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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견제장치만 잘 작동했어도
[단비발언대] 황금빛 기자
2017년 01월 04일 (수) 17:01:04 황금빛 기자 hgb1987@nate.com
   
▲ 황금빛 기자

헌법에 명시된 ‘민주공화국’이 매일같이 불려 나오는 요즘이다. <헌법의 발견>에서 박홍순은 ‘공화국’을 사적 요소가 공적 영역인 정치를 좌우하지 않는 체제라고 정의한다. 핵심은 공과 사의 구분이다. 민주공화국은 공익을 추구하는 국민의 집합이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사인에게 공적 권력을 위임했다는 점에서 민주공화국의 핵심을 완전히 무너뜨린 헌정유린이라 할 만하다.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개헌이 답일까? 현재 지적되는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 문제는 ‘5년 단임제’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 제도를 바꾼다 한들 대통령과 주변 권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면 문제는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제도든 갈등과 혼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4년 중임제’는 짧은 대선 주기에 따른 여야 대결 심화, 재선을 위한 포퓰리즘적 국정운영 등의 단점을 가진다. ‘의원내각제’는 현재 한국 의회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점,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 사이 힘겨루기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문제는 ‘견제’다. 어떤 제도에서든 대통령이 권력의 자리에서 책임을 가진다는 점은 공통된 사실이다. 그래서 대통령 권력의 행사와 책임을 감시할 견제장치가 가장 중요하다. 즉 제왕적 대통령을 만든 것은 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다. 대통령 측근 비리를 사전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했던 민정수석은 대통령과 한 몸이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국회에서 여당은 대통령의 호위무사였고, 사법부와 검찰은 대통령의 힘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지 못하다. 재벌과 언론도 대통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평균적인 국민의 모습과 닮아 있는 국회를 만드는 일도 과제다. ⓒ pixabay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국회가 제 구실을 해야 한다. 국회는 감사와 청문회 등을 통해 행정부를 엄중하게 감시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는 일이 많은 만큼 청문회를 요식행위가 되지 않게 해야 한다. 대통령과 주변 권력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남용할 가능성이 있는 행정부의 법률안 제출권과 거부권 행사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법도 개정해야 한다. 사법부와 검찰, 언론 등에 행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국회가 견제하는 일도 중요하다.

국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결국 국민의 역할도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행정부 견제 역할을 톡톡히 할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국회의원부터 잘 뽑아야 최순실 사태와 같은 국정농단을 막을 견제장치가 될 수 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권력의 모습을 닮지 않은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20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139명이 교수나 법조인, 관료 출신이다. 4명 가운데 1명은 재산이 20억원을 넘는다. 평균적인 국민의 모습과 닮아 있는 국회를 만드는 일도 과제다.


편집 :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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