라고 강조했다. 회의적이 되어 진실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면 그것이 언론인의 기본이 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와 같이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 미디어 관행, 데스크의 선입견과 편견, 회사의 이익, 정부의 압력과 광고주의 이익, 대중의 압박과 시대적 이념에 갇혀서 나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 언론이라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어마어마한 영향을 받는 기자는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 TV가 그랬듯이 스마트폰도 ‘바보상자’가 됐습니다. <네이버>를 보는 것은 TV를 보는 것과 같아요.”

뉴스를 찾는 과정에서 <네이버>와 <구글>은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포털에 접속하면 <네이버>에는 오늘의 주요 뉴스가 정리되어 나오는 반면 <구글>에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 <네이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뉴스를 받아들일 뿐 원하는 정보를 찾아보지는 않는다. <구글>은 <네이버>와 달리 포털에 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에 능동적인 자세를 만들어준다. 원하는 정보는 직접 찾아야 한다. 이것이 ‘구글링’이란 동사 형태가 단어로 탄생한 이유다.

   
▲ ‘구글링’은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직접 찾는 행동이다. ⓒ pixabay

네이버 말고 “구글링”

최 팀장은 무조건 능동적으로 구글링을 해서 원문을 찾아 읽을 것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많은 언론인과 언론사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기사가 쏟아진다. 그중에 좋은 기사도 있지만 우리 눈에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연예부 기사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 경제 분야에서도 선정적인 단어를 사용해 클릭수 조회를 높이는 기사가 많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직접 구글링을 해서 찾아야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에 따르는 ‘팩 저널리즘’ 문제도 언급했다. ‘팩 저널리즘’은 취재 방법이나 시각 등이 독창성이 없고 획일적이어서 개성이 없는 것을 일컫는다. 그는 “대한민국 90% 기자가 어뷰징 식 기사를 쓴다”며 최대한 원문을 보는 습관을 들이라고 당부했다. 아이템에 관한 열정과 독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열정도 중요하지만 아이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것을 반박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팩트에 입각한 사실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자기 언어로 표현할 수 있어야

최 팀장은 “안다는 것은 자신의 언어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라 말했다. 대소설가 중에도 자기 문체를 만들기 위해 본인이 닮고 싶어하는 소설가의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필사한 이가 있다. 추상화가 피카소는 젊었을 때 사실을 정확히 묘사하는 데생을 많이 그렸다. 최 팀장은 “사실도 찾지 않고 젊어서 지식인 흉내만 내면 보통의90% 기자가 된다”며 현장에 가고 원문을 찾는 습관을 오랫동안 꾸준히 기를 것을 당부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8년 1학기 [저널리즘특강]은 한승동 김영미 오연호 강정수 이정환 최경영 박인규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편집 :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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