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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폐쇄적 생활이 불통, 의존 낳아”
[제정임의 문답쇼, 힘] 이시형 박사
2017년 04월 07일 (금) 11:27:12 박수지 유선희 기자 wbdjffl514@naver.com

“폐쇄적 생활을 하다 보니 이야기를 골고루 듣는 훈련이 안 되어 있었고,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결과를 낳은 겁니다.”

우리나라의 ‘화병’을 처음으로 국제의학계에 보고한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84) 박사가 6일 SBSCNBC 방송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리 상태를 분석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구속) 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변기나 침대 매트리스 등에 결벽증적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지나친 폐쇄성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물론이고 청와대에 들어간 후에도 동생과 조카 등 가족조차 만나지 않는 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건 아주 잘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사람들의 말을 골고루 듣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보니 (대통령으로서)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고, 누군가 자기 말을 잘 들어주고 코드가 맞는 사람에게 완전히 빠져버리는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과 지나친 의존성에 대해 분석하는 이시형 박사.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싱글족 늘어나는 사회, 관계 확장 노력 필요

이 박사는 1인 가구가 500만 명을 넘는 요즘은 보통 사람들도 자칫 폐쇄적 생활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친구를 만나고 공동체에 들어가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친구, 동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때 사랑의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골고루 분비되지만 폐쇄적 생활을 하면 그런 기회가 사라져 정신건강에 해롭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대인들이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조절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이 결핍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세로토닌을 충분히 생산하려면 햇볕을 쬐고, 걷기 등 리드미컬한 운동을 하고, 친구나 가족 등과의 애정 어린 접촉(스킨십)을 자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박사는 “싱글족이 늘고 야행성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세로토닌 분비가 어려운 사회가 됐다”며 “햇빛, 운동, 스킨십을 놓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서러워서 자살하는 한국 노인들

우리나라에는 특히 우울증에 걸린 노인들이 많고, 노인들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에 이른다. 이 박사는 “지금 노인들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제일 불쌍한 세대”라며 “자신들은 부모에게 당연히 효도를 했지만 자녀들로부터는 효를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모르고’ 노후에 대한 경제적 준비를 못 했고, ‘고향 떠나와 먹고 사느라’ 친구나 인간관계도 메말랐기 때문에 자식들마저 외면할 때 서러워서 자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게 이 박사의 분석이다.

   
▲ 나이 들어 우울증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식들에게 효를 기대하지 말고 무엇이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하는 이시형 박사.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이 박사는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려면 크든 작든 일을 하며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노인에게는 일정 수준의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상과 단절된 조용한 환경보다 시장 부근 등 ‘시끄러운 곳’에서 사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도 노인들을 지나치게 어려워하고 대접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만드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젊은이들이여, ‘그래도’ 열심히 살자

   
▲ “출근 길 어깨가 무겁거든 아침해를 받고 선 삼각산을 바라보세요.” 이시형 박사 문인화첩 <여든 소년 山이 되다>에 수록된 그림과 글. 직장인들의 고단한 삶을 고요하고 힘 있게 응원한다. ⓒ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갈무리

요즘 문인화를 그리는 취미에 푹 빠져 있다고 밝힌 이 박사는 어릴 때 가장 못 했던 미술을 뒤늦게 시작한 계기를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정신과 상담을 했던 사람이 노숙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봤는데,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한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과연 의사로서, 상담가로서 내가 얼마나 공감하는지 양심이 찔렸다”며 “공감하기 위해 가장 못 하는 미술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사군자(매화·난초·국화·대나무)가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좌절했지만 자주 가는 산을 소박하게 그렸을 때 ‘잘 그린 그림은 아니나 (생각이 담긴) 좋은 그림’이라는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 박사는 막막한 장래에 대한 불안과 현실의 갖가지 아픔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그래도 부딪쳐 가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 환경부, 미디어부, TV뉴스부, 시사현안부 박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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