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5·18 이후 무너진 희생자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 소설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2014년 펴낸 소설이다. 작가는 5·18 이후 무너진 희생자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5·18 당시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중학생 동호, 박정희 유신 정권 때 노동 운동을 하다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광주에 그림자처럼 스며든 여성 방직 노동자, 시체를 닦기 위해 병원과 도청사를 오가는 고등학교 소녀 등 순박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소설은 숨죽인 광주 시민들에 대한 씻김굿이다.

5·18 당시 도청 상무관이 주무대다. 이곳에서 시신 관리를 돕는 중학교 3학년 소년 동호,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는 동호의 친구 정대, 동생 뒷바라지를 하다 그 봄 행방불명된 정대의 누나 정미의 이야기가 나온다. 5·18 때 붙잡혀 끔찍한 고문의 트라우마로 삶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며 고통과 무력감에 시달리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이어진다. 한강은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고,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소년이 온다> 에필로그에서 소설의 화자는 2009년 용산참사에서 1980년의 광주를 떠올리며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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