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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곡학아세’하는 언론
[사회교양특강]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
주제 ② 부동산 문제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2019년 09월 04일 (수) 19:42:44 박지영 박동주 기자 bing831@naver.com

참여정부 시절부터 시민운동을 시작한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는 당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정부와 언론의 갈등을 ‘전쟁’이라 표현했다.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세금폭탄’이라 규정하고, 부동산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세금폭탄론’ ‘공급확대론’ 등과 같은 일정한 프레임을 가지고 부동산 문제를 보도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두 번째 강의 시간에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의 왜곡된 프레임을 분석하고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 이태경 대표는 부동산 문제를 보도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부동산의 속성과 시장의 특징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 박동주

“견강부회나 곡학아세 전형이 아닐까, 정말 이런 생각이 절실하게 듭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건 아주 돈이 많은 슈퍼리치나 작전세력이 하겠지만, (가격이) 본격적으로 대세상승 하려면 실수요자들이 따라 붙어줘야 합니다. 주식시장이랑 비슷하죠. 그런데 미디어들이 (왜곡된 프레임으로) 보도를 해대면 무주택자를 비롯한 일반 시민은 굉장히 초조하고 불안한 거죠. ‘어 그럼 빚내서 집 사야 되겠네’ 하고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미디어가 갖고 있는 어떤 힘이랄까요. 나쁘게 말하면 ‘위험성’이라고 할까요. 절감합니다.”

‘수요·공급’만 외치는 언론, “무지의 소산”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 자체의 속성과 불완전경쟁시장이라는 점에서 ‘투기’가 필연적으로 발생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부동산 시장에 투기는 없다’, ‘정부 개입이 부동산 시장을 왜곡한다’, ‘놔두면 시장이 알아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정부 개입을 비판한다. 또한 ‘수요가 부족해서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며 주택 공급으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주장들은 “부동산은 완전경쟁시장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구 증감, 거시경제지표, 토지주택 수급, 정부 정책 등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다양한데도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오로지 ‘주택 공급과 수요’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 정부가 제시하는 부동산 정책 수단 중에는 주택 공급 정책 말고도 세제, 개발이익 환수, 청약 등의 수요 정책과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취약계층의 주거를 지원하는 주거 복지 정책 등 다양하다. 이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는 단기간에 안 나타날 수 있으며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태경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이) “‘투기적 가수요’라는 게 어디 있나. 다 수요지.” 이런 말을 해요.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어딨습니까? 정말 집이 모자라면 집을 지어야 되겠죠. 참여정부 때나 지금이나 서울에 집이 모자란 게 아니에요. 다주택자 비중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어요. 서울에 자가보유율은 계속 제자리입니다. 올라가질 않아요. 그 얘기는 집 있는 사람이 (투기 목적으로) 또 산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가격이 올라가죠. 지으면 뭘 합니까? 또 사겠죠. 그런 걸 (언론이) 구분을 전혀 안 해요. 오직 하는 얘기가 ‘가격이 올라? 그럼 공급을 늘려야지’ 이런 얘기밖에 안 해요. 다른 얘기는 일체 안 합니다.”

토지정의시민연대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사설과 칼럼을 조사한 결과, 종합부동산세 논쟁이 한창 치열했던 2006년 1월부터 11월까지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을 비판한 사설과 칼럼은 각각 84건과 61건이었다. 주요 비판 논거는 ‘세금폭탄론’이었으며 ‘공급확대론’과 ‘규제완화론’ 순으로 부동산 문제를 보도했다.

   
▲ 이태경 대표의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있는 학생들. ⓒ 박동주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의 부동산 보도 프레임은 ‘보유세를 올리면 세금 폭탄’이라는 세금폭탄론, ‘보유세를 올리면 임차인들에게 다 전가된다’는 세금전가론, ‘강남과 강북 시민들 편 가른다’는 ‘편 가리기론’, ‘부동산 시장 얼어붙으면 경기가 침체된다’는 경기침체론 등으로 요약된다. 이 대표는 미디어의 왜곡된 보도 프레임은 결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비판했다.

“소위 전문가들이 이런 프레임을 만들어내면 미디어가 부지런히 퍼 나릅니다. 이런 기사가 계속 나오면 시장참여자들은 정부 정책 자체를 불신하게 돼요. ‘올라가, 올라가’ 하면 올라가요 결국.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거죠.”

‘광고·협찬’이나 이해충돌로 제대로 보도 안 해

이태경 대표는 언론사들이 부동산 문제를 왜곡된 시각과 프레임으로 전달하는 보도 행태의 원인을 광고나 협찬 등의 매출이라 진단했다. 또한 언론사와 기자들 스스로가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할 수 없는 ‘이해관계자’로 서울 강남 같은 투기 과열 지역에 부동산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언론사도 기업이니까 매출이 중요하겠죠. 언론사 광고 중에 부동산 분양과 관련한 광고가 굉장히 많습니다. 사주의 성향도 중요하죠. 우리나라 주요 세력이 갖고 있는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입니다. <조선일보> 방씨 일가는 부동산이 어마어마하게 많거든요. 사주 일가의 물적 토대라고 하는 게 하나 있는 거 같구요. 또 지금 더 심해진 것은 기자 구성이 바뀐 거 같아요. 급격히 ‘강남화’한 거죠. 메이저 언론사에는 명문대 나온 사람이 많잖아요. 명문대는 강남 출신이 많고요. 그렇다 보니 자기들의 계급적인 이해관계도 맞는 거 같아요.”

   
▲ 지난해 7월 9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주최한 ‘부동산 보도, 기사인가 광고인가’ 포럼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태경 대표(맨 왼쪽). 그는 이날 ‘세금폭탄론으로 부동산시장을 교란한 조중동’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 민주언론시민연합

부동산, 공부하고 기사 써야

이 대표는 “대부분 언론은 부동산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기 위해서는 기자 개인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는 여러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므로 사안을 복합적이고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공부하는 것이 필수다. 그는 이어 부동산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도한다는 명분으로 ‘기계적 중립’으로 보도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에 얼마나 다양한 얼굴이 있는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부 정책은 얼마나 많은지, 언론은 잘 몰라요. 그리고 부동산전문기자만 하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그러니까 전문성 담보가 안 되는 거 같아요. 아주 쉬운 방법으로 다른 언론 보도를 조금만 바꿔서 보도하는 거죠. ‘기계적 중립’ 지킨다고 양 쪽 의견 똑같이 담아 보도합니다. 명확하게 상황을 진단하고 원인과 해법을 짚어주는 언론이 없어요. 그냥 여기저기서 받아쓰기 바쁜 것 같습니다. 안전하긴 한데 좀 비겁한 거죠. 시민들은 혼란스럽죠. 그런데 결국 그걸 돌파하려면, 기자 개인이 각성하고 결단하고, 확고한 자기 철학이나 이론체계를 세워서 보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이면 언론이 나서서 시정하는 게 맞는 거 잖아요. 근데 이렇게 하려면 기자 본인이 잘 알아야 되는 거죠.”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특강은 [인문교양특강I] [저널리즘특강] [인문교양특강II] [사회교양특강]으로 구성되고 매 학기 번갈아 가며 개설됩니다. 저널리즘스쿨이 인문사회학적 소양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그것이 언론인이 갖춰야 할 비판의식, 역사의식, 윤리의식의 토대가 되고, 인문사회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1학기 [사회교양특강]은 장해랑 하상윤 김준일 김태동 조홍섭 이태경 성일권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제출한 강연기사 쓰기 과제는 강연을 함께 듣는 지도교수의 데스크를 거쳐 <단비뉴스>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편집 : 오수진 기자

[박지영 기자]
단비뉴스 환경부장 박지영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진실만을 쫓는 우직한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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