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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혁신과 테크놀로지
[현장] 저널리즘의 진화와 혁신 ①
2017년 11월 23일 (목) 12:36:53 김미나 조은비 기자 wlswnalsk@hanmail.net

저널리즘은 미디어 생태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지난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열린 '구글 뉴스랩 혁신 포럼'과 '데이터 저널리즘 코리아 콘퍼런스'는 이 질문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었다. 독자들은 더 이상 전통매체의 복잡하고 긴 기사를 읽을 여력이 없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제 독자들은 문제에 대한 '답'을 저널리즘에 요구한다. 모바일 온리 시대, 앞으로 어떻게 독자 친화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을까. <단비뉴스>는 '저널리즘의 진화와 혁신'을 주제로 지난 콘퍼런스를 4편에 걸쳐 돌아본다. 이번 기획 시리즈는 <미디어오늘>과 공동연재 한다. (편집자)  

① 뉴스룸 혁신과 테크놀로지                                                                             

② 데이터 저널리즘의 도전과 한계                                                                      

③ 밀레니얼 세대와 미디어 스타트업                                                                       

④ 저널리즘의 다양성 모색   

지난 15일 구글코리아와 미디어오늘이 공동주최한 2017 ‘구글 뉴스랩 혁신 포럼’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열렸다. 기자와 미디어 관계자, 언론인 지망생 등 150여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은 탐사 저널리즘부터 미디어 테크놀로지, 밀레니얼 세대의 스토리텔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저널리즘 분야의 혁신 사례를 소개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는 “변화하는 시대에 저널리즘의 본질을 고민해보자는 의도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널리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폭발적인 인사이트를 많이 얻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저널리즘과 신기술 플랫폼의 결합

   
▲ 디지털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고 말하는 닉 뉴먼 연구원. ⓒ 미디어오늘

“디지털이 저널리즘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위기입니다. 이제 TV와 인쇄 매체를 넘어 스마트 기기 즉 신기술에 집중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변화가 저널리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언론사는 이런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조 발표는 ‘트렌드의 변화, 한국 언론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닉 뉴먼(Nic Newmann) 연구원이 맡았다. 로이터 디지털 리포트를 총괄하고 있는 닉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미디어 산업을 조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휴대폰에 있어서 선도국가입니다. 보급률이 굉장히 높죠. 대부분의 뉴스 소비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질 정도예요."

과거에는 언론사의 사이트를 통해 직접 뉴스를 소비했으나 현재는 모바일에서 SNS, 이메일, 앱 등 다양한 플랫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추세로 바뀌어가고 있다. 기술혁신이 독자 친화적인 뉴스 포맷을 제공하는 것이다. 닉 연구원은 “언론이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디지털 위기를 극복하고 수용자의 신뢰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방송이 살아남는 플랫폼 전략

“저는 플랫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팟캐스트는 지역 방송의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죠. tbs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면서도 공급에서는 여러가지 방식을 모두 취할 겁니다.” 

바야흐로 플랫폼 혁명 시대다. 곳곳에서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미디어 오늘 이 대표는 “라디오라는 낡은 플랫폼이 특히 교통방송이라는 마이너 브랜드의 청취율을 끌어올리고 라디오를 듣지 않던 청취자까지 다시 라디오로 불러 모으는 저력과 비결이 궁금했다”고 말하며 tbs 정찬영 사장을 소개했다. 정 사장은 1982년에 MBC 라디오 PD로 입사해 <배철수의 음악캠프>,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 간판급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 tbs 정찬영 사장은 “지난해 9월 tbs 어플리케이션을 재정비한 뒤 트래픽이 1233배 증가했다”고 밝히며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면 혁신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 미디어오늘

“1년 만에 <김어준의 뉴스공장> 누적 다운로드 수가 9억2794만2823건 이에요. 10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하루에 1회분에서만 2백만에서 3백만 건의 다운로드가 이뤄지고 있어요. 최근 라디오 청취율이 두 자릿수가 나오는데 사실 이 수치는 MBC, KBS, SBS만이 누릴 수 있는 청취율입니다. 저희처럼 마이너 방송사는 과거에 꿈꾸기조차 힘들었죠. 불과 일 년 전만 하더라도 3.3%였는데 지금은 13.6%입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이 1년 3개월 전에는 0.9%이었으나 지금은 10.8%까지 상승했어요”

지난 1년 동안 tbs의 변신은 놀라웠다. 팟캐스트 청취자가 대폭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정 사장은 “미디어 환경의 격변기 속에서 흐름을 잘 탔다”고 자평했다. 그는 “다른 매체가 하지 않는 여러 가지 실험을 라디오라는 올드 미디어가 했던 것이 성공한 이유“라고 밝혔다.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지 않으면 시청자들로부터 처절한 외면을 받는다는 것이 정 사장의 주장이다.

“콘텐츠 수용자의 수준을 언론은 높게 봐줘야 합니다. 수준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양산해 상호소통하는 방식으로 가야 올드 미디어가 발전할 수 있어요.”

기자도 기술을 이해해야만 하는 시대

   
▲ 저널리즘의 모든 영역에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아이린 매니저. ⓒ 미디어오늘

“더 이상 긴 글 기사나 사진이 없는 기사는 잘 읽지 않아요. 뉴스 매체가 예전만큼 소비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와 기술자들은 힘을 합쳐야 합니다. 기자가 이야기를 발굴하고 심층적으로 취재해도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기사의 영향력은 떨어지게 되죠. 이제 기자도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컴퓨터 비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아이린 제이 리우(Irene Jay Liu) 씨는 구글 뉴스랩의 매니저다. 그는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다양한 혁신을 언론사에 제안하고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린 매니저는 “기자와 기술자가 얼마나 다른 사고를 하는지 인정하고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술과 기자가 만나는 접점에서 혁신을 도모해야 양질의 저널리즘이 탄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저널리즘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머신러닝이 기자의 본업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격차를 줄 일 수 있어 기사의 질은 훨씬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의 아시아 그래픽팀 리더를 맡은 초유(Yue Qiu) 씨는 해외 뉴스룸의 인포그래픽 협업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과 더불어 뉴스룸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제가 쓴 기사가 어떤 방식으로 시각화될 수 있는지 뉴스룸과 협의를 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활용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심지어 사진 기자와도 의견을 나눕니다. 공유한 사진을 바탕으로 어떤 그래픽을 만들지 논의하죠.”

취재대행부터 광고 없는 뉴스까지

“디지털 퍼스트가 아니라 디지털이 센터가 되지 않는 한 언론사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광화문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사대문 밖에 있는 이야기를, 서울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 있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때 콘텐츠 측면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시도되고 있는 뉴미디어 실험에 관한 성과와 한계를 논하며 CBS 노컷뉴스 SNS팀 최철 팀장은 “매체들은 신문과 방송이 기자와 독자 사이에 있는 줄 안다”며 “그러나 디지털만이 독자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이 센터가 되지 않는 한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 <썰리>는 어렵고 불친절했던 기존 뉴스를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채팅 방식으로 구성해 뉴스를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 <썰리> 홈페이지

다양한 도전과 실험이 새로운 뉴스 소비 포맷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국민일보의 <취재대행소 왱>은 주문 생산형 뉴스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의뢰가 들어오면 그때부터 취재해서 뉴스를 생산한다. 국민일보 뉴미디어팀 이용상 팀장은 “뉴스가 개인의 사적인 내용을 공적인 영역으로 전이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행사 5일 전에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중앙일보의 <썰리- 썰로 푸는 이슈 정리>는 기존 신문의 줄글 형태를 탈피한 채팅 형태로 어려운 뉴스를 설명∙정리 해준다.

포맷 혁신과는 달리 기존 언론의 고질적인 문제인 광고를 없애고 새로운 수입원을 찾는 실험을 단행한 곳도 있다. 한국일보와 한경닷컴이다. 한경닷컴 온라인광고팀 경규민 과장은 “그동안 고객을 무시하고 광고만 쫓다 보니 고객이 이탈하고 광고 효율이 떨어져, 수익을 메꾸기 위해 억지로 광고를 넣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털어놓았다.

“광고를 줄이자 사이트에서 고객이 머무는 시간이 늘고 매체 호감과 신뢰도가 상승해 수익이 늘었어요. 지금까지 방문한 사람을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연히 잠시 들어온 체류자라고 생각했습니다. ‘고객을 고객답게’ 내가 잡아야 할 고객이라고 생각하니깐 매체에서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죠. 앞으로 좋은 콘텐츠 생산에 집중해 승부를 볼 계획입니다.”

젊은 언론인들의 다양한 도전과 실험

   
▲ 구글 뉴스랩 펠로우인 박상연 씨는 “<덕덕덕> 프로젝트는 스포츠 뉴스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 조은비

구글 뉴스랩 펠로우쉽 2기에 참여한 기획자 박상연 씨는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와 <덕덕덕>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쉽은 언론사와 언론인 지망생들을 연계해 새로운 뉴스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실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포츠와 저널리즘을 결합해 스포츠를 잘 모르는 초보들에게 쉽게 정보를 전달하고 즐겁게 소비할 수 있도록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개발했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쉽부터 시작해서 현재는 미디어 스타트업 <MEAN IT>의 대표가 된 형나윤 씨는 올해 22살이다. 그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쉽에서 만난 디자이너, 개발자와 함께 세계 유일의 저널리즘 경진대회인 서울 에디터스 랩 해커톤에 참여해 우승을 하기도 했다. 형 대표는 “기존 미디어들이 20대 입맛에 맞는 방법론에만 치우쳐 있다”고 꼬집으며 “뉴스가 나에게 의미가 생겨야 비로소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뉴스를 소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대표는 “뉴스룸 혁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룸 내부의 장벽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기자,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함께 콘텐츠를 고민하고 협업하는 시대가 됐다. 이들의 다양한 도전과 실험이 미디어 환경에 기술혁신을 일으킬 뿐 아니라 뉴스 가치와 소비 행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전문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것이야말로 혁신의 첫 발걸음이 아닐까?


편집 : 이민호 기자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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