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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부산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 장애인, 어린이,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
2014년 10월 08일 (수) 06:24:45 김봉기 기자 superche@naver.com

부산에는 1만8322명의 시청각 장애인들이 산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영화의 전당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기간을 맞아 감독, 배우, 제작 스태프, 평론가 등 영화인들과 전 세계에서 찾아든 영화 팬들로 북적일 때, <명량>이 전국적으로 1800만이라는 사상 최대의 관객 수를 기록 했을 때 이들은 어디 있었을까.

   
▲ 청각장애인 및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화 상영. ⓒ BIFF 티켓카탈로그

부산영화제는 19년의 역사를 거치며 이제 세계 신작영화 개봉 창구와 마켓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그것은 우리 영화시장, 곧 관객들의 힘이다. 인구 5천만의 시장에서 벌써 1천만을 넘긴 영화가 10편을 넘어섰다. 영화산업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영화에 소외된 이웃들이 있다. 평소에 영화를 관람하기 어려운 장애인들, 어린이, 노인들이 그들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우선 장애인을 위해서는 2009년에 처음 영화화면해설을 도입한 후 2011년부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COMC)와 부산장애인총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4년째 ‘청각 장애인 및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영화 상영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미디어센터에서 하루 3회씩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서비스와 한국영화 자막서비스’가 준비돼 있다. 수화 안내가 필요한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는 북부산수화통역센터의 수화통역사들이 매일 1명씩 미디어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다.

기자가 미디어센터를 찾았을 때 상영을 준비하던 <내 주머니 속의 돌들>을 비롯 오전 중에 상영한 모든 영화가 매진을 기록해 평소 장애인들이 얼마나 영화에 목말라 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주파수를 맞춰 이어폰을 통해서 화면해설을 들을 수 있는 에프엠(FM)수신기와 어플을 이용해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스마트기기는 조작이 서툴러 간혹 자막해설을 듣지 못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대부분 장애인 관객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 화면해설을 들려주는 스마트 기기는 올해 처음 도입되었다. ⓒ 김봉기

여전히 부족한 장애인 프로그램

부산 지역의 장애인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는 한 달에 1~2회에 불과하다.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사)한국농아인협회가 영화진흥위원회, 씨제이(CJ) 씨지브이(CGV), CJ 이엔엠(E&M)의 지원을 받아 ‘장애인 영화관람 데이’를 한 달에 한 번 연다. 사는 지역과 멀거나 당일에 개인적 사정이 있어 영화를 놓치면 다시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청각 장애인 고시현(34·부산시 수영구)씨와 이윤진(31) 수화통역사는 “배리어 프리 자막 덕분에 좋아하는 영화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장애인들의 위한 관람기회가 더 늘어나고 무엇보다 행사에 대한 홍보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강한 희망을 피력했다.

   
▲ 이윤진(좌) 수화통역사와 고시현(우)씨가 영화에 대해 수화로 대화를 하고 있다. ⓒ 김봉기

‘배리어 프리 자막’이란 영어 ‘배리어(barrier : 장벽, 문턱)’에서 따온 말로 장애인의 영화 관람을 막는 제약에서 자유로운 자막을 말한다. 기존 자막들이 대사를 우리말로 적었다면 ‘배리어 프리 자막’은 영상에서 나오는 효과음이나 음악까지 설명한다. 시청자미디어센터의 가칭 ‘배리어프리 자막해설 제작단’의 손채연(56·부산 해운대구)씨는 “지난 8월28일부터 31일까지 열렸던 부산 장애인미디어축제에서도 자막제작에 참여했다”며 “서울에는 ‘배리어 프리 자막’을 만드는 동호회가 많지만 부산에서는 우리가 처음인만큼 앞으로 활성화해서 장애인들이 영화를 즐길 기회가 더 늘어 났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배리어 프리 자막 해설제작단은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들과 별도로 10월 9일까지 미디어센터에서 장애인을 위한 영화 상영프로그램 진행을 돕고 있다.

이 밖에도 부산국제영화제는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서 시네 키즈 섹션을 도입했다. 영화제 기간에 애니메이션 5편을 3회씩 상영하는데 이중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되는 3편(<에밀은 사고뭉치>, <아빠 곰 밤세와 도둑들>, <바다의 노래>)은 자막을 읽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장년층을 위해서 동서대학교 소향시어터와 메가박스 부산극장에서 상영을 하는 영화를 할인해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만 60세 이상은 현장 BIFF 매표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50%가 할인되며 단체관람도 가능하다. 


[김봉기 기자]
단비뉴스 전략부장, 미디어팀 김봉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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