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현장]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

올해로 2회를 맞은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지난 27일 충북 제천시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과 부설 저널리즘연구소는 대학 언론의 바람직한 지향점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전국 대학 언론에 보도된 기사 중 ‘대학’, ‘청년’, ‘지역’, ‘환경’을 다룬 글과 영상을 공모했다.

올해에는 응모작 수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규모로 늘었다. 35개 대학 43개 매체에서 모두 85건의 작품이 접수돼 지난해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총 4편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한국외국어대 <외대교지>의 ‘한국외대, 반쪽짜리 글로벌대학교’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수상에는 이화여대 <이대학보>의 ‘“서울 살지만 서울시민 아니다” 전입신고 못하는 청년들’이 선정됐다. 장려상에는 중앙대 <중앙문화>의 ‘돈 아니고 대학입니다만’과 서울대 <서울대저널>의 ‘다시, 인권헌장’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총 400만 원의 상금도 부여됐다. 수상자들이 나중에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을 지원하면 가산점도 받게 된다.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과 저널리즘연구소가 개최한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지난 27일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조벼리 기자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과 저널리즘연구소가 개최한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이 지난 27일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조벼리 기자

대학과 청년 현실 조명한 기사에 높은 평가

권동현 세명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글이 주는 감동과 위력, 울림을 잘 아는 분들이 오셔서 참 반갑고 부럽다”며 수상자들을 맞이했다. 권 총장은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의 역사는 언론의 질적 수준과 윤리적 기준을 높임으로써 한국 사회의 희망을 키우는 시간이었다고 자부한다”며 “수상자 여러분도 오늘을 계기로 우리 교수님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가시면서 많은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열린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외대교지 취재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동현 세명대 총장, 박승호 외대교지 기자, 남병진 외대교지 기자,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  조벼리 기자
지난 27일 열린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외대교지 취재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동현 세명대 총장, 박승호 외대교지 기자, 남병진 외대교지 기자,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  조벼리 기자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은 심사보고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외대교지의 기사에 대해 “대학이 저출생과 재정난 등의 돌파구로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고 있지만 교육과 생활 지원에는 소홀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우수상을 받은 이대학보의 기사에 대해서는 “서울에서 주거난을 겪으면서 복지 혜택에서도 소외되는 지역 출신 청년들의 고충과 관련 제도의 허점을 세밀하게 조명했다”고 평가했다.

제 원장은 장려상을 수상한 서울대저널의 다큐멘터리에 대해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 인권 침해가 빈발하는 대학의 현주소를 다양한 데이터와 인터뷰 등을 통해 조명했다”고 평가했고, 공동 수상한 중앙문화의 기사에 대해서는 “대학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바람직한 등록금 결정 구조와 방향이 무엇인지 촘촘한 자료 조사와 폭넓은 인터뷰를 통해 탐구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제정임, 박정용, 심석태,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와 이성원 한국일보 엑셀런스랩 기자가 함께 맡았다.

“힘들게 취재하고 책임 있게 보도하겠다”

외대교지의 남병진(23·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기자는 수상소감을 통해 “이 자리가 기자라는 장래 희망을 반대했던 부모님께도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아 (주최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승호(20·한국외국어대 경제학 전공) 기자는 “‘내 이야기에 관심 가져준 것만으로도 재기할 용기를 얻었다’는 어느 취재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의 힘이 되기 위해 열심히 취재보도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2023 세명 대학언론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대학보 취재팀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대학보 김아름빛 기자, 백가은 기자. 조벼리 기자
‘2023 세명 대학언론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대학보 취재팀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대학보 김아름빛 기자, 백가은 기자. 조벼리 기자

이대학보의 김아름빛(20·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기자는 “이번 취재를 통해 자신이 직접 느끼고 경험한 것에서 시작해야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백가은(21·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기자는 “매주 다른 주제의 취재와 기사 작성을 병행하면서 150곳이 넘는 곳에 연락해 많은 취재원을 만났다”며 “앞으로도 힘들게 취재하고 책임감 있게 기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3 세명 대학언론상’에서 장려상을 공동 수상한 서울대저널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박시연 PD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조벼리 기자
‘2023 세명 대학언론상’에서 장려상을 공동 수상한 서울대저널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박시연 PD가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조벼리 기자

서울대저널의 박시연(23·서울대 불어불문학과) PD는 “대학의 권력관계를 성찰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내가 속한 공동체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서원(21·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PD는 “서울대에서 인권 헌장 제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의 이면에 있는 차별과 혐오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고 제작기를 소개했다. 뒤이어, 이날 비대면으로 참석한 중앙문화의 김민지(21·중앙대 철학과) 기자는 “최초의 문제의식을 진전시키기 위해, 전임교수 463명 전원과 총장에게 취재 요청을 했다”며 끈질긴 취재 과정을 소개했다.

귀납적 접근으로 취재하되, 사실과 주장 구분해야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개별 수상작의 미흡한 점을 짚고 있다. 조벼리 기자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에서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가 개별 수상작의 미흡한 점을 짚고 있다. 조벼리 기자

이어진 심사위원단의 평가와 제언에서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젠더, 인종, 출신 국가 등 범주적으로 접근하면 새로운 앵글을 찾을 수 있다. 당사자를 사례로만 인용하지 말고, 그들의 일상적 경험을 보여주면 더 풍부하고 생생한 기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교수는 “적극적인 의제 설정을 한 기획에서도 귀납적으로 접근하여 실증적이고 구체적인 근거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언론 윤리적 관점에서 수상작을 평가했다. 심 교수는 “사실과 주장을 구분하는 법을 익혀 기사를 객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년 기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출처 표기 문제를 짚었다. 심 교수는 “인용할 때는 어디서 무엇을 가져왔는지 명확하게 출처를 밝혀야 하고, 익명 인용이나 모자이크 영상 등에서는 왜 그렇게 했는지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용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영상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다큐멘터리는 저널리즘을 아주 깊고 넓게 담을 수 있는 훌륭한 그릇이지만, 내용물을 잘 채워야 진정한 가치를 발하게 된다”며 “중요한 의제를 다루는 영상일수록 더 신중하게 ‘영상 언어’에 담긴 사실과 논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심석태 교수, 박정용 교수, 제정임 원장, 외대교지 박승호 기자, 남병진 기자, 세명대 권동현 총장, 안수찬 교수. 아랫줄 왼쪽부터 이대학보 백가은 기자, 김아름빛 기자, 서울대저널 박시연 PD, 정서원 PD, 단상 뒤쪽 화면에는 비대면으로 참석한 중앙문화 김민지 기자. 조벼리 기자
지난 27일 세명대학교 학술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3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심석태 교수, 박정용 교수, 제정임 원장, 외대교지 박승호 기자, 남병진 기자, 세명대 권동현 총장, 안수찬 교수. 아랫줄 왼쪽부터 이대학보 백가은 기자, 김아름빛 기자, 서울대저널 박시연 PD, 정서원 PD, 단상 뒤쪽 화면에는 비대면으로 참석한 중앙문화 김민지 기자. 조벼리 기자

시상식 참석자들은 뒤이어 저널리즘대학원장실로 자리를 옮겨 차담회를 가졌다. 제정임 원장은 “상과 상금을 건네고 끝나는 여느 시상식과 달리 세명 대학언론상 시상식에선 심사위원과 수상자들이 좋은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과 조언을 나눈다”고 말했다. 준비된 다과를 나누며 긴장이 누그러진 수상자들은 대학 언론 활동에 대한 고민부터 진로 계획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제로 질문했고, 교수진들은 이에 일일이 조언했다.

이런 조언을 항상 받을 수 있는 곳이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다. 정의롭고 실력 있는 언론인을 키우는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이 2024년 봄학기 신입생과 편입생을 모집한다. 오는 1월 5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모집 인원과 지원 자격 등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눌러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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