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TV] 장애등급제가 송국현씨를 죽였다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든 날이지만 이날 장애인들의 얼굴에는 절망이 가득했습니다. 장애등급 미달로 지원을 받지 못한 한 장애인이 화상 치료 중 끝내 숨졌기 때문입니다. 이영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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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캡사이신 가까이 가까이”

지난 20일 서울 경부고속터미널 앞. 경찰과 장애인 단체가 충돌했습니다.

몸싸움 끝에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기 시작하자 장애인은 물로 맞섭니다. 

몸싸움이 거세지면서 급기야 경찰이 장애인의 얼굴을 겨냥해 최루액을 살포합니다.

장애인의 날 시위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시위대“장애인도 사람이다. 차별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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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격앙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흘전 중증장애인 53살 송국현 씨가 화재로 숨졌기 때문입니다. 

◆ STANDING ◆

화재당시 송씨는 혼자였습니다.

언어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오른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했지만 그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결국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온 몸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습니다.

◆ INT ◆

 [이웃주민]

“당연히 보호자 분 계신 줄 알고 있었고, 혼자서 살기에는 좀 아닌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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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씨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나흘만인 지난 17일 결국 숨졌습니다. 

평소 그의 꿈은 장애등급제가 없는 나라에서 사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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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씨는 국민연금공단에 활동 지원을 요청했으나 번번히 거부당했습니다.

현행 장애등급제도는 1,2급 장애인에게만 도우미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3급으로 지정된 송 씨는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장애인 단체들은 이처럼 장애등급제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도를 폐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날 집회 참가자들도 장애등급제 철폐를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 INT ◆ 

[이장원(22)/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등급에 따라서 정말 획일적인 차등지원을 받고 있는 거잖아요. 그것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왔습니다.”

◆ VCR ◆

장애등급제가 사실상 송국현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입니다. 

장애등급제 때문에 활동보조서비스 받지 못하고 그 절실했던 활동보조서비스 받지 못하고 그 불길에서 그렇게 죽어 가야했던 송국현 동지의 그 억울한 죽음

송국현 씨의 죽음 이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등급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 INT ◆ 

[남병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

 "서비스 필요도와 장애등급제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장애등급이나 이런 임의의 행정기준이 아니라 이사람이 무슨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직접 보자는 거죠."

◆ INT ◆

[김미희/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장애인들도) 장애가 없는 사람들처럼 똑같이 행동하기 위해서 무엇이 어렵고 무엇이 필요한가를 중심으로 해서 그분들에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그러한 법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 VCR ◆

고 송국현 씨가 꿈꿨던 세상은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꿈은 장애등급의  한 등급 차이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단비뉴스 이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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