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니] ‘라디오 스타’, 호불호 엇갈렸던 레이디 제인의 독무대
최근 종편에서 솔직하고 대담한 토크쇼들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사실 그 기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스타>가 아닐까 싶다. <라디오 스타>의 토크 내용은 방송심의 규정의 경계를 넘나들 만큼 아슬아슬하다. 실제로 지난 7월 24일 방송분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를 받는 등 그동안 여러 차례 제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라디오 스타>를 소비하는 방식을 정확히 알고 있다. 연예인들의 진실 혹은 치부를 한 꺼풀 벗겨낼 때 마다 한껏 웃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김구라가 공동 진행자로 복귀한 이후 <라디오 스타>의 본래 색깔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는 자신의 불량한(?) 생각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고, 출연자의 약점도 스스럼없이 들춰낸다. 어지간한 입담과 넉살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레이디 제인, 가십거리를 역이용하다

이날 레이디 제인은 여성으로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직설적인 토크를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벌였다. MC들이 그녀가 쌈디의 헤어진 여자 친구라는 점을 이용, 공세를 취하려하자 그 속셈을 간파라도 한 듯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의 연애사를 스스로 공개해 버렸다. 오히려 쌈디의 성대모사를 곁들여 연애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전해주는 뒤끝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5년 동안 연애하다 그만둔 직후인데도 어색한 기류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지금도 쌈디와 친구로 지낸다는 레이디 제인의 활달한 모습은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어버린, 일종의 반전이었다. 이런 부분이 <라디오 스타> 특유의 강점이고, 시청자를 사로잡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입담 과시하고도 곤욕 치른 이유는?

프로그램 뿐 아니라 그녀 자신도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레이디 제인한테 서인영은 까마득한 선배 아닌가? 나이가 같아도 예의는 지켜야지”, “상대 연예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여자”, “인지도는 상승시켰으나 이미지는 떨어진 듯” 등 레이디 제인의 태도를 지적하는 댓글이 많았다. ‘레이디 제인’이란 이름은 이틀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렸고, 그녀는 마침내 트윗을 통해 사과의 말까지 남겨야 했다. 이 모든 논란의 원인은 레이디 제인의 예상치 못한 활약 때문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게 열심히 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 이 기사가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 주세요.(로그인 불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