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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의 조언, 이노베이션 리포트
[미디어비평] ‘뉴욕타임스’가 벼랑 끝에서 보내온 편지
2014년 12월 26일 (금) 13:10:55 김재희 기자 allthatk@gmail.com

<뉴욕타임스> 뉴스룸 혁신팀이 작성한 ‘이노베이션 리포트’가 지난 5월 유출됐다. 96쪽 분량의 리포트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살아남을 혁신 전략을 담고 있다. 블로그 기반 매체인 허핑턴포스트가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하고 퓰리처상을 받으며 <뉴욕타임스>의 아성을 위협하는 현실은 분명 <뉴욕타임스>에겐 위기였다. 그동안 <뉴욕타임스>는 ‘그레이 레이디(Gray Lady)’란 별명이 말해주듯 사진 없이 빽빽하게 기사로 지면을 채울 정도로 자신의 매체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 왔다. 

그랬던 <뉴욕타임스>가 자신들의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리포트는 신문 외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에 맞추어 신문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넷 기반 매체의 영향력이 신문의 자리를 위협한 지 오래인데 신문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위기감 없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대안으로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 생산, 효과적인 콘텐츠 전달을 위한 고민의 필요성, 디지털 조직으로의 끊임없는 변화 등을 제시했다. 한국의 신문사들도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들이다.

뉴스는 결국 ‘독자’가 만든다

세월호 참사를 지켜보면서 사람들의 뉴스 콘텐츠 소비형태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신문사는 여전히 1면 구성에 관성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만, 독자는 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의제 설정한 여론을 따라가지 않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처럼 자신이 읽을 기사를 선택해 한 건, 한 건 접한다.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뉴스 생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사가 정확한 취재로 작성됐는지 평가까지 한다. 이제 뉴스들을 실어 나르는 주요한 도구는 신문도, 방송도 아닌 SNS다. 세월호 참사 때 초기 구조활동이 미흡한 현장을 생생히 전한 매체는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이 아닌 <뉴스타파>였다. 사람들은 <뉴스타파> 보도를 다시 트위터의 ‘리트윗’이나 페이스북의 ‘공유하기’ 기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했고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뉴스타파>가 참사 후 첫 번째로 공개한 리포트 ‘재난관리시스템 침몰…커지는 불신’은 4월 22일까지 91만 번 재생됐다고 보도했다. 리포트 공개 다음 날인 18일에는 <뉴스타파>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 세월호 참사 때 <뉴스타파>는 '주요 언론사'가 주목하지 않은 진실을 보도했다. ⓒ <뉴스타파> 뉴스 화면 갈무리

“수용자 확대라는 그 어느 때보다 달성하기 어려운 힘든 과제가 정확히 뉴스룸에 떨어졌다. 어지러운 인터넷 공간과 산만한 모바일 세계의 현실은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독자를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한 작업은 창의력과 편집진의 판단력을 요구하지만, 우리의 기사가 가진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노베이션 리포트’는 신문이 지면과 홈페이지로 사람이 오길 기다리는 “풀 미디어(Pull media)가 되어선 안 된다”고 제안한다. 콘텐츠가 독자를 찾아가는 ‘푸시 미디어’(Push Media)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인포그래픽, 동영상 등으로도 가공해 트위터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달해야 한다. 대중에게 전달된 콘텐츠가 잘 소비되려면, 콘텐츠 내용과 형태도 소비자인 독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탐사보도나 인터랙티브 기사, 독자 목소리를 수용하는 오피니언 면의 극대화가 바로 그 대안들이다,

대안은 수용자 중심의 신문

<뉴욕타임스>의 생존을 위한 혁신 리포트는 광고 수익 중심의 한국 미디어 시장에도 경각심을 던진다. 신문사의 수익을 움직이는 건 독자다. 새로운 수익모델이나 광고주를 찾는 일은 ‘어떻게 해야 더 많은 독자가 우리 기사를 읽을까?’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의 수가 늘어나면 신문의 광고주에 대한 영향력도 커진다. 독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구매하고 장기적으로 신문에 머무르게 해야, 신문사는 광고주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광고료를 결정할 수 있다. 비슷한 제목을 달고 쏟아져나오는 어뷰징 기사들은 독자들의 지속적인 ‘간택’을 보장하지 않는다. 어떤 콘텐츠가 독자에게 필요한지 찾아내고,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구현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각각 사설과 칼럼을 유료화 한 ‘NYT 오피니언’(NYT Opinion)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스노우폴’(Snow Fall)로 고민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 <뉴욕타임스>의 '이노베이션 리포트'. <뉴욕타임스>는 이 리포트에서 디지털 매체를 라이벌로 인정하고 이미 드러난 위험에 혁신 전략으로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노베이션 리포트’는 급변하는 디지털미디어 환경들이 ‘보이지 않는 위험’이 아닌 이미 ‘실체로 드러난 현실’이라고 경고한다. 신문 같은 전통적인 미디어의 위기는 이미 급격하게 떨어진 광고수익과 열독률이 증명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조차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에 불안을 느끼며 혁신을 부르짖는다. 작고 다급한 한국의 미디어들이 안일하게 대처할 시간은 지났다. 혁신만이 자신을 살게 한다. 세계 1등의 조언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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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 기자]
단비뉴스 편집부장, 미디어팀 김재희입니다.
뜨거운 체온으로, 무장한 눈빛으로 누구도 일러주지 않은 사실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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