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고 섹시하되 헤퍼 보여선 안 되고, 유능하지만 남자에게 위협적이어선 안 된다."나는 20대 막바지의 평범한 여성이다. 지금까지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살아왔다. 대학 때 강의실에서 친구가 가져온 샘플 로션을 얻어 바를 정도였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나름대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예뻐지고 싶은 욕망 때문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였다. 내가 화장을 시작한 것은 대학원에 진학한 뒤부터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내 맨얼굴이 초라해 보였다. 무엇이든지 척척해내는 ‘커리어우먼’과 꾸미지 않은 수수한 모습은 어쩐지
지난달 11일 오후에 찾아간 부산시 기장군 대변항은 한산했다. 가을 하늘에 여유롭게 날아다니는 갈매기 몇 마리가 항구의 풍경을 더욱 한산하게 그려주고 있었다. 태풍이 상륙한다는 소식에 배들은 부둣가에 묶여 있었고 관광객도 뜸했다. 부둣가 건조대 위에는 갓 잡은 참가자미들이 일광욕을 하듯 가지런히 누워 가을의 잔광에 몸을 말리고 있었다. 그러나 항구 바로 옆 대로에는 수백 개 천막들이 줄지어 서있어 멸치배가 들어오는 제철 제시간에는 대변항이 얼마나 북적대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상인들은 그래도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을 맞기 위해
1970년대 이른바 ‘유신시대’에는 ‘막걸리 반공법'이라는 게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막걸리를 마시는 자리에서 대통령을 욕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어디론가 끌려갔다는 얘기였다. 때로는 생사람을 간첩으로 몰아 감옥살이를 시키기도 했다고 하니, 어디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끔찍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우리 옛말에 ’없는 데선 나랏님도 욕한다‘고 하는데, 대통령도 잘못한다 싶으면 비난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것도 가까운 사람끼리 흉금을 털어놓는 게 술자리인데 말이다.하지만 욕먹는 당사자 생각은 다른 모양
“여기서 그만할까요? 바쁘신 분들은 나가셔도 좋은데……”쉬는 시간 없이 3시간이나 연속 강의를 하던 강사가 중간에 마무리할 뜻으로 수강생들의 의중을 몇 차례 떠봤으나 자리를 뜨는 이는 거의 없었다. 14일 오후 7시 제천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제1기 제천시민기자학교 강의실 풍경이었다. 강연은 원래 9시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10시에 끝났고 수강생 수도 주최측이 애초 예상했던 20여명을 훌쩍 넘은 40여명이 등록해 바른 언론에 대한 제천시민들의 열망을 드러냈다. 세명대학교 이봉수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노동자의 편에 섰다기보다 연구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논리가 설득력과 정당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씨 등 ‘삼성백혈병’ 희생자들에 대해 최근 삼성 측이 유감을 표하고 대화에 나서는 등 오랫동안 산업재해 연관성을 부인했던 태도를 바꿨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약속’ 등 이 사건을 다룬 영화의 파장도 작용했지만 이에 앞서 줄기차게 진실규명을 요구해 온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환자와 가족, 인권운동가, 노무사 등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